본문 바로가기

옛글들/명랑TV

‘사랑해’, 디지털 시대 꿈꾸는 아날로그 사랑 UCC 시대의 사랑, ‘사랑해’ 번호 몇 개만 누르면 손쉽게 누구에게나 연결될 수 있는 세상, 그래서 당신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가. 혹 당신은 그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 두려운 것은 아닌가. 그 쉬운 연결에서 ‘사랑’보다는 ‘사건’을 떠올리지는 않는가. 디지털 시대, 사랑은 아날로그를 꿈꾼다. 허영만 원작의 100% 사전제작드라마 ‘사랑해’가 꿈꾸는 세상이다. 그 곳에는 사건을 사랑으로 만드는 남녀가 있다. 사랑을 미친 짓이라 말하는 남자, 석철수(안재욱)와 사랑은 신이 준 가장 큰 선물이라 말하는 여자, 나영희(서지혜)가 그들이다. 그들의 만남은 UCC 시대의 ‘사건’으로 시작한다. 지하철 치한으로 몰려 누군가에 의해 찍힌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면서 곤경에 처한 석철수. 자신을 곤경에 빠뜨린 그.. 더보기
‘1박2일’과 ‘전국노래자랑’, 그 특별한 만남 ‘1박2일’과 ‘전국노래자랑’의 만남, 까메오 이상인 이유 28년 된 ‘전국노래자랑’과 이제 1년이 채 안된 ‘1박2일’. 두 프로그램을 비교한다는 것은 마치 최고령 MC로서 지금도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해와,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는 있지만 방송인의 내공으로 봐서는 한참 뒤에 서 있는 ‘1박2일’ 출연진들을 비교하는 것만큼 우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경남 거창에서 벌어진 이 두 프로그램의 만남은 그 멀어만 보이는 거리를 단번에 좁혀버린 자리였다. 그 거리는 가장 최첨단의 길을 걷고 있는 프로그램과 가장 오래된 길을 걸어온 프로그램 사이의 거리이며, 각각의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세대 간의 거리이기도 하다. 그 거리를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프로그램의 취지와 특성이 잘 맞아떨어졌기.. 더보기
왜 드라마 속 싱글맘들은 연애중일까 싱글맘, 아줌마 멜로드라마를 위한 차용?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의 박정금(배종옥)은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다. 드라마 제목에서부터 박정금이란 이름을 쓰는 것처럼 이 드라마는 그녀의 처지, 즉 싱글맘이라는 상황이 드라마가 전하려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혼자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을 하면서(그것도 강력계 형사로서) 겪게 되는 아픔이나 고통 같은 것들은 그 존재를 부각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가 된다. 게다가 박정금의 상황은 그저 싱글맘 하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아이마저 잃어버렸고 딴 집 살림을 차린 아버지로 인해 버림받은 어머니와 반쪽짜리 가정을 꾸리고 있다. 이 정도면 그녀는 남자라는 존재가 지긋지긋 해지지 않았을까. 그러니 드라마는 이런 세상.. 더보기
‘이산’이 끌리는 ‘대장금’의 유혹 ‘이산’의 갈등, 익숙함의 반복 혹은 새로운 도전 정조의 삶과 정치세계를 조명하겠다던 ‘이산’의 야심 찬 계획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나서는 노론 벽파 세력들로 인해 뭐 하나 제대로 개혁을 진행하지 못하는 이산의 처지처럼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이산’이 노비개혁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선보이는 순간, 반발하는 장태우(이재용)와 노론 세력들처럼 곤두박질치는 시청률이 ‘이산’을 힘겹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산’은 점점 ‘대장금’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 같다. 거기에는 늘 대장금(이영애)이 지켜드리고픈 한 상궁(양미경)마마 같은 중전 효의왕후(박은혜)가 있고, 그녀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 성송연(한지민)은 어떻게든 그녀를 도우려고 발을 동동 구른다. 왕은 늘 그렇듯 중립적이면서 판관의 역할을 .. 더보기
이 시대, 정치사극은 왜 어려운가 ‘왕이 되기까지’와 ‘왕이 된 후’ ‘주몽’이 처음 고구려 사극의 포문을 연다고 발표됐을 때, 우리가 기대했던 건 막연하지만 민족의 시조이자 역사적 영웅인 주몽이 갈라져있는 민족들을 규합하고 한나라를 밀어내는 통치의 드라마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주몽’의 모습은 이와는 달랐다. 거기에는 평범한 철부지 주몽이 있었고, 왕이 되기까지 가야할 길은 멀었다. 그러니까 드라마의 방향성도 정해진 셈이었다. ‘주몽’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던 한 사내가 사실은 신탁을 받은 인물이었고, 그로 인해 최정점인 왕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되었다. 왕이 된 이후는?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나라를 통치하는 문제는 ‘주몽’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이 기대에 대한 배반은 ‘주몽’이 성공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