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블로거의 시선 썸네일형 리스트형 '의형제', 송강호의 쓸쓸함에 대하여 낮 시간에 영화관에 가는 마음은 조금은 쓸쓸합니다. 사실 영화를 본다는 행위 자체가 누군가와의 소통과 공감을 간절히 원한다는 의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관에 들어가 두 시간 정도라도 누군가와 함께 웃고 울고 한다는 그 일체된 행위의 즐거움. 앞으로 어쩌면 영화관은 그런 곳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두서없이 이런 얘길 하는 건, '의형제'라는 영화를 보면서 문득 송강호가 참 쓸쓸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물론 그 영화 속에서의 송강호가 그런 것이지만, 사실 배우 송강호도 그런 면이 있죠. 뭐 송강호가 그렇게 멋지게 폼을 잡는 걸 저는 영화 속에서 본 일이 별로 없습니다. '넘버3'의 그 정서가 다른 영화 속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왔죠. 그는 조금은 빈 듯 툭툭 대사를 던지고, 엉뚱하게도 진지한 순간.. 더보기 '내 사랑 내 곁에', 진정성이란 이런 것 시사회가 아닌 개봉 첫 날, 첫 회에서 영화를 보는 맛은 남다릅니다. 요즘처럼 주말이 아닌 주중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많아지다보니 그 첫 회는 대부분 아줌마들과 함께 보게 됩니다. '내 사랑 내 곁에'도 그랬죠. 극장 안에는 이미 준비된(?) 아줌마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가득 메운 극장 안에 두 서넛 대는 남자들 중 한 명이 저라는 사실이 쑥쓰러울 정도였습니다. 과연 명불허전일까. 김명민의 연기는 빙의에 가까운 경지를 보여줄까. 얼마나 절절한 눈물의 드라마들이 펼쳐질까. 불빛이 꺼지기 전까지 갖은 기대감들이 솟아 올랐지만, 또 한 편으로는 직업적인 어떤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영화가 지나치게 신파로 흘러, 눈물을 짜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 더보기 '무릎팍 도사' 작가가 말하는 좋은 토크쇼란? 프로그램 제작자들, 즉 PD나 작가를 만나보면 그들이 만드는 프로그램과 너무도 닮아있는 그들의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무릎팍 도사'의 최대웅 작가도 그랬습니다. 남자다운 굵은 선의 얼굴에 거침없는 시원시원한 언변은 저 무릎팍 도사가 바로 눈앞에 서 있는 듯 했죠. 그래서였을까요? 인터뷰는 마치 무릎팍 도사를 옮겨온 듯, 활기차고 힘이 넘쳤습니다. 인터뷰는 이런 저런 통상적인 토크쇼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었습니다. '무릎팍 도사'가 강호동을 전면에 내세워 구사하려 했던 낮은 화법에 대한 이야기나, 강호동을 받쳐주는 건방진 도사 유세윤과 꿰다 논 보릿자루 올밴의 캐릭터가 하는 보조 그 이상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토크쇼에서 공간 구성이 갖는 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릎팍 도사' 이외에도 타 토크.. 더보기 '혼',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다 요즘 주목해서 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혼'입니다. 사실상 공포물이란 것이 TV라는 매체에서 그다지 시청률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장르죠. 특히 요즘처럼 여성 시청층의 입김이 세진 경우라면, 그저 보기만 해도 끔찍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공포물로 채널을 고정시킨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혼'을 처음 접하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처음 시작은 전형적인 귀신영화의 틀을 따라가죠. 거꾸로 자신을 바라보는 혼령과, 거울 속의 혼령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데 이와는 병렬적으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가 끼어듭니다. 처음에는 혼령이 무서웠지만, 차츰 사이코패스가 더 무서워지는 것은 이 이야기의 의도 그대로입니다. 폭력이 넘치는 세상, 그리고 그 폭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법, 심지어 폭력을 감싸는 법은 공포의 대상.. 더보기 '업', 날으는 집이 마음을 흔든 이유 어린 시절, '날으는 교실'이라는 책을 보고 마음을 온통 빼앗겼던 적이 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그 책은 에리히 케스트너의 작품이었는데, 1930년대초 히틀러 집권시기에 작가가 독일국민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전해주기 위해 쓴 것이라고 하는군요. 책 내용 속에 실제로 날아가는 교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는 동급생들의 좌충우돌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을 뿐이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이 책에서 날아가는 교실을 자꾸만 떠올렸더랬습니다. 저렇게 재미있게 지내는 학교생활이라니! 그게 초등학교 시절부터 과외를 전전했던 저로서는 마치 진짜 신나게 날아가는 교실처럼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업'을 보면서 저는 이 어린 시절의 상상을 다시 떠올리게 됐습니다. 집에 풍선을 ..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