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블로거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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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힘, 고현정에게 달렸다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7. 15. 10:11
'선덕여왕'이라는 사극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누구일까요. 제목이 '선덕여왕'이니 덕만(이요원)이 그 주인공일까요. 그녀와 짝패를 이룰 천명(박예진)이 그 주인공일까요. 아니면 이 모든 싸움의 결과를 가져갈 김유신(엄태웅)과 김춘추가 그 인물일까요. 저는 이 모두가 아쉽게도 그 주인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덕여왕'의 힘은 다른 곳에서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 인물은 바로 미실(고현정)입니다. 이것은 미실이 이 사극에서 해오는 역할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미실이라는 존재가 없다면 선덕여왕이라는 존재도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신하들을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여 강력한 권력을 소유하고 전횡하는 미실은 이 사극의 전제조건입니다.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덕만을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보낸 것도 미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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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예능인으로서 모든 걸 갖췄다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7. 11. 13:16
김태원이 예능으로도 부활에 성공한 건 우연이 아닙니다. 그는 사실상 현 예능이 요구하는 거의 모든 조건들을 다 갖춘 예능인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과한 평가라 여겨진다면 찬찬히 하나씩 그가 가진 면모들을 들춰보는 것으로 다른 설명은 불필요할 것입니다. 먼저 예능에서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독특한 말투 때문입니다.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합니다"라는 어투에 "~응"하고 꼬리를 올리는 특유의 말투는 그의 토크가 가진 내용을 차치하고라도 주변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죠. 물론 말투는 늘 내용과 상관관계를 갖습니다. 이런 말투가 말하는 것은 그가 살아온 굴곡진 인생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며, 이제는 그것을 여유있게 관조하며 유머로 풀어낼 수 있는 그 시간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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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웃음의 '차우', 클리쉐를 잡아먹다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7. 9. 11:09
'차우'는 마치 이 영화가 중심에 세워놓은 멧돼지처럼 어디로 이야기가 튈지 모르는 영화입니다. 그저 할리우드식의 괴수영화를 우리식으로 번안한 그저 그런 장르영화로 생각했다가는 계속 뒤통수를 쳐대는 이 멧돼지같은 이야기에 혼이 쏙 빠져버릴 지도 모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골격은 물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르영화에 기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죠스'를 보면 갑자기 이 식인상어가 사람을 잡아먹는 장면들이 공포영화처럼 등장하고, 상어를 잡기 위해 이른바 헌터들이 모여들고, 이로써 서로 잡고 잡아먹히는 '동물의 왕국'을 보여주다가 결국 의외의 방법으로 의외의 인물이 상어를 잡아내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죠. '차우'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로 보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장르를 다루면서 그 장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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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함의 매화'가 '선덕여왕'에 중요한 이유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7. 8. 10:03
'선덕여왕'의 '사다함의 매화'에 대한 갑작스런 관심집중은 조금 뜬금없기까지 합니다. 그것은 그저 하나의 책력(달력)에 불과하죠. 물론 이것은 현재 시점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말이 달라집니다. 천문을 보는 것, 그리고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농사에 기반을 둔 국가로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권력의 바탕이 되는 것이죠. '사다함의 매화'가 이처럼 베일을 벗고 '선덕여왕'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로 자리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입니다. 이 즈음에서 다시 '선덕여왕'을 되돌려 생각해보면 이 사극이 어떤 일관성 있는 전개를 해왔다고 보여집니다. 그것은 이 사극이 바로 천문, 즉 하늘의 뜻을 읽는 자들의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덕만과 천명의 탄생과정에서 줄곧 등장했던 별자리 이야기가 그렇고, 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