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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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풀어보는 2006년 문화계① 영화계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12. 31. 11:33
스크린쿼터, ‘흡혈형사 나도열’ 그리고 ‘괴물’ 올초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사건은 뭐니뭐니해도 스크린쿼터 축소. 그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 미국산 수퍼 히어로들이 극장가를 공격했다. 그 장본인은 ‘미션 임파서블3’, ‘다빈치 코드’, ‘엑스맨3’, ‘수퍼맨 리턴즈’다. 그 틈바구니에 우리네 왜소한 히어로, ‘흡혈형사 나도열’이 끼어 있었다. 이 상징적인 장면은 저 박민규의 소설, ‘지구영웅전설’에서 수퍼히어로들 사이에서 ‘시다바리’ 역이라도 하며 히어로를 꿈꾸는 우리네 주인공을 보는 것 같아 마음 아팠다. 그것은 또한 스크린쿼터 축소에 즈음하여 저 덩치 큰 헐리우드 영화 틈바구니에서 가냘프게 서 있는 우리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열 받아야 변신하는 나도열처럼 ‘흡혈형사 나도열’은 열 받아야 비로소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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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 아쉬움도 많은 '황진이'옛글들/명랑TV 2006. 12. 29. 09:45
역사 속에서 찾아낸 현대적인 여성상, 황진이라는 시의적절한 소재, 칼 없이도 빛나는 카리스마, 가장 한국적인 풍경 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영상미,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잔뜩 잡아끌었던 치열한 대결구도와 멜로라인. ‘황진이’, 종방에 즈음해 떠오르는 문구들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과했던 탓일까. 아쉬움 또한 많이 남는 것이 사실. 마지막 주 방영된 2회분에 이르러 무언가 허전함이 남는 건 왜일까. 사랑의 길vs인간의 길 - 멜로vs성장 24부작.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황진이’의 애초 기획의도를 보면 최종적인 목표로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사랑할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싸웠고, 고통받았으며, 잠시 사랑을 얻어 지리한 장마 끝에 보이는 푸른 하늘을 보듯 삶의 희열을 맛보았을 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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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망가질수록 아름다운 이유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12. 27. 08:53
최근 연기력을 두고 논란이 되는 연예인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비판은 배역과 연기가 따로 노는 데서 비롯한다. 관객 혹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도무지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비판받는 연예인들을 우리는 굳이 연기자라 부르기가 꺼려진다. 진정한 연기자라면 자신을 과감히 훌훌 털어 버리고 배역에 자신을 완전히 몰입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연기자들이 배역 때문에 수없이 망가지면서도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아름답고 박수 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올 한 해도 망가진 만큼 아름다웠던 많은 연기자들이 있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끼, 류덕환 ‘웰컴 투 동막골’에서 동구 역으로 그 가능성을 보여준 류덕환은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역시 동구 역으로 확고한 연기자로서 자리매김했다. 이 나이(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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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가수들, 어디 갔나옛글들/명랑TV 2006. 12. 26. 19:11
지난 크리스마스 밤, KBS에서 특집으로 방영된 ‘효리의 아주 특별한 선물’은 침체된 가요계를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될 법하다. 그것은 침체된 가요 프로그램의 어떤 대안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런 표현이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된다면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적어도 그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은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처음 출연한 가수는 발라드의 황태자, 신승훈과 발라드의 왕자, 성시경. 성대모사에서부터 서로의 창법 흉내내기까지 그들은 서로의 가창력을 뽐내며 노래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억지웃음이나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는 보이지 않았다. 오직 가수로서의 진지함이 그 자리를 즐거움으로 채워주었다. 이어지는 개그콘서트, ‘뮤지컬’코너 팀들은 웃음과 뮤지컬이 얽혀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