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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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관객 시대에 고함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8. 17. 12:33
내 청춘에게 고함흔히 ‘마이너리티’라고 하면 숫적으로 적은 집단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마이너리티는 양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건 영화계만 봐도 극명히 드러난다. 실제로 영화계 전체를 거의 지배하다시피 하는 ‘메이저’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개봉 21일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전국을 강타한다고 해도 그건 단 한 편의 영화일 뿐이다. 빛의 이면, 즉 그림자 속에는 원하든 원치 않든 마이너리티가 되어버린 수많은 영화들이 있다.인생에 메이저와 마이너가 있다면 ‘청춘’은 어디에 속할까. 사회적 규범과 이해관계 속에 잘 적응되어 그 주류사회에 편입한 노회가 메이저라면, 청춘은 단연 모든 것이 미숙하고, 그래서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는 마이너가 될 것이다. 게다가 메이저 사회는 이들 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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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의 매너리즘과 주몽 벽에 막힌 연개소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8. 6. 12:29
적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드라마 최대 이슈는 아무래도 사극열풍의 주역인 ‘주몽’과 ‘연개소문’이 될 것이다. 그 중 ‘주몽’의 인기는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저 월드컵 시즌에도 식지 않는 열기를 과시했고 월드컵이 끝나자 마의 시청률 40%를 넘겼다. 심지어 휴가철을 맞은 지금에도 여전히 35% 전후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도 휴가철도 누르지 못한 ‘주몽’의 독주로 인해 타 방송사의 월화드라마는 아예 시작도 하기 전에 전의를 상실하고 있다. ‘주몽’의 강력한 견제자로 등장했던 ‘연개소문’ 역시 역부족이었다. 간신히 20%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하던 것이 휴가철을 맞아 17%대로 떨어지는 수난을 겪고 있다. 이렇게 되자 고개를 드는 것이 주몽의 매너리즘이다. 고산국 소금산 모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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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이 시대의 영웅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8. 6. 12:23
주몽의 인물론영웅이라는 말은 시대와 나라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다. 영웅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 신에 도전하는 인물로서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삼국지나 각종 전쟁에서 보여지듯 전쟁지도자나 정복자의 의미를 갖기도 했다. 또한 영웅이 포괄하는 범위는 넓어서 때로는 순교자, 과학자 혹은 예술가가 영웅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존재하는 것은 당대에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영웅이라는 ‘현실을 뛰어넘는 이상적 존재’에 투영하는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제 영웅이라는 말은 월드컵에 나간 축구선수일 수도 있고, 기술적 발견을 해낸 과학자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심지어 연예인이 되기도 하며, 작게는 가족을 지키는 부모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영웅은 이제 저 멀리에서부터 우리 옆으로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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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7. 29. 12:21
괴물이 재난영화처럼 보이는 이유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그 영화가 베일을 벗었다. 괴물의 모습이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 고질라 만큼 거대하지도 않고, 에일리언처럼 작지도 않은 그저 아담한 크기의 괴물은 무엇이든 삼켜버릴 수 있는 거대한 입과, 손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꼬리 그리고 뒤뚱뒤뚱 걸어갈 때나 사용될 법한 다리가 위협적일 뿐이다. 심지어 축축하게 젖은 눈과 조그마한 공간에 벽을 보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이것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얘기다.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그 모습은 관객들을 공포와 경악으로 몰고 가는 영락없는 괴물의 모습으로 돌변한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 속에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영화가 끝나고 나면 괴물의 정체에 대해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