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집', 모든 게 낯선 김희원이 힐링이라 느낄 때

 

처음 김희원이 tvN 예능 <바퀴 달린 집>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저 성동일과의 친한 케미 정도를 기대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보면 김희원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의 신의 한 수였다 여겨진다. 보기에는 아무 길바닥에서나 눕기만 해도 잘 것 같고, 대충 아무 거나 온기만 있으면 먹을 것 같지만, 의외로 모든 게 낯선 차도남의 모습을 그가 보여주고 있어서다.

 

"나 솔직히 태어나서 텐트에서 한 번도 안 자 봤어." 김희원이 그런 이야기를 하자 성동일이 다정하게 묻는다. 텐트 치고 밖에서 자자고. 오히려 공효진이 "되게 아늑하고 좋다"고 말하자 솔깃한 김희원이 그러자고 하고, 하룻밤을 텐트에서 지내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여기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만일 김희원이 아니라 캠핑에 익숙한 사람이었다면, 텐트에서의 하룻밤이 주는 묘미가 이만큼 실감나게 다가오기가 어렵다. 하지만 "가문에서 처음일 지도 모른다"며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어나 "여름에는 모기장만 해놓고 양쪽 열고 자면 시원하겠어"라고 말하는 김희원의 이야기에서는 진심이 묻어난다.

 

일어나 아침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전날 전통시장에서 사온 떡을 떠올리고는 혹여나 쉬지나 않았을까 걱정하는 게스트로 온 공효진에게 김희원이 한 마디를 툭 던진다. "내가 장이 약해서 조금만 쉬어도 바로 알거든?" 쇠도 씹어먹을 것 같은 김희원이 그렇게 말하자 공효진의 웃음이 터진다.

 

이런 김희원이 머체왓숲의 편백나무 숲길을 걸어가는 느낌 또한 달리 느껴진다. 입구에서부터 환호성을 터트리는 김희원은 숲길을 걸으며 <전설의 고향>에서 들었을 법한 제주 휘바람새소리에 귀를 정화시키는 그 산책의 느낌이 이 뜻밖의 차도남에 아웃도어 초보자에게는 어떻게 느껴졌을 리 궁금해진다.

 

담양으로 떠난 세 번째 여정에서 처음에는 낯설었던 바퀴 달린 집을 끌고 하는 운전이 이제 김희원은 익숙해져 보인다. 성동일도 다시 시험을 봐 트레일러 면허를 땄지만 그걸 알려주면 자신이 운전할 것 같아 숨기고 있을 때 김희원이 먼저 "면허 따도 운전은 무조건 내가 한다"고 말한다. 형 생각해서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김희원이 말하는 이유가 엉뚱하다. "제가 운전하는 게 더 편해요. 제 안전을 위해서." 험하게 막 살 것 같은 그가 안전을 이야기하니 또 웃음이 터진다.

 

텐트 하나 치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평상 하나 치는 데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김희원은 형 성동일의 이야기를 투덜대며 잘도 따른다. 땀에 선크림이 흘러내려 눈도 못 뜨겠다며 더운 날씨에 수박 타령만 계속하는 김희원이 가까이 있는 시장에 가서 국수를 사먹으며 드디어 "힐링"을 느낀다는 대목도 그렇다. 이렇게 굳이 멋진 대나무숲까지 와서 캠핑을 하면서 사먹을 때 더 힐링을 느낀다니.

 

그런데 또 이런 인물이 막상 캠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해먹으며 감동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큰 실감으로 다가온다. 도시에서 TV를 통해 그 멋진 공간을 대리체험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김희원 같은 초보자의 실감이 더 리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어색함이 주는 웃음과 더해 똑같은 경험도 더 실감나게 해주는 인물. <바퀴 달린 집>에 김희원이 있어 재미가 두 배인 이유다.(사진:tvN)

'유퀴즈' 유재석, '개콘' 폐지에 "여러분 잘못이 아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옆에는 <개그콘서트> 특집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tvN 예능 프로그램이 KBS 프로그램을 주제로 삼는다는 건 어딘지 이색적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충분히 공감되는 이유가 있었다.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폐지됐다는 소식이 주는 안타까움만큼 이 프로그램과 동고동락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키웠던 개그맨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거기 담겼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개그맨'을 강조했다. 유재석이 등장해 1991년도에 데뷔했다며 한 말은 "29년 차 개그맨 유재석"이었다. 조세호는 "개그맨 20년 차 조세호"라고 했고, 이용진 역시 "공개코미디 16년 차 개그맨 이용진"이라고 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 날 출연했던 출연자들인 이진호, 김민경, 손민수, 임라라, 이재율, 전수희 모두 자신을 개그맨, 코미디언으로 소개했다.

 

이렇게 된 데는 이날 출연한 개그맨들이 이구동성으로 혹여나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였을 게다. 그만큼 지상파에서 끝까지 버텨내다 결국 종영을 선언한 <개그콘서트>는 개그맨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서 원로 개그맨인 임하룡은 "선배로서 미안한 감정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집이 무너졌단 생각이 들지만 새로운 집을 지을 터전이 생긴 거니까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해야죠." 이제 공채개그맨도 뽑지 않는 상황에 개그맨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유재석의 우려 섞인 질문에 임하룡은 의미심장한 답변을 내놨다.

 

"코미디가 없어지는 건 아니고 각 분야로 녹아 들어갔다. 우리가 개그맨이지만 원래는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원래 뜻은 희극배우 아냐. 웃기는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그러니까 없어졌다 생각지 말고 각 분야에 가서 또 그냥 일을 하고 언제 또 콩트 코미디가 부활할 수도 있잖아." 그는 과거 <유머일번지>나 <쇼 비디오자키>가 큰 인기를 끌다 사라진 후 <개그콘서트>가 생겼듯이 또 다른 스타일의 코미디가 등장할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걸 이 날 출연자들과의 토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개그우먼 김민경은 한때 같이 했던 신봉선 같은 친구가 잘 될 때 너무나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과정을 거쳐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운동뚱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누군가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는 것.

 

신인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 들어왔지만 종영을 맞게 된 이재율과 전수희는 그간 개그맨이 되기 위해 갖가지 알바를 하는 등 고생을 했지만 그럼에도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다고 털어놨다. 프로그램 종영이라는 아쉬움이 그 무엇보다 클 상황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밝은 얼굴이었다. 유재석은 이 신인개그맨들은 물론이고 그간 함께 고생해온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그리고 제작진들에게 "수고했고 감사했다"며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도 했다.

 

지금도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용진과 이진호 역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제 공개 코미디가 모두 사라진 마당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코미디 빅리그>가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있을까가 걱정이라는 거였다. 하지만 프로그램 말미에 나온 손민수, 임라라 커플 크리에이터는 임하룡이 말했던 것처럼 코미디가 여러 분야로 들어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본래 공개코미디 방송에서 개그맨 활동을 했지만 쉽지 않은 현실에 부딪쳐 공황장애까지 겪었던 손민수는 임라라를 만나 '사랑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유튜버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했다. 그것 역시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챙겨주는 커플의 모습은 힘겨워도 다독이며 버텨낸 것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유퀴즈 온 더 블럭>이 마련한 <개그콘서트> 특집은 그 프로그램만이 아닌 개그맨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웃음을 주려 노력하는 이들을 위한 헌사였다. 이제 개그맨이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그들에게, 코미디는 그래도 영원하다는 걸 이 프로그램은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들을 통해 보여줬다.(사진:tvN)

'골목식당, 경기도 안 좋은데 코로나까지.. 생존 내몰린 식당들

 

경기도 바닥인데 코로나19까지 겹친 식당들의 현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포항 꿈틀로 골목은 안타까운 요식업계의 현실을 보여줬다.

 

사실 지난 2월 찾아갔던 곳이지만 코로나19가 갑작스레 확산되면서 촬영이 중단됐던 곳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애초 포항을 찾았던 건 그 곳의 지역경제가 전체적으로 침체되었기 때문이었다. 포항제철이 있어 IMF 때도 큰 타격이 없었던 곳이지만 2017년 발생한 지진 이후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그러니 상권이 살아날 리가 없었다.

 

특히 포항의 구도심은 새로운 신도시들이 들어서면서 월세는 낮아졌지만 유동인구 자체가 없는 곳이 되었다. 싼 월세 때문에 덜컥 초심자들이 가게를 내기도 하는 곳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곤경을 겪게 되는 곳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 곳 첫 방송에 소개된 두 식당은 경력 초보자라는 티가 역력했다. 해초칼국수집은 그 지역 밤업소에서 20년차 가수를 했던 분이 낸 가게로, 나이트, 숙박업소 그리고 특산품 가게를 거쳐 음식 장사를 하게 됐다고 했다. 물론 늘 웃으며 활달해 보이는 성격인지라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 경력만으로도 사장님이 겪어온 어려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손님들 요청으로 메뉴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주력이어야 할 해초칼국수는 생각보다 매력이 없었다. 해초가 그대로 들어간 걸 기대했던 백종원은 해초를 갈아 넣은 시제품으로 나온 국수를 냉동 해물을 넣어 끓여낸 해초칼국수가 별로일 수밖에 없었다. 또 사장님이 개발했다는 황태비빔국수 역시 너무 딱딱한 황태와 그다지 특색이 없는 비빔장으로 맛이 없다는 백종원의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조리실 관리를 잘 해서 위생 상태가 좋은 것이나, 찾는 손님들마다 소통하려 애쓰며 살갑게 대하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었다. 다만 요식업 자체를 처음 해보다 보니 아무런 지식 자체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두 번째 찾아간 수제냉동돈가스집은 사정이 더 딱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처음 젊은 친구들이 찾는 퓨전주점을 동생들이 냈지만 한 달만에 접었다는 것. 사장님은 자신이 자리를 잘못 구해줬다는 죄책감으로 그 자리에 브런치 카페를 열었고 그것조차 어려워지자 수제냉동돈가스집을 열었다고 했다.

 

본래 학습지 선생님이었다는 사장님이 음식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 다만 아버지 퇴직금으로 낸 가게인데다 아버지가 갑상선암 투병까지 했던 터라 가게를 접을 수 없다고 했다. 돈가스 레시피는 <강식당>과 <골목식당> 포방터 돈가스집 편을 보고 따라했다고 했지만 그게 그리 쉬울 리가 없었다. 백종원은 사장님이 만든 소스는 괜찮았지만 고기는 냉동된 걸 쓰다 보니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많이 팔리지 않아 열흘 치 돈가스 50개를 만들어 냉동실에 넣고 꺼내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다. 매출이 하루 많이 팔릴 때는 10만 원, 적게 팔릴 때는 5만 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월세가 40만 원인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월세가 그렇게 싸도 그 정도 매출로는 적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죄송함과 동생들에 대한 괜한 미안함 같은 것들이 겹쳐진 맏딸로서의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백종원은 사장님이 내준 청귤청에이드가 맛있다며 그쪽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사장님은 이전에 그걸 2년 가까이 준비하고 해왔기 때문에 냉장고 가득 과일청들이 준비되어 있는 거라며 지금은 돈가스 같은 점심장사를 해보고 싶다 했다. 지식이나 경험은 없지만 한 번 하면 제대로 성실하게 해왔다는 게 그 잘 정돈된 과일청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절박한 집들이었으니 3개월이나 지체된 미뤄진 솔루션 재개에 그만큼 갈증이 클 수밖에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직격탄까지 맞았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이번 편은 그래서 그잖아도 경기가 어려운 판에 코로나까지 겹쳐 생존에 내몰린 요식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과연 이 가게들은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어떤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시청자들도 더욱 기대하게 된 이유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사장님의 얼굴이 조금은 웃을 수 있기를.(사진:SBS)

'모범형사', 모범이어야 할 형사들이 진실을 외면하면

 

제목은 <모범형사>지만 아직까지 모범적인 형사가 누구일지 알 수가 없다. 대신 JTBC 월화드라마 <모범형사>는 오히려 모범이어야 할 형사들이 진실을 외면하거나 무언가를 은폐하려 했을 때 그것이 누명을 쓴 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안겨주는가를 먼저 보여준다.

이른바 '이대철 사건'이라는 지칭에 담겨있는 이대철(조재윤)이 바로 그 누명을 쓴 자다. 한 여대생을 끔찍하게 살해했고 나아가 그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까지 살해했다는 혐의로 그는 검거돼 사형을 언도받는다. 그의 삶은 처절하게 파괴된다. 하지만 그가 더 고통스러운 건 자신보다 자신의 딸 이은혜(이하은)가 '살인자의 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무너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그의 삶을 더욱 더 잔인하게 난도질한다. 금방 돌아올 거라던 아빠가 사형수가 되어 있는 마당에 의지할 곳도 없는 그는 청소년 성매매를 하는 보도방을 전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살인자의 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그 곳에서마저 쫓겨난다. 갈 곳 없어 길거리를 떠돌며 헤매는 이은혜와 그 딸을 가슴에 비수처럼 꽂아둔 채 사형수가 되어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이대철. 누가 이들의 비극을 만들었을까.

 

당시 그를 체포한 인물은 인천 서부 강력2팀 강도창(손현주) 형사. 하지만 5년 후 이대철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지만 진급을 앞두고 있는 강도창은 이를 애써 부인하려 한다. 하지만 이은혜를 납치 살해했다는 박건호(이현욱)가 등장하고 결국 그것이 이대철의 무고를 주장하려 한 자작극이었다는 걸 알고는 어딘지 이대철 사건의 수사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당시 사건의 수사자료들을 준 강력1팀 남국현(양현민) 팀장이 어딘지 의심스럽고, 그의 파트너가 된 광수대에서 근무하다 강력2팀으로 내려온 오지혁(장승조) 형사는 냉철함과 명석함으로 이대철 사건의 진실을 들여다보려 한다. 그 와중에 누군가 보내온 CCTV 자료화면으로 사건 당시 이대철이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알리바이 증거가 나오면서 강도창은 갈등하기 시작한다.

 

<모범형사>라는 제목은 그래서 이쯤 되면 풍자적인 뉘앙스로 다가온다. 과연 모범형사가 있기나 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수를 저지르고 그걸 은폐하려다 거짓에 거짓을 더하는 죄를 짓기도 하고, 개인적인 욕망에 의해 진실을 왜곡하기도 하며, 진범을 찾는 일보다 자신의 일에 오점이 남거나 진급에 문제가 생기는 일을 더욱 걱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돈과 권력이 그 진실을 덮거나 왜곡하게 만드는데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정계와 재계 그리고 검찰까지 연관되어 어떤 범죄의 진범을 덮어버리고 언론은 거기에 그럴 듯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결국 무고한 이가 범죄자가 되어 그 삶이 파괴된다.

 

<모범형사>는 먼저 전혀 모범적이지 않은 형사들의 현실적인 면면을 꺼내놓았고, 그래서 그들로 인해 생겨난 엉뚱한 피해자들의 지독한 현실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래서 강도창과 오지혁 같은 인물과 진서경(이엘리야) 같은 기자가 힘을 합쳐 진실을 이제서라도 추적해 바로잡는 '모범'을 기대하게 만든다.

 

현란하고 극적인 상황을 그리거나 그런 방식의 연출을 시도하기보다는 사건의 흐름을 강도창과 오지혁 그리고 진서경이라는 세 인물의 시점을 따라 담담하게 그려내는 방식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범형사>에 대한 몰입감을 더 높인다. 괜한 조미료를 급하게 치기보다는 원 재료의 맛을 천천히 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 무엇보다 강도창과 오지혁의 공조가 조금씩 힘을 발휘할 때마다 높아지는 몰입감은 이 드라마가 이미 시청자들의 어떤 갈증을 꿰고 있다는 걸 알게 해준다. 제발 진실을 향한 형사의 모범을 볼 수 있기를.(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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