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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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장르화된 ‘D.P.2’, 그럼에도 여전한 날카로운 일갈과 울림옛글들/동그란 세상 2023. 8. 3. 10:05
‘D.P.2’, 사병이 죽어도 은폐만 하려는 군 시스템과의 전쟁 “그러면 그 개인은 무엇 때문에 함께 모여 있습니까? 무엇을 위해서 군대에 왔습니까? 그들은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군대에 왔습니다. 같이 생활을 하다가 누가 누구를 죽이는 일이 발생을 했는데 ‘나라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증거가 없다’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아니, 그러면 그런 나라를 위해서 그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서 군인이 되었습니까?” 법정에 증인으로 선 임지섭(손석구) 대위는 총기난사사건의 원인을 개인으로 몰아가려는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지진희) 준장에게 그렇게 일갈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가 돌아왔다. 시즌1에서 조석봉(조현철)이 제 얼굴에 권총을 쏘면서 했던 이야기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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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무심한 듯 세심함에 점점 빠져드는 이유(‘남남’)옛글들/동그란 세상 2023. 7. 28. 08:54
‘남남’, 도대체 누가 진짜 남남이고 누가 가족인가 도대체 누가 진짜 남남이고 누가 가족일까.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의 3화 부제는 ‘가 ‘족’ 같은’이다. 흔히 가족이라고 내세우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을 에둘러 꼬집을 때 쓰는 표현. 이 부제를 가진 3회의 내용은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은미(전혜진)가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병원에 찾아온 한 노인의 등에 난 상처. 은미는 그게 누군가에게 맞은 폭력의 흔적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린다. 또 은미는 그 노인과 함께 온 아이 또한 다가가자 흠칫 놀라는 모습에서 역시 마찬가지로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걸 예감한다. 급기야 은미는 관할경찰서에 이 일을 신고하고, 사건을 접수한 은미의 딸 진희(수영)는 그 집을 방문해 그 집 아들의 상습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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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의 신들린 필력, 통찰과 깊이까지 생겼다(‘악귀’)옛글들/동그란 세상 2023. 7. 14. 14:35
‘악귀’에는 왜 청년 자살귀, 객귀 이야기가 등장할까 나이 칠순의 어르신들만 남은 마을 백차골. 그 곳을 찾아간 산영(김태리)과 해상(오정세)은 마을에 객귀(길에서 횡사한 귀신)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르신들도 하나둘 세상을 등져 점점 유령마을이 되어가는 백차골에서는 객귀가 사람에 붙는 걸 막기 위한 당제를 준비하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힘에 부치고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이 행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냐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이장(이용석)은 매년 당제를 지냈다고 하는데, 어째서 이 마을에 객귀들은 이토록 넘쳐나게 된 걸까. SBS 금토드라마 가 가져온 객귀 이야기와 이를 몰아내기 위해 한다는 ‘허제비 놀이’ 서사에는 주목할 만한 지점이 있다. 그건 바로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다. 백차골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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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이번 생’ 만남, 멜로 그 이상의 먹먹함의 실체옛글들/동그란 세상 2023. 6. 27. 18:24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이번 생의 인연은 얼마나 소중한가 “애경아. 잘 버티고 살아줘서 고맙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반지음(신혜선)은 새삼 김애경(차청화)이 자신이 죽은 후 홀로 힘겹게 버텨냈을 삶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한다. 전생을 기억하는 반지음에게 김애경은 17회차 인생에서 삼촌과 조카로 만났던 인연이다. 당시 삼촌 김중호였던 반지음은 어린 조카만 남긴 채 죽었다. 그리고 19회차 인생에서 환생한 반지음은 식당을 운영하는 김애경을 찾아 자신이 바로 삼촌의 환생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그걸 증명했다. 두 사람은 그래서 나이과 성별을 훌쩍 뛰어넘는 색다른 관계를 보여줬다. 나이가 어린 반지음이 나이 지긋한 애경에게 하대를 하고, 애경은 그런 지음에게 “삼촌”이라 부르며 인생사 어려운 일들을 털어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