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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궁녀, 그들이 궁에 갇힌 이유옛글들/네모난 세상 2007. 10. 20. 00:08
요즘 사극이 궁을 그리는 방식 지금까지 궁이라 하면 왕이 사는 선망의 장소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일련의 사극들은 궁을 더 이상 그런 장소로 그리지 않는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이준기)은 “자유롭지 못하다면 천하를 가진 왕이라 하더라도 어찌 다 가진 것이라고 하겠습니까?”하고 말한다. 이 말은 비천한 광대들은 사방천지 못 갈 곳 없는 자유인이나, 천하를 가졌다 하는 왕은 궁이라는 공간에 유폐된 부자유인(不自由人)이란 뜻이다. ‘왕과 나’에서 궁은 그 너머에 살고있는 연인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왕이 되기 전인 어린 시절, 성종(고주원)은 궁 밖에서 윤소화(구혜선)를 알게되고 연모의 정을 갖게 된다. 자유롭게 정을 나누던 성종은 그러나 궁 안으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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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0. 17. 21:42
무의식의 미로 속에서 찾은 소중한 기억 누구나 무언가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삶은 채워지는 만큼 비워내야 하고 그 비워낸 것은 기억 저편으로 잊혀지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그 잊혀진 기억들은 정말 영원히 사라진 걸까. 아니다. 그것은 저 무의식의 어두운 창고 속에 숨겨져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의식이 잠을 자는 순간 작은 틈새를 타고 창고를 빠져나온다. ‘M’은 바로 그 무의식의 창고 속에 숨겨져 있던 첫사랑을 안타깝게 대면하는 영화다. 빛과 어둠으로 포착한 몽환의 세계 영화는 최연소 베스트셀러 소설가 민우(강동원)의 1인칭 시점으로 그의 무의식을 따라간다. 그러니 영화 속에는 세 가지 차원이 겹치게 된다.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무의식과 의식이 혼재된 소설이다. 이 세 차원이 겹치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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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의 나는 누구인가옛글들/명랑TV 2007. 10. 16. 09:24
김처선인가, 조치겸인가 ‘왕과 나’의 오프닝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나온다. 그 순서를 보면 김처선(오만석), 윤소화(구혜선), 성종(고주원)이 나온 연후에 조치겸(전광렬)이 등장한다. 이것은 이 드라마의 중심스토리라인이 김처선과 윤소화의 운명적 사랑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성종이 세 번째로 등장하는 것은 국내 사극으로서는 대단한 파격이다. 지금까지의 사극들은 대부분 왕을 첫 번째 자리에 놓고 드라마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즉 성종은 이 사극에서는 조연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후에 등장하는 인물이 조치겸이다. 멜로 라인을 빼놓고 보면 조치겸은 사실상 이 사극의 뼈대를 형성한다. 김처선이 어머니를 잃어버리고 월화(윤유선) 밑에서 자라면서 내시양성소를 운영하는 소귀노파(김수미) 밑에서 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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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클로즈업 미학이 가진 양면성옛글들/명랑TV 2007. 10. 15. 09:21
합당한 스토리 없는 클로즈업, 자칫 자극으로만 흐를 수 있어 ‘왕과 나’는 김재형 PD 특유의 클로즈업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똑같은 대본이라도 김재형 PD가 연출하면 좀더 집중력이 높아지고 극중 인물의 감정 선이 폭발하는 것은 바로 이 클로즈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줌 인으로 들어가면서 잡아주는 극단적인 클로즈업은 얼굴 표정의 미세한 떨림 같은 것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사극이 흘러가는 기본적인 힘, 즉 갈등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심장을 쿵쾅대게 만드는 배경음악이 깔리면 극은 무언가 대단한 사건이 벌어진 것 같은 진풍경을 연출하고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든다. 클로즈업은 어찌 보면 TV라는 매체가 가진 속성이기도 하다. 영화와 같은 대형스크린에서는 원경의 그림 구도를 잡아놓고 그 안에 들어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