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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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봄’, 당신은 누군가의 봄인가 겨울인가옛글들/동그란 세상 2021. 8. 21. 14:40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 멜로와 스릴러의 교차점 tvN 의 포스터에는 주영도(김동욱)와 강다정(서현진)이 서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하늘을 향해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들의 배경에는 초록빛 풀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눈 감은 두 사람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다. 누가 봐도 봄날의 설레는 멜로의 한 광경을 기대하게 만드는 포스터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그런 달달한 멜로를 풀어내지 않는다. 대신 차 위로 떨어져 죽은 채준(윤박)으로 인해 흘러내리는 붉은 피와 강다정의 일곱 살 때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력이 드리워진 불행한 기억으로 시작한다. 동화 를 공주가 “잘 알지는 못하는 놈한테 미쳐서 형제 부모 다 버리고 딴 세상 가서 몸 버리고 마음 버리고 고생만 드럽게 하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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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적어도 뻔한 현대판 왕자보다는 낫다옛글들/동그란 세상 2021. 7. 3. 10:26
주인공을 ‘멸망’이란 추상으로 바꿔 놓으니 tvN 월화드라마 는 벌써 제목부터 특이하다.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보면, ‘멸망’이라는 의인화된 표현은 이 집 주인이 맞이한 비극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멸망’이 들어온 집 주인 탁동경(박보영)은 시쳇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머릿속에는 100일 후 터져버릴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는다. 이 정도면 술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외쳐볼만 하다. “세상 다 망해라! 멸망해버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부터 멜로를 시작한다. 그것도 탁동경이 외쳤던 그 ‘멸망(서인국)’이 잘생긴 남자 캐릭터로 새벽에 그 집 문 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은 흥미롭다. ‘멸망’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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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간동거’, 초현실적 존재와의 로맨틱 코미디옛글들/동그란 세상 2021. 6. 20. 16:15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멸망’과 ‘간동거’의 평행이론 로맨틱 코미디의 남녀 주인공은 당대의 대중들이 가진 욕망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와 는 유사한 지점이 있다. 초현실적 존재와의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고 있어서다. 이젠 ‘멸망’과 밀당하는 판타지 멜로의 시대 사귀던 남자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뇌종양까지 발견되어 100일 시한부 판정을 받은 탁동경(박보영)은 절망적인 마음으로 외친다. “세상 다 망해라! 다 멸망해버려!” 그런데 그 날 새벽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보니 웬 잘 생긴 남자가 서있다. 그는 불러서 왔다며 자신을 ‘멸망’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tvN 월화드라마 는 멸망(서인국)과 탁동경의 밀당 판타지 멜로가 시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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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는 과속하는데 '나빌레라' 훨훨 날지 못하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4. 26. 17:51
자극적인 19금 전성시대, 따뜻한 드라마들이 설 자리는 없나 지금은 19금 드라마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처럼 사이코패스 잡는 사이코패스라는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 앞에서 MBC '오! 주인님' 같은 다소 전형적이지만 따뜻한 멜로 휴먼드라마는 그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펜트하우스'로 19금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걸 확인한 SBS는 또 다른 19금 설정의 '모범택시'로 시청률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자극적인 장르물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과거 우리네 드라마의 주력 장르이기도 했던 멜로나 휴먼드라마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에 쏟아지는 호평과 상반되는 낮은 시청률에는 시청자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