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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페이크 다큐, 그 진실과 거짓 사이 페이크 다큐와 다큐 드라마, 같은 듯 다른 길 올 초 느닷없는 성추행 동영상에 인터넷은 후끈 달아올랐다.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언론들이 일제히 이를 보도했고, 경찰들은 ‘성추행범 검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틀 후, 이 퍼포먼스(?)는 고교생들의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발칙한 고교생들이 덧붙인 말이다. “우리의 동영상을 검증이나 여과 없이 방영한 방송 등 미디어의 행태 등에 비춰 UCC 동영상의 정치·상업적 악용 가능성에 주목해달라”고 했던 것. 물론 동영상이 극장이나 TV에 어떤 영화나 드라마 같은 틀로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현실을 오도하는 부적절함을 남긴 것이 분명하지만, 그 목적으로만 보면 진정한 ‘페이크 다큐’의 한 면모를 보인 것은 틀림없다. 페이크.. 더보기
개그, 리얼리티만이 살길이다 미래 개그맨의 자질, 순발력, 개인기, 연기력 모든 것은 무대개그의 시작을 알린 ‘개그콘서트’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그간 개그의 양대산맥으로 내려오던 ‘유머일번지’류의 콩트 개그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류의 토크쇼가 갖는 ‘안전함’의 틀을 깼다. 그 ‘안전함’이란 두 가지 측면을 말한다. 경쟁이 없다는 것과 일방향성 개그라는 것. 무대개그는 개그맨들의 무한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인 동시에, 관객과 개그맨이 호흡하는 개그의 쌍방향 시대를 예고했다. 개그는 더 이상 스튜디오에서 안전하게 짜진 형태로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연달아 ‘웃찾사’, ‘개그야’가 같은 형식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른바 개그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무대개그 역시 한계의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 이.. 더보기
‘막돼먹은 영애씨’, 막돼먹지 않은 PD, 정환석 다큐 드라마 새 지평 연 ‘막돼먹은 영애씨’의 정환석 PD ‘막돼먹은 영애씨’는 겉보기엔 거친 화면을 가진 막돼먹은 드라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가 영애씨의 외모만을 보고 그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 드라마는 다큐 드라마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케이블에서 저예산으로 시도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면서도, 그것을 통해 기존 관습에 머물러 있는 드라마들에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국내에서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거의 첫 번째로 시즌2가 생기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 시즌2가 어려운 많은 이유들 역시 이 드라마는 손쉽게 넘어서고 있다. 저비용이고, 에피소드별로 끊어지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시즌 드라마 성격을 갖고 가기 때문이다. 이제 더 .. 더보기
멜로를 넘어 사람을 그리다… 정지우 작가 완벽한 이웃 같은 작가, 정지우 금요일 저녁, 도무지 금요드라마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드라마가 있었다. 정지우 작가를 주목하게 된 작품, ‘내 사랑 못난이’다. 이 드라마는 성인극과 가족극을 오가던 금요드라마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로 승부해 놀랄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그런 그녀가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이후 완벽한 이웃)’을 들고 우리 옆을 찾아왔다. ‘완벽한 이웃’은 여러모로 ‘내 사랑 못난이’의 연장선상에서 읽혀진다. 멜로 라인이 강하게 어필하면서도 그 속에 점점이 박혀있는 보석 같은 우정이나 정 같은 사람관계들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내 사랑 못난이’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번 작품을 통해 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늘 따뜻한 느낌을 .. 더보기
드라마 속, 연애보다 애틋한 자매애 자매애로 보여지는 동지의식 참 이상한 일이다. 인터넷사전에 ‘형제애’라고 치면 ‘형이나 아우 또는 동기(同氣)에 대한 사랑’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왜 ‘자매애’라는 단어는 없는 것일까. 신데렐라와 못된 언니들 혹은 콩쥐와 팥쥐 같은 고전들 속 캐릭터들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틀에 박힌 텍스트 공식들이 만들어낸 결과일까. 하지만 드라마들은 꽤 여러 번 자매애의 가능성을 포착한 바 있다. ‘여우야 뭐하니’의 병희(고현정)와 준희(김은주), ‘연애시대’의 은호(손예진)와 지호(이하나), ‘내 남자의 여자’의 지수(배종옥)와 은수(하유미)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자매애는 모두 늘 만나면 서로를 못 잡아먹어 한이라는 듯 으르렁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사실은 서로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