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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드라마 곱씹기

정려원은 외계인? 다니엘 헤니는 한국인? vs 를 보고 있으면 정말 묻고 싶어진다. “너희들 외계인이니?” 에서 주성치가 만두가게 처녀 아매에게 했던 말을 빌려, “네 별로 돌아가”라고 농담이라도 걸고 싶어진다. 그리고 진짜 묻고 싶은 건 드라마 제목처럼 “도대체 넌 어느 별에서 온 거니?”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묻고 싶은 또 한 사람이 있으니 같은 별에서 왔으나 지금은 서로 다른 입장에 서서 경쟁하고 있는 다니엘 헤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이 핸섬가이는 떠듬떠듬 서투른 우리말 몇 마디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이 있었다. 그는 외계인으로 돌아간 정려원과는 정반대로 한국인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그들이 온 별은 어디? 정려원이 처음 그 몸을 숨긴 곳은 27살 유희진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맑게 웃는 모습이 아.. 더보기
숨겨왔던 깊은 상처와 마주하다 상처에 대한 변주곡한 사람의 마음 속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상처와 그 아문 흔적들이 있는 걸까. 지금 웃고 있는 저 얼굴 뒤에는 얼마나 많은 아픔들이 숨어있을까. 상처들에 의해 만들어진 나의 얼굴은 또 얼마나 많은 걸까. 는 이제껏 보여줬던 트렌디한 등장인물들이 사실은 그렇게 단순한 인물들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긁을수록 점점 커져만가는 딱지처럼 이 치유가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는 상처들은 윤재하, 박은영, 필립, 송이나는 물론이고 그 주변인물들, 윤재하의 어머니와 아버지, 박은영의 어머니와 필립의 어머니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이제 상처들은 조금씩 몸을 간질이며 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봄의 왈츠를 추기 전에 먼저 해야될 일이 있다. 마음 속 깊숙이 너무나 깊이 숨겨두어서.. 더보기
드라마 시청률 경쟁, TV는 바보상자인가 시청률이라는 이름의 파시즘흔히들 “예술영화는 졸리다”는 자조적인 농담처럼, 잘 만들어진 드라마와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항상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최근 , 같은 뚜렷한 메시지를 갖고 ‘생각하게 만드는’ 웰 메이드 드라마의 낮은 시청률은, ‘TV는 바보상자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꺼내게 만드는 씁쓸함이 있다.조기 종영되거나 연장 방영되는 드라마가 나오는, 시청률이 지고선이 된 작금의 현실은 한편으로 ‘한류의 종주국’이라는 호칭을 무색케 한다. ‘시청률이 몇%’라는 애매한 잣대로 작품을 난도질하는 대부분의 연예기사들도 시청률이라는 바벨탑을 쌓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한류라는 힘으로 전 세계 컨텐츠 비즈니스의 중심에 서겠다는 포부에 맞는 일일까.물론 시청자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문제는 시청.. 더보기
추억의 숨은 그림 찾기 VS 숨기기 VS ‘봄의 왈츠’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나긴 겨울을 전제로 한다. 그 겨울 동안 그들을 버티게 해준 힘은 어린시절 한 자락 가슴 속에 들어앉았던 추억들이다. 윤재하라는 새로운 이름의 겉옷을 입고 겨울을 살아온 이수호의 가슴 속의 절망은 “은영이 수술 후유증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은영이 죽은 한국은 겨울같은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자를 통해 그녀가 은영일지도 모른다는, 그녀가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의 한국행을 결심하게 만든다. 윤재하로 돌아온 그는 이제 이수호로 지내며 은영과 추었던 추억의 봄의 왈츠를 찾아나선다. 숨은 그림 찾기의 시작이다.추억의 장소. 과거에 그녀가 있었던 장소. 하지.. 더보기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발랄함으로 승부하다 가벼운 너무나 가벼운 윤석호 PD의 가 왈츠풍의 클래식이라면 표민수 PD의 는 코믹하고 경쾌한 스타카토풍의 소품이다. 가 하나의 운명적인 서사시라면 는 쿡쿡 대며 웃다가 눈물이 나는 순정만화이다.의 시작이 청산도의 바다를 잡아, 섬에 갇혀 점점 섬이 되어가는 한 사내의 어린시절을 그렸다면, 는 강원도 오지 첩첩산골에서 다시 만나는 과거의 아우라다. 의 주인공들이 과거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듯이, 의 김래원 역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교통사고로 애인이 죽은 것.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상처를 다루는 방법은 와 같은 정공법이 아니다. 상처를 보여주고 그 기저의 감성을 갖고 다음의 드라마를 엮어간다기 보다는, 상처를 숨기고 살아가면서 언뜻언뜻 보이는 상처의 모습으로 드라마를 엮어간다. 따라서 드라마의 힘은 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