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블로거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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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빵엄마에 쏟아지는 사랑,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5. 9. 14:56
두 아이의 싱글맘으로 암투병중인 풀빵엄마가 언 손을 녹여가며 길거리에서 풀빵을 구우는 모습을 본 분이라면 누구나 저기 있는 저 풀빵을 전부 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너무 조숙해져버린 은서가 고사리손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셨던 분이라면 그 집에 가서 하루 식모살이라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글쟁이로써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글로써 사람들에게 그 절절한 상황을 알리는 것이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한 저는 그 안타까움에 말 그대로 마음 속으로 울면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죠. 한편으로는 화도 났습니다. 높은 나랏님네들은 저런 분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도대체 무슨 엉뚱한 짓거리들만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죠. 불황 불황 하면서 서민들은 고통받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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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쇼 희희낙락', 도대체 정체가 뭐야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5. 8. 16:29
도대체 이 코미디쇼의 정체는 뭘까. 토크쇼의 변종? 아니면 과거 콩트 개그의 새로운 버전? 그것도 아니면 그저 웃기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운 몸 개그? 리얼 버라이어티쇼와 토크쇼, 그리고 무대개그가 삼분할한 현 개그 정세에서 '코미디쇼 희희낙락'이 딛고 있는 자리는 그만큼 애매모호하다. 겉으로 보이는 형식은 전형적인 토크쇼다. 남희석을 비롯해 김준호, 이수근, 김병만, 신봉선, 유세윤, 황현희가 세트에 앉아 이런 저런 개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 그렇고, 방청객으로서 시청자평가단이 자리한 것도 그런 모양새다. 하지만 각 코너 속으로 들어가면 이 코미디쇼는 오리무중 정체를 확증하기가 어려워진다. 물론 이 코너의 주축은 콩트 개그다. 남희석의 '오늘도 참는다'는 참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변신해서 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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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권상우, 차승원, 역시 명불허전!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5. 8. 09:43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배우들이 수목 드라마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그저 바라보다가'의 황정민, '신데렐라맨'의 권상우, '시티홀'의 차승원이 그들이다. 영화에서 각각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수목극의 경쟁이 자존심 대결이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연기대결은 말 그대로 불꽃튀는 양상을 보인다. 황정민은 팔색조 같은 연기자. 때론 비열한 악역(달콤한 인생)을 보여주다가 때론 바람둥이 같은 자유로운 남자로(행복), 또 부패한 형사(사생결단)로 껄렁껄렁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아주 순박한 시골청년(너는 내 운명)으로 변신하며 그 연기 영역을 넓혀왔다. 그런 그가 '그저 바라보다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바보처럼 순수한 우체국 영업사원이다. 톱스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어색하다가도 어떤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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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양봉순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5. 6. 09:57
'내조의 여왕'에서 초반 악역을 자처했던 인물은 바로 양봉순(이혜영)입니다. 그녀는 고교시절 여왕처럼 받들던 천지애(김남주)를 사회에서 만나고는 회심의 미소를 짓죠. 남편 온달수(오지호)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천지애를 그녀는 온달수의 상사이자 자신의 남편인 한준혁(최철호)의 지위를 이용해 무릎꿇리죠. 천지애를 사랑했던 한준혁을 가로챈 인물이자, 현재 주인공인 천지애를 괴롭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양봉순은 전형적인 악역입니다. 그런데 이 견고해보이는 양봉순이라는 악역의 틀이 조금씩 깨져가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점차 양봉순이 처한 입장에 대해 동정을 갖게 되거나 이해하는 입장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죠.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남편 한준혁을 위해 자신의 삶은 접어둔 채 온통 내조로만 살아가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