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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블로거의 시선

‘아내의 유혹’그녀들, 월경전증후군 있나 짜증, 급격한 기분 변화, 걱정, 긴장, 슬픔, 우울감, 절망, 자괴감, 죄책감, 격정, 흥분, 민감함, 갈등, 무력감, 집중력 저하... 월경전증후군의 많은 증상들을 읽어나가면서 문득 떠오른 드라마가 있다. 바로 하루가 멀다하고 막장이네, 끝장이네 하며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다. 왜 난데없이 월경전증후군이고 또 거기에 ‘아내의 유혹’인가를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그것들이 꽤 닮아있고 그 닮은 구석에는 모종의 사회적 분위기가 일조하고 있다는 의심 때문이라고 해두자. 남자 입장이라서 생리가 주는 일상의 고통을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달 치러야 한다는 그 수고스러움을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다. 그런데 월경전증후군은 바로 그 매달 치러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고통.. 더보기
일지매, 왜 반쪽짜리 영웅이 됐을까 '돌아온 일지매'가 종영했습니다. 꽤 잘 만든 사극이었고, 실험적으로도 완성도로도 훌륭한 드라마가 분명했습니다. 정일우의 사극 연기는 그런대로 괜찮았고, 강남길이나 박철민이 보여준 감초연기도 볼만 했으며, 무엇보다 김민종과 정혜영의 절절한 중년 러브라인은 백미였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아쉬움은 왜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돌아온 일지매'가 그린 영웅이 그렇게 속시원하게 대중들의 억압된 마음을 풀어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극이 끝나고, 한 편의 영웅 활극을 보았다기 보다는 한 개인의 사모곡 혹은 운명적 사랑이야기를 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건 왜일까요. 일지매가 종영에 즈음해 '일지매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원하고, 하지만 여전히 현재에도 필요한 일지매 같은 영웅을 삽화로 넣은 것이 .. 더보기
TV 속 남자들은 왜 고개를 숙였나 TV 속 남자들의 안간힘, 현실? 판타지! ‘카인과 아벨’에는 대사 한 마디 없이(물론 가끔 회상 신으로 나오긴 하지만), 움직임도 거의 없이 연기를 하고 있는 연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이선우(신현준)의 아버지, 이종민 역할을 하고 있는 장용이죠. 연거푸 KBS일일극에 아버지역으로 캐스팅됐을 정도로 그는 우리네 드라마의 아버지상을 대변해온 중견 연기자입니다. 그 드라마 속 아버지(그래서 우리네 마음 속에 아버지로 자리한)가 의식은 있으나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침상에 누워, 아내와 아들의 가시 돋친 저주를 들으면서도 한 마디 항변조차 못하는 그 장면에서, 우리네 TV 속 남자들의 안간힘이 겹치는 건 왜일까요. 지금 TV는 온통 여성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것이 시청.. 더보기
'내조' 허태준, '꽃남' 구준표와 다른 이유 '꽃보다 남자'가 종영하는 그 시점에 주목을 받은 것이 '내조의 여왕'의 구준표, 허태준(윤상현) 퀸즈푸드 사장입니다. 아마도 '꽃남' 종영에 즈음하여 그 아쉬움이 '내조'로 이어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불황의 시대에 화려함과 풍요 속에 살아가는 이 두 캐릭터는 실로 판타지적인 매력을 발산합니다. 무엇보다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 기저에는 이들이 가진 힘(재력, 능력)이 가장 큰 힘을 작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도무지 얻기 힘든 것들을 드라마 속에서나마 뭐든 척척 해주는 이 캐릭터들은 수퍼히어로의 또다른 이름으로도 보입니다. 자본주의 시장 속에서 근근히 먹고 사는 서민들에게 수백 억, 수천 억이라는 재산은 실제적인 수치가 아닌 추상적인 어떤 것으로 보일 때가 많습니다. 뭐든 돈만 있으면.. 더보기
강호동, 유재석도 못이기는 토크쇼 매너리즘 토크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요. 물론 시각에 따라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토크쇼의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크쇼의 일반적 구성이 MC와 게스트의 만남이라고 할 때, 그 특정한 형식 속에는 사실 그 토크쇼가 가진 개성적인 면이 집약되어 있죠. '무릎팍 도사'는 점집이라는 상황 설정이 그 개성적인 형식을 만듭니다. 고민을 상담하러온 게스트와 고민을 해결해주기위해 게스트의 속내를 낱낱이 들어보는 도사의 심리적 대결구도가 그 형식에서 나오죠. '해피투게더'는 여러 번 형식을 바꾸었는데, 처음 주목되었던 것은 노래방 형식(노래도 하고 게임도 하며 토크도 하는)이었고, 다음에 나온 것이 동창회 형식(동기동창 모임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목욕탕 형식(좀더 편안한 장소에서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