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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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2’ 가 보여준 세 가지 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2. 13. 10:35
섹시하고, 웃기고, 울리는 몸 ‘색즉시공2’가 보여주는 몸은 섹시하다. 볼륨감 넘치는 몸들이 유혹적인 표정과 자세로 관객들을 자극한다. 살과 살이 부딪치고 거기서 토해져 나오는 환희의 비명소리는 관음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하지원이 떠나간 자리에 서게된 송지효의 몸은 귀엽게 톡톡 튀고, 전라연기를 펼친 이화선의 몸은 관능적이다. 전편에 이어 출연한 신이는 거침없는 화장실 유머를 날리며 섹시한 웃음을 유발한다. 때론 상황전개 자체가 지나칠 정도여서 자칫 여성들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했다는 심각한 지적을 받을 만하지만, 영화 속에서 비하되는 건 여성들만이 아니다. 이 영화 속에서 남성들은 대부분 여성들에게 깨지고 비하되는 존재다. 화장실 유머가 그러하듯이 그 대상에는 성별이 없다. 비하되는 것은 이 도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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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의 성공이 우리 가요, 영화에 시사하는 것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2. 1. 00:21
영화, 음악... 진심이 닿지 않을 곳은 없다 제작비 1억4천만 원에 촬영기간은 고작 2주, 게다가 남녀 주연배우는 연기경험 전무의 뮤지션들로 만들어진 독립영화 ‘원스’. 작은 몸집(?) 때문에 미국에서도 2개관에서만 개봉됐던 이 영화는 80일 만에 140여 개 관에서 볼 수 있는 초대박 영화가 되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 10개관에서 개봉했던 영화는 현재 16개관으로 늘어났고 지금까지 독립영화로서는 좀체 거두기 힘든 16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도대체 그 흥행의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 캐릭터? 아니면 연출? 가난한 영화 ‘원스’가 성공한 이유 ‘원스’는 거의 스토리가 없는 영화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노래하는 남자와 그의 음악을 알아차린 여자가 만나고 서로 음악을 나누면서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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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의 불한당들,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1. 29. 18:13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본 ‘불한당들’과 독립영화의 가능성 다음은 서울의 한 귀퉁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울독립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출품된 장훈 감독의 ‘불한당들’이란 영화의 장면들. 윤성호 감독(‘은하해방전선’의 그 윤성호 감독이다)은 안산공단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인터뷰한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 감독의 카메라가 갑자기 이들을 도시의 한 주점으로 불러들이면서 이 페이크 다큐 형식의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다. 월드컵의 열기로 가득한 그 곳에는 왠지 인종적인 편견이 담배연기처럼 자욱하고, 급기야 화장실에 간 한 베트남 노동자와 시비가 붙은 사내는 그걸 말리려는 이 다큐멘터리 감독의 팔뚝을 물어뜯는다. 황당한 것은 사내를 비롯해 주점 안의 한국인들이 모두 좀비로 돌변하는 것. 외국인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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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하다, 예술적으로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11. 29. 01:01
‘색, 계’와 ‘사랑의 유형지’의 노출이 예술적인 이유 ‘야한 것’과 ‘예술적인 것’은 상반된 것일까. 왜 똑같이 적나라한 성기 노출을 해도 어떤 것은 포르노가 되고 어떤 것은 예술이 될까. 그것은 ‘노출을 위한 노출’인가 아니면 ‘작품의 통일성 속에서 반드시 드러나야 하는 노출’인가의 차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안 감독의 ‘색, 계’와 ‘실낙원’의 작가 와타나베 준이치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사랑의 유형지’는 분명 야하긴 하지만 후자에 속할 것이다. 이 두 영화는 정말 야하다. 예술적으로. ‘색, 계’의 노출, 합일될 수 없는 육체의 경계를 그리다 아무리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에 빛난다 해도, 또한 이안 감독의 작품이라 해도, ‘색, 계’의 무삭제 개봉은 지금까지의 우리네 상황을 두고볼 때 파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