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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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이 드라마가 유혹적인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8. 1. 09:44
‘여인의 향기’, 이 로맨틱 코미디가 보여주는 진지함 알파치노가 주연한 ‘여인의 향기’는 우리에게 탱고로 기억된다. 장님이 된 퇴역장교 슬레이드(알파치노)가 어느 식당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과 추는 탱고. 그 장면이 좀체 잊히지 않는 것은 그 속에 꽤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슬레이드는 절망감 속에 자살여행을 떠난 것이었고, 그래서 죽기 전 해볼 수 없던 것들을 해보며 마지막 삶의 불꽃을 태우는 중이었던 것. 그래서 그 춤은 절망감 속에서 오히려 더 활활 타오르는 삶의 의지처럼 보였다. 보이지 않아도 선율을 따라 움직이는 몸처럼. 김선아의 복귀작, ‘여인의 향기’는 여러모로 알파치노의 ‘여인의 향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여행사 말단직원으로 지내다 어느 날 암 선고를 받는 이연재(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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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이 특별한 토크쇼가 사는 법옛글들/명랑TV 2011. 7. 29. 09:30
진지함과 엄격함을 무너뜨리는 통쾌함, '라디오스타' '라디오스타'는 게스트를 소개하는 방식부터 남다르다. 거기에는 약간의 깐족거림이 들어있다. '나는 가수다' 출신 가수들을 소개하면서 '나가수의 변방'이라고 부르고, "떨어진 자 김연우, 제 발로 나간 자 백지영, 매니저란 이름으로 날로 먹는 도대체 역할이 모호한 지상렬"로 지칭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어딘지 상대방을 예우해주고 띄워주는 그런 토크쇼들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라디오스타'가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토크쇼는 '황금어장'이 그러하듯이 게스트를 배려한다기보다는 시청자를 더 배려한다. 그래서 재미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게스트와의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론 공격적으로 물어뜯기도 한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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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 1인 게스트 시대를 열다옛글들/명랑TV 2011. 7. 28. 10:27
1인 게스트 토크쇼, 왜 대세가 됐을까 '놀러와'는 '인물열전' 2탄으로 심수봉을 초대했다. 1탄은 전유성이었다. 본래 게스트에 대한 배려와 집중도가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1인 게스트를 중심에 세워놓은 건 '놀러와'의 새로운 시도다. 물론 심수봉을 받쳐주는 게스트로 임백천과 이상우가 출연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받쳐주는 역할일 뿐 이 '인물열전'의 초점은 심수봉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그 토크쇼의 흐름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보인다. 여러 군데서 '무릎팍 도사'의 그림자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미리 조사한 게스트가 살아온 프로필을 읽어나가는 것이나 그러면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그리고 중간 중간 이어지는 작은 코너들로 만들어내는 변화 등등. 이것은 '무릎팍 도사'가 1인 게스트를 고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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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나 가거든', 무엇이 우리를 울렸을까옛글들/명랑TV 2011. 7. 27. 09:41
명성황후 스토리와 우리들의 스토리가 만나다 다가오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자의 마음은 어떨까. '나 가거든'의 화자는 '쓸쓸한 달빛 아래' 지나는 바람 한 점에 한숨 쉬듯 묻는다. '나는 왜 살고 있는지'. '명성황후'의 OST로 잘 알려진 '나 가거든'은 바로 그 명성황후의 못 다한 목소리를 깨워내는 노래다. 명성황후로 연기했던 이미연의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는 대사는 여전히 그 울림이 깊다. '나 가거든'은 바로 그 죽음 앞에 섰지만 '조선의 국모'로서 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꼿꼿함을 보인 명성황후와,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그저 한 인간으로서의 쓸쓸함과 슬픔이 교차하는 정조를 담고 있다. 아름다운 발라드에 비장미가 넘치는 것은 이 두 정조에서 비롯된다. "작은 시간 안에 스토리의 시작, 중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