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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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크쇼, 진화하고 있나 퇴화하고 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6. 30. 09:11
‘100분 토론’과 ‘끝장토론’, 시사토크쇼가 가는 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끄러운 세상, 시사토크쇼가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 촛불 정국, 삼성 사태, 심지어 대통령의 자질문제 같은 이 땅에 사는 모든 대중들이 가진 초미의 관심사들은 곧바로 토크쇼라는 도마 위에 올려져 여러 방향과 방식으로 재단되고 토론된다. 그 선두주자는 단연 ‘100분 토론’. 명쾌하고 균형감각 있는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석희로 상징되는 이 시사토크쇼는 시의에 발맞추는 아이템과 뜨거운 설전으로 순식간에 화제의 반열에 올랐다. 주제는 시사에서부터 정치, 경제,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그 경계가 넓어졌다. 한편 케이블 방송에서는 백지연 앵커를 내세워 ‘끝장토론’이라는 좀더 자유로운 형식의 토크쇼를 선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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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시’가 ‘섹앤시’보다 좋은 이유옛글들/명랑TV 2008. 6. 27. 01:40
환타지보다는 공감을 끌어내는 ‘달콤한 나의 도시’ SBS 금요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는 여러 모로 ‘섹스 앤 더 시티’를 닮았다. 조금씩 다른 성향과 직업을 가진 커리어 우먼들이 캐릭터들로 등장하는 것이 그렇고, 문화의 아이콘으로 생각될 수 있는 도시, 즉 뉴욕과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러하며, 거기서 다루어지는 것이 그네들의 솔직한 연애와 사랑의 이야기라는 것이 그러하다. 하지만 ‘달콤한 나의 도시’와 ‘섹스 앤 더 시티’를 근본적으로 다른 드라마로 만드는 요인이 있다. 그것은 뉴욕과 서울이라는 공간과의 거리감이 만들어내는 시청자의 수용태도에서 비롯된다. 뉴요커가 보는 ‘섹스 앤 더 시티’는 공감을 자아내는 현실감 넘치는 드라마가 될 수 있겠지만, 서울에 사는 우리들의 눈에는 환타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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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하는 TV, 결혼은 어디 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8. 6. 26. 17:53
‘우리 결혼했어요’, 그 재미 속에 남는 우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는 가상으로 설정된 남녀들의 결혼생활을 리얼리티쇼 형식으로 담아낸 프로그램. 전성호 PD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자평한 적이 있다. 아마도 가상이지만 타인들의 좌충우돌 결혼 생활을 들여다봄으로써 타산지석이 될 거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가상 결혼’이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쓰는 ‘동거’라는 말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결혼은 ‘하는 것’이지만, 동거는 ‘해보는 것’이듯이, 이 ‘가상 결혼’도 그저 해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결혼했어요’가 보여주는 것은 결혼이 아니라 동거다. 바로 그 동거생활, 즉 결혼처럼 해보는 생활은 적어도 책임감이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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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멜로를 해부하다옛글들/명랑TV 2008. 6. 26. 07:00
일상과 멜로의 식상함을 탐구하는 드라마, ‘달콤한 인생’ 무엇이 달콤하다는 말일까. 펀드매니저 하동원(정보석)의 손아귀에는 거의 모든 것이 쥐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손아귀에는 누군가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도 있는 천 억 원의 돈을 마음껏 주무를 수 있는 사회적 지위가 있고,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거의 모든 것을 바치며 살아가는 예쁜 아내가 있으며, 한편으로 젊음의 육체와 연애감정을 만끽하게 해주는 내연녀도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의 인생은 달콤한 향내가 풀풀 나는 그런 동경의 대상이다. 이것은 ‘달콤한 인생’의 인물들 거의 모두가 가지고 있는 화려한 겉모습이다. 능력 있는 남편에 바라만 봐도 행복한 자식들을 가진 하동원의 아내, 혜진(오연수)이 그렇고, 능력 있는 스폰서 덕에 거침없이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