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7/04 (50)
주간 정덕현
흑인비하 논란이 촉발한 웃음의 타자 민감성 그 때는 그냥 넘어갔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최근 의 홍현희가 한 흑인 분장 개그에 대한 설전과 논란은 웃음에 대한 대중들의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종을 놀리는 일이 전혀 웃기는 일이 아니며 한심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한 샘 해밍턴의 문제제기는 즉각적인 대중들의 반응을 일으켰다. 사실 그 개그를 보며 어딘가 마음 한 구석에 불편한 느낌을 가졌던 시청자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 그럼에도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던 것을 끄집어냄으로써, 그것이 사실은 과거에도 그리고 버젓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측은 즉시 사과하고 ..
출생의 비밀 시대는 갔어도, 관계의 비밀은 계속도대체 저 관계는 본래 무엇이었을까. OCN 주말드라마 에서 스릴러만큼 관심을 집중시키는 건 박광호(최진혁)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 간의 관계다. 30년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현재로 온 박광호는 제일 먼저 과거 화양경찰서의 막내였던 전성식(조희봉)을 만난다. 현재 팀장인 전성식이 새로 온 막내 박광호가 과거 자신이 존경해왔던 선임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과정은 흥미로우면서 동시에 따뜻한 웃음을 짓게 만든 이야기였다. 하지만 관계의 비밀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박광호와 파트너가 된 김선재(윤현민)가 과거 자신이 뒤쫓던 연쇄살인범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여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또 범죄심리학자인 신재이(이유영)가 바로 박광호의 아내가 남긴 딸이라는 사실..
본격 리얼리티 시대, 리얼 버라이어티의 식상함SBS 예능 프로그램 는 일요일 밤으로 편성시간대를 옮겨 무려 18.5%(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냈다. 하지만 tvN에서 새로이 시작한 은 1.2%로 시작해 0.9%까지 떨어지는 시청률 추락을 기록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는 최근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이른바 ‘관찰카메라’라 부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이라면, 은 부터 시작되어 한 시대를 풍미해왔으나 지금은 시들해진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이다. 의 승승장구와 의 추락은 그래서 다분히 예능 프로그램의 사라져가는 한 시대와 새롭게 도래한 또 다른 시대를 말해주는 듯하다. 는 부터 , 등을 거쳐 온 관찰카메라 형식, 즉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시대가 성큼 도래 했다는 걸 보여주고..
따뜻한 스릴러, 우리가 ‘터널’에 주목하는 이유스릴러는 안 된다? 우리네 드라마의 오랜 공식이 깨져가고 있다. 그 시발점은 김은희 작가가 쓴 tvN 이었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해 잔인한 살인을 이어가는 스릴러물이지만 은 놀라운 시청률과 완성도에 대한 호평까지 얻었다. 그게 가능했던 건 스릴러물이 어떤 잔인함과 공포 같은 자극적인 소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피해자의 절절한 감성과 어떻게든 범인을 잡아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는 형사들의 간절한 감정 같은 것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은 그래서 스릴러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고 보면 OCN 은 에서 시작한 한국형 스릴러의 신호가 이제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은 의 그 인간적인 형사들이 주는 따뜻함이 전제..
'무도', 예능 춘궁기를 넘기 위해서는역시 시청률 춘궁기는 피해가기 어려운 것일까. MBC 예능 프로그램 의 시청률이 불안불안하다. ‘국민의원’ 특집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두 번째 이야기에서 8.9% 시청률을 내며 뚝 떨어진 바 있고, 박보검이 출연한 ‘평창 동계올림픽 특집’으로 10.2%로 반등했지만 이어진 다음 회에서는 김연아까지 출연했지만 9.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KBS 은 의 시청률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이 8.9% 시청률을 냈던 회차에 은 10.3%를 냈고, 10.2%를 냈던 그 다음 회에는 8.2% 그리고 이번 회에는 10% 성적을 냈던 것. 늘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해온 으로서는 2위 기록이 제아무리 춘궁기라고 해도 아쉽게 다가올 수 ..
'시카고 타자기', 임수정에 더 집중해야 산다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져가는 시청률이다. 2.4%(닐슨 코리아)로 시작한 tvN . 과 의 진수완 작가의 신작인데다, 유아인이 출연했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대감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2회에 잠깐 2.8% 시청률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시청률이 빠지더니 5회에는 1.9%까지 떨어졌다. 작품의 완성도나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의 연기 모두 명불허전인 건 사실이다. 특히 이 작품은 소설이라는 지금껏 드라마 소재로는 잘 다뤄지지 않은 세계를 담는 실험을 하고 있다. 1920년대 경성과 현재를 넘나들고 타자기와 회중시계가 일종의 판타지 장치처럼 활용되며 작가인 한세주(유아인)와 진짜 유령인 유령작가 유진오(고경표)라는 존재의 관계는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마저도..
‘윤식당’이 연 새로운 드라마틱 리얼리티의 세계“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tvN 예능 프로그램 의 사장 윤여정은 주방보조 정유미에게 그렇게 말했다. 비와 함께 갑자기 몰려든 손님들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는 재료가 동나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게 되어 문을 닫는 그 기분. 아마도 새로이 가게를 연 식당이라면 이런 날이 꿈 같을 수밖에 없을 게다. 윤여정이 한 말이 실감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실제상황이 아닌가. 돌이켜보면 이 이 발리의 작은 섬에 들어와 보낸 일주일은 드라마틱하기 그지없었다. 첫날 오픈하자마자 몰려든 외국인 손님들이 불고기 메뉴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줘 모두를 한껏 들뜨게 만들었지만, 바로 다음 날 접한 철거 소식에 아연실색했던 그들이었다. 화도 나고 허탈하기도 했을 그들은..
창업의 설렘은 없고 경쟁만 가득한 현실이란tvN 예능 프로그램 을 보며 우리는 한번쯤 생각했을 겁니다. 저런 곳에서 저런 가게를 열면 얼마나 좋을까. 인도네시아 발리, 그 곳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가야 있는 외딴 섬. 이 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이진주 PD는 바로 그 섬에서 휴가를 보내며 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죠.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잠시 짬을 내 가게 되는 휴가. 기껏 해봐야 3박4일 정도의 꿈같은 시간이 훌쩍 지나고 나면 어느새 돌아가야 한다는 그 우울함. 문득 이런 곳에서 가게를 열며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그 바람이 이 프로그램을 탄생하게 했다는 거죠. 사실 가게를 오픈한다면 가장 먼저 중요한 건 입지조건일 것입니다. 하필이면 이진주 PD가 이 외딴 섬이 최적지로 여기게 된 건 놀랍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