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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대립-공조-공감, ‘귓속말’이 담는 특별한 멜로 방정식신영주(이보영)와 이동준(이상윤)은 과연 진정한 관계가 될 수 있을까.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찮다. 조폭들에게 추적당하며 죽을 위기에 처한 이동준과 그를 구하러 온 신영주. 자신을 놔두고 가라며 조폭에게 소리를 내려하는 이동준의 입을 막은 신영주의 입. 그것은 키스였을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에 불과했던 걸까. SBS 월화드라마 에서 신영주와 이동준의 관계 변화는 이 드라마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거대 로펌 태백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시소게임 속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적도 있을 수 없다.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같은 편이 되었다가 또 다른 상황을 만나면 적으로 맞서게 되는 게 이 권력 시스템의 적자생존 구조다. 그것은 부모 자식 ..
주말예능이 떠나는 ‘K팝스타’에게 배워야할 것들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6]이 끝났다. 우승은 최연소로 기록될 보이프렌드에게 돌아갔지만 이번 시즌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루키들은 적지 않았다. 여성 그룹 퀸즈, 민아리, 김윤희, 샤넌 등이 그들이다.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를 내건 만큼 이제 [K팝스타]는 막을 내렸지만, 이렇게 배출된 가수들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가요계에 새로운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이번 [K팝스타6]이 유독 눈에 띄는 건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마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오디션 트렌드의 퇴조기에 ‘마지막’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대형기획사 대표들이 심사를 맡는 프로그램에서 타 소속사 연습생들에게도 문호를 열었고 늘 주말 저녁 시간..
하늘의 별이 된 김영애, 마지막까지 보여준 연기투혼“묵은 빚은 돈으로 갚는 거 아이다. 눈으로 발로 갚는 기다.” 아마도 영화 을 봤던 분들이라면 고 김영애가 연기한 국밥집 아줌마의 이 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국밥 한 그릇 먹을 돈이 없어 도망쳤던 송 변호사(송강호)가 성공해 돌아와 그 때의 빚을 갚겠다며 돈을 내밀자 아줌마가 했던 그 대사. 이제 그렇게 찰진 대사를 더 이상은 들을 수 없게 됐다. 김영애는 지난 9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고인이 된 그녀의 소식이 특히 놀랍게 다가왔던 건, 최근까지도 우리의 기억 속에 선연히 남은 작품들 때문이다. 유작이 된 KBS 에서 우리는 전혀 그녀가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했다. 뒤늦게 알려진 것이지만 끝까지 진통제 투혼을 보이며 펼친 연기는 그래서 우리에..
‘시카고 타자기’, 이토록 문학적 상징들이 가득한 드라마라니독특한 드라마. 아마도 tvN 새 금토드라마 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그런 표현이 적당하지 않을까. 총소리가 타자기 치는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톰프슨 기관단총에 붙여진 별칭에서 따온 라는 제목은 이 드라마가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일종의 문학적 해석이 가능한 상징들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유아인)가 시카고에서 발견한 한 타자기는 그에게 기묘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 타자기는 1930년대 경성에서 글을 쓰던 자신과 친구인지 동료인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 유진오(고경표), 그리고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듯한 전설(임수정)이 함께 어울렸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이..
법안 아이디어 넘쳐난 ‘무한도전’, 이대로만 된다면...“교육 관련법은 저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직접 뽑을 수가 없어요. 직접 뽑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MBC 예능 프로그램 ‘국민의원 특집’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제안한 한 여학생은 적어도 교육감 선거에는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녀는 자신들이 원하는 건 자신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자신들이 배제된 선거권에 대한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한 임신부는 평소 차량을 주차할 때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임신부 주차 편리법’을 제안했다. 임신부로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너무 힘들고 그래서 차를 끌고 나가면 주차할 때 공간이 너무 좁아서 내릴 때 배가 끼거나 긁힌다는 것. 그녀는 장애인 주차공간에 임신부도 포함시켜 사회적 약..
철거된 ‘윤식당’, 위기는 기회라는 걸 보여주다장사도 방송도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tvN 예능 프로그램 에게 닥친 가게 철거라는 변수는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점에서 난감함을 넘어 절망적인 느낌마저 주었을 게다. 순식간에 주저앉아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그 윤식당 앞을 지나며 정유미가 애써 참던 눈물을 결국 보인 건 단 하루라도 그 곳에 주었던 정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하는가에 대한 막막함. 하지만 나영석 PD는 역시 이러한 변수에 노련함을 보여줬다. 그 상황 자체가 갖는 쓸쓸함과 허망함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2호점을 준비하는 그 과정을 차근차근 담아낸 것이다. 철거된 가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허름한 가게를 단 하루 만에 괜찮은 2호점..
‘도봉순’, 어째서 멜로와 여성주의 사이에서 방황하나결국 힘쎈 여자 도봉순(박보영)이라는 슈퍼히어로라고 해도 남자의 구원을 받아야 될 존재여야만 할까. JTBC 금토드라마 이 예상과 달리 엉뚱한 전개를 보이는 것이 대해 시청자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대로 된 여성주의적 관점을 담은 드라마라는 생각과 달리, 슈퍼히어로인 도봉순이 여전히 남자에게 의존적인 존재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을 감금해 사육하는 엽기적인 사이코 김장현(장미관)은 도봉순을 유인해 선량한 사람을 자신으로 위장시켜 다치게 함으로써 그녀의 힘을 무력화시켰다. 그런 설정이야 김장현과 도봉순의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으로서 필요했던 장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위기 상황에 나타난 안민혁(박형식)과 인국두(지수)가 결국은 ..
'사임당', 교훈적 대사들 듣기 불편한 까닭KBS 이 떠난 자리 수목드라마들 성적표는 고만고만해졌다. 새로 들어선 KBS 이 첫 회 11.2%(닐슨 코리아)로 좋은 시작을 알리는 듯 했으나 2회에 9.5%로 추락하면서 9.6%를 기록한 SBS 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계속해서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던 이 겨우 1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된 건 의 1위 탈환이 자체적인 성취라기보다는 타 방송사 드라마들의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청률이라는 지표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얘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은 방송 이래 끊임없이 완성도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왔고, 그것은 타당한 문제제기들이었다. 이것은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