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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지식이 바꾸는 일상, 가 보여준 인문학의 쓸모인문학이 이토록 즐겁고 흥미진진한 것이라는 걸 이만큼 극적으로 보여준 프로그램이 있었을까. 물론 인문학을 소재로 하는 강연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런 프로그램이 인문학을 주로 강단 위에 세웠던 것과는 달리 tvN 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여행지를 정하고 그 곳을 여행하며 느낀 소회들을 통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끄집어내는 그 과정은 우리에게 인문학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가를 보여줬다.총정리편으로 미방송분을 편집해 마련한 의 마지막회는 그간 이 프로그램이 다녔던 곳과 그 곳에서 나눈 지식수다들을 전체적으로 관망하게 해주었다. 그 세세한 내용들이 갖고 있는 지식의 즐거움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을 푹 빠지게 했었고, 그래서..
‘어서와’, 프랑스편 약해도 이런 호불호가 진짜MBC 에브리원 프랑스편은 시청률이 전편이 핀란드편보다 평균적으로 낮다. 핀란드편이 평균 4%대에서 최고 시청률 4.8%(닐슨 코리아)를 찍었던 반면, 프랑스편은 평균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이 수치도 그리 낮은 것은 아니지만 한참 상승세를 타던 것과 비교해보면 조금 주춤하는 느낌을 주는 건 분명하다.이렇게 된 건 기존의 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프랑스편이 보여주고 있어서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독일편이나 최고 시청률을 찍은 핀란드편이 그랬듯, 이 프로그램이 힘을 발휘하는 건 아무래도 한국문화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호감이나 이해 같은 걸 드러냈을 때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왔지만 그러한 공감대 속에서 소통하는 즐거움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재..
‘도시어부’, 어떻게 금기소재 낚시로 시청자들을 낚았을까사실 꽤 오랫동안 예능에서 낚시는 피해야할 소재로 자리해온 바 있다. 물론 물고기가 잡힐 때의 그 즐거움은 괜찮은 방송분량이 되지만, 물고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거의 정지화면이나 다름없을 수 있다. 또 물고기가 방송한다고 나 잡아가라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니, 때론 한정된 시간만 소비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 그토록 오랫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어도 낚시 소재를 담은 것이 별로 없는 이유가 그것이고, 실제로 에서도 이경규와 함께 낚시하기를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로 수행했지만 방송에서는 그다지 낚시의 묘미를 담아내기 어려웠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채널A의 를 보면 이제 이런 금기는 더 이상 ..
올해 영화와 드라마에서 종횡무진한 조우진이라는 씬스틸러 2015년 영화 에서 그저 호리호리한 체형에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얼굴로 등장해 역대급의 소름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충무로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배우가 바로 조우진이다. 이후 조우진의 작품 행렬은 말 그대로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 , , , , , , 까지 한국영화에 그가 빠지면 어딘가 허전할 정도가 되었고, , , 까지 드라마에서도 그는 조연으로 등장해 어김없이 장면을 훔쳐가는 씬스틸러로 자리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역대급의 2016년, 2017년은 사실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1999년부터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해 탄탄한 기본기를 익혔고, 2009년부터는 지금까지 갖가지 역할로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그 존재감을 넓혀왔던 배우..
‘감빵생활’ 비하인드가 보여준 슬기로운 제작현장찍고 있는 공간은 긴장감이 넘치는 감방이지만 제작현장의 분위기는 이보다 따뜻하고 훈훈할 수 없다. tvN 수목드라마 비하인드가 보여준 제작현장의 이야기는 어째서 이 드라마가 이렇게 기분 좋은 사람 냄새를 풍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오로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그 한 가지의 마음으로 모두가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를 이어기는 모습. 모든 드라마 제작현장이 더도 덜도 말고 이 드라마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인공인 김제혁 역할을 맡은 박해수는 그 얼굴에서부터 이 드라마 촬영이 그에게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를 느끼게 해줬다. 그는 단역을 해왔던 것에서 지금처럼 계속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감사하다”며 “한 신 있으면 ..
눈물 가득 ‘황금빛 내 인생’과 ‘신과 함께’, 흥행하는 까닭너무 신파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 누구도 눈물을 참기 힘든 상황 설정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방송 전체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 주말드라마 이 그렇고, 개봉 5일 만에 350만 관객을 넘어서며 일간 관객 수 순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그렇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각각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이 두 작품에는 모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져 있다.은 서태수(천호진)의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크리스마스의 한 풍경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한 상황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이 가장은 가족들에게는 원양어선을 탄다고 했지만 본래부터 삶을 정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몸 상태가 심상찮다..
‘무도’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들, 핵심은 진정성유시민 작가, 송은이와 김생민, 윤종신 그리고 진선규. MBC 예능 은 어떤 기준으로 올해의 인물들로 이들을 선정했을까. 물론 저마다 분야도 다르고 역할들도 다르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의 공통된 이유가 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이들은 모두 단번에 어떤 성과를 거뒀다기보다는 그간의 세월들이 고스란히 쌓여져 그 과실로서 성과가 드러났던 인물들이다. 인터뷰를 위해 자신을 찾아온 멤버들에게 유시민 작가가 들려준 한 마디 한 마디는 어째서 그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고 또 충분히 그럴만한 한 해를 보냈는가를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박명수의 갖가지 ‘명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99% 맞다”며 그것이 속으로는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놓..
'신과 함께', 차태현과 함께 저승으로 이승을 위로하는 법만일 차태현이 아니었다면 이런 ‘바른 이야기’가 감동까지 줄 수 있었을까. 은 실로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영화다. 안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착하고 바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어딘가 짠한 역할에도 잘 어울리지만 동시에 코미디적인 웃음까지 줄 줄 아는 배우 차태현. 는 그래서 ‘차태현과 함께’여서 그 영화적 효과가 배가 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물론 주호민 작가의 웹툰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보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이 작품의 세계관이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고층건물에서 아이를 안고 떨어져 내리는 김자홍(차태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소방관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