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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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3', 이 친구들 아마추어 맞아?옛글들/명랑TV 2011. 10. 23. 10:30
'슈스케3', 어디서 이런 보석들이... 정말 이들이 아마추어란 말인가.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얘기다. 사실 노래 잘하는 친구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누군가의 어려운 노래를 곧잘 따라하고 자기 식으로 소화해내는 그런 가수 지망생들. 하지만 마치 태생이 가수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철저히 자기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자기 노래를 스스로 작곡 작사하고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노래에 맞는 안무까지 척척 연출해내는 이들은 심지어 프로의 세계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들을 우리는 가수라 부르기보다는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 부른다. '슈스케3'가 발굴해낸 울랄라세션, 투개월, 버스커버스커가 그렇다. 지금껏 계속해서 슈퍼세이브(문자 투표와 상관없이 심사위원 최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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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캐릭터들이 말하는 현실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0. 20. 14:54
지붕 뚫던 '하이킥', 바닥 뚫은 이유 먼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이 시트콤의 화자가 이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그는 대장항문과 의사로 줄곧 항문만 바라보면서 살아온 인물. 이 설정은 이 시트콤의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때론 더럽고 때론 힘겨운 현실을 마치 항문을 들여다보듯 보고 있다는 얘기다. 얼마나 기가 막힌 시점인가! 아마도 작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항문을 바라보듯 지독한 구석이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극 초반에 주목된 두 캐릭터, 백진희와 안내상은 이 현실을 잘 말해주는 캐릭터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되지 않는 청년백수에, 등록금 때문에 진 빚에 허덕이며 고시원을 전전하는 백진희는 이 시대 암울한 청춘의 자화상이다. 그녀의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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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일', 추억과 시간에 관한 슬픈 사랑이야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0. 20. 09:17
'천 일', 얼마나 슬픈 얘길 하려는 걸까 "스토리는 신파지만 이 대목은 들을 때마다 내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아." 나비부인의 한 대목을 들으며 서연(수애)은 지형(김래원)에게 말한다. "신파 싫어하잖아." 지형의 물음에 서연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삶이 사실은 신파였다고 한다. 이 짧은 대화는 이 '천일의 약속'이라는 드라마를 말하는 듯하다. 신파? 신파면 어떤가. 그것이 우리네 인생의 비의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다면. '천일의 약속'에는 자주 인물들이 드라마에 나오는 상투적인 설정들을 언급한다. 서연은 지형과 감히(?)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 드라마에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빈부 격차에 의한 부모들의 결혼 반대 같은 걸 찍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향기(정유미)와의 결혼날짜가 정해지자 지형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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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꽃만이 아닌 뿌리가 튼튼한 사극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0. 19. 11:10
드라마라는 뿌리 중의 뿌리는 역시 스토리다 1시간이 너무 짧다. '뿌리 깊은 나무' 3회는 그 속도감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쏟아지는 화살비 속으로 걸어 들어간 세종(송중기)의 마지막 장면의 긴박감으로 시작한 드라마는 끊임없이 사건을 일으키며 흘러가고 어느새 마지막 장면을 마주하게 만든다. 이토록 빠른 속도감을 주는 드라마가 있었던가. '뿌리 깊은 나무'의 이 미친 속도감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이제 고작 4회가 진행됐지만 이 사극은 엄청나게 많은 연기자들이 투입되었다. 세종만 해도 어린 이도(강산), 젊은 이도(송중기)를 거쳐 이제 나이든 세종(한석규)까지 무려 세 명이다. 세종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는 채윤 역시 어린 채윤(채상우), 소년 채윤(여진구), 그리고 성장한 채윤(장혁)까지 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