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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뉴하트’, 장르로 시작해 멜로로 끝나다 '뉴하트' 같은 의드를 유독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정도의 아이템을 가지고 이정도의 결말로 달려간 '뉴하트'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사실 의드는 이제 어느 정도 정착된 장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하얀거탑' 이전의 의드들은 이른바 '무늬만 의사'라는 비아냥이 많았죠. 이유는 병원의 디테일들은 없고 병원을 배경으로 한 멜로가 난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이후 우리네 의드는 한단계 발전했다고 보여집니다. 거기에는 이미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미드에 매료당한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이런 비판적인 시선은 늘 새로운 시도의 밑거름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뉴하트'가 처음 시작할 때 저는 이 심장이라는 소재에서 세가지 포인트를 생각했습니.. 더보기
TV 속 2인자 전성시대 부족하지만 현실적인 캐릭터, 2인자 ‘이산’에서 이산(이서진)만큼 주목받는 캐릭터는 단연 홍국영(한상진)이다. 어떻게 보면 드라마 속 주인공이자 1인자인 이산보다 소위말해 더 뜬 것처럼 보인다. 단적으로 이산은 아무리 멋진 대사를 해도 그저 멋있다는 평가 정도로 끝나지만 홍국영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어록으로 남는다. 시간적으로 보면 홍국영이 등장하는 양은 이산과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그럼에도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장면 속의 홍국영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집중도는 이산보다 더 높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왕의 2인자들, 홍국영과 윤회 홍국영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이산보다 매력적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홍국영을 그렇게 빛나게 하는 것일까. 그 첫 번째 이유는 홍국영이 지극히 .. 더보기
매력적인 ‘뉴하트’, 왜 의드의 새 심장 못됐나 새로움보다는 장르적인 재미 선택한 ‘뉴하트’ ‘뉴하트’가 선택한 것은 의학드라마(이후 의드)의 새로운 실험이 아니라, 장르 그 자체였다. ‘뉴하트’가 기획된 것은 이미 ‘외과의사 봉달희’와 ‘하얀거탑’이 의드의 중흥을 알리기 시작하던 그 때이다. 그만큼 늦춰진 제작은 ‘뉴하트’에게 장점과 동시에 단점을 안겨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장점이란 이미 실험을 해낸 두 의드에서 성공의 요소들을 추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고, 단점은 뒤늦게 제작됨으로 인해서 실험적인 시도는 퇴색되거나, 시도 자체가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드라는 장르적 요소들의 봉합으로 얻은 시청률 ‘뉴하트’가 두 의드(물론 여기에는 외국 의학드라마들의 영향도 빠질 수 없다)에서 뽑아낸 장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의학 장면들은 실제.. 더보기
조치겸, 영조, 최강국 그들의 공통점 주연보다 센 카리스마의 조연들, 그 이유 ‘왕과 나’의 조치겸(전광렬), ‘이산’의 영조(이순재), 그리고 ‘뉴하트’의 최강국(조재현)은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각각의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힘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조치겸은 우리네 사극 속에 권력형 내시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이산’의 영조는 주인공인 이산을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고 또 구원해주기도 하면서 지금껏 드라마의 힘을 만들어온 사실상의 주역이었다. ‘뉴하트’의 최강국 역시 마찬가지. 그는 지금껏 이 흉부외과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건들을 정리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진정한 의미로 드라마의 주인공은 아니다. 주인공이 아니면서 왜 드라마는 이런 캐릭터들을 필요로 할까. 성장하는 주인공의 멘.. 더보기
그들이 추격하는 것은 무엇인가 ‘추격자’의 엄중호와 ‘노인을 위한...’의 안톤 시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추격자’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기묘하게도 유사한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는 영화들이다. 거기에는 희대의 살인마가 등장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즉 이 영화들은 모두 고전적인 형사물이나, 스릴러에 단골로 등장하는 ‘추격과 도망’이라는 장르적 모티브를 잘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이 영화들은 그 장르적 틀 위에서 어떤 의미망을 포착하려 한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추격자’에서 추격자는 보도방을 운영하는 전직형사 엄중호(김윤석)이고 도망자는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이것은 정반대다. 추격자는 희대의 살인마인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이고 도망자는 그다지 선해 보이지만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