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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가난한 드라마 두 편의 진심 SBS ‘아버지의 집’과 KBS ‘경숙이 경숙아버지’ 불황이 드라마 세상에 가져온 것 역시 현실과 다르지 않다. “길면 살 것이요, 짧으면 죽을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드라마 버전으로 읽히는 우리네 단막극의 실종은 그래서 더더욱 의미심장하게 보인다. 가난한 드라마, 단막극들은 이제 이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드라마 경제 속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 힘겨운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듯,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여 꽤 괜찮은 선전을 한 두 가난한 드라마가 있어 주목을 끈다. 바로 SBS 2부작 ‘아버지의 집’과 KBS 4부작 ‘경숙이 경숙아버지’다. 먼저 눈을 의심하게 하는 건 이 두 가난한 드라마가 거둔 시청률이다.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13.5%, ‘아버지의 집’은 무려 19.6%의 최고시청률을.. 더보기
'빵꾸똥꾸'가 진짜 의미하는 것은? '빵꾸똥꾸'에 깃든 사회, 그 의미 난데없는 '빵꾸똥꾸(?)'로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악동인 해리(진지희)가 입에 달고 다니는 이 '빵꾸똥꾸'는 올해의 유행어가 될 만큼 장안에 화제가 됐다. 그런데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러한 용어가 폭력적이고, 필요이상 반복적으로 사용됐다며 해당 프로그램에 권고 조치를 했다. 도대체 왜 이 같은 용어에 대해 이처럼 상반된 반응이 나온 걸까. 먼저 사전에도 없는 '빵꾸똥꾸'가 무얼 의미하는 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시트콤의 내용에 따르면 그 유래는 해리가 어렸을 때 말을 좀 늦게 하게 됐는데, 할아버지인 이순재가 방귀를 뀌는 소리를 듣고는 첫 마디를 '빵꾸똥꾸'라고 말했다는 데서 비롯된 것. 그 후로 뭔가 심사.. 더보기
‘선덕여왕’을 기점으로 앞으로의 사극은? 여성사극의 정점을 찍은 ‘선덕여왕’, 사극의 향방은? 1999년 ‘허준’에서 비롯된 사극의 퓨전화는 2003년 여성사극 ‘대장금’을 통해 그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여성사극의 등장과 성공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적인 사극의 시청층이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렸고, 여성들이 즐기는 사극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또한 선 굵은 남성사극들(주로 전쟁사극이나 정치사극)과 달리, 섬세함이 주 무기가 되면서 여성 사극 작가들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대장금’, ‘선덕여왕’의 김영현 작가가 대표적이고,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대왕세종’의 윤선주 작가, ‘이산’, ‘동이(2010년 방영예정작)’의 김이영 작가 등이 모두 여성 사극 작가들이다. 여성들이 그리는 여성 사극은 당연히 여성성을 담아낸.. 더보기
'천사의 유혹', 만일 속도를 조금 늦췄다면 속도에 대한 강박이 완성도를 망치다 뭐가 그리도 급했던 걸까. 이 폭주기관차 같은 '천사의 유혹'이라는 드라마는 도대체 왜 그리도 달리고 또 달렸던 걸까. 만일 속도에 대한 강박이 없었다면 이 드라마의 완성도는 조금 나아지지 않았을까. 복수극에 복수극을 넣고, 그 속에 가족관계와 연인관계를 거미줄처럼 엮어놓은 이 드라마는 만일 속도를 조금 줄여, 감정선을 충분히 살려놓고 인물들의 행동과 대사에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다면 꽤 괜찮은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남편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한 여인이 갖게 된 불륜과 아이에서 비롯된 이 불운한 가족사는 "복수는 복수를 부르고 결국 그 칼날은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는 상투적이지만 고전적인 주제를 향해 달려간다. 신우섭(한진희)의 아내인 조경희(차화연.. 더보기
'선덕여왕', 우리를 꿈꾸게 한 사극 '선덕여왕', 결국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 지난 5월 봄에 시작한 '선덕여왕'은 12월 겨울에 끝이 났다. 마지막에서 덕만(이요원)이 "스산하다"고 말하고 유신(엄태웅)이 "곧 봄이 올 것입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은 마치 이 '선덕여왕'의 처음과 끝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만 같다. 죽기 직전 덕만은 어린 시절 꾸었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꿈속에서 어린 덕만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던 여인. 덕만은 죽음 앞에서 바로 그녀가 성장한 덕만이었다고 생각한다. 성장한 덕만은 어린 덕만에게 앞으로 있을 시련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지만 사실 가진 건 없을 거야."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그래도 "견뎌 내"라는 것이었다. 이 엔딩 장면은 지금껏 봄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