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사극천하의 뒤안길, 현대물은 투병 중 일주일 내내 한밤의 TV는 과거로 흐른다. 월화는 고구려 건국 직전인 ‘주몽’의 시대로, 수목은 ‘황진이’의 조선시대로, 다시 주말이면 ‘연개소문’, ‘대조영’의 삼국시대로 돌아간다. 사극천하의 뒤안길에 서 있기 때문일까. 같은 시간대의 현대물들은 병원으로 달려가고 있다. 월화극 ‘눈꽃’의 이강애(김희애 분)는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목극 ‘90일 사랑할 시간’의 현지석(강지환 분) 역시 췌장암 말기로 90일 시한부인생 판정을 받았고, 주말극 ‘기적’의 장영철(장용 분)은 폐암 판정을 받았다. 현대물, 나 상태 안좋아 작년부터 있어온 트렌디 드라마의 퇴조는 좀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것은 ‘트렌디 드라마’라는 지칭이 마치 구태의연함과 상투성의 상징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온당한 .. 더보기
여자의 눈물, 황진이, 남자의 눈물, 대조영 유난히 눈물이 많은 두 카리스마 사극전성시대. 금요일을 빼곤 일주일 내내 사극이 TV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그 중 ‘사극은 역시 KB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사극이 ‘황진이’와 ‘대조영’. 이 두 사극은 특히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구석이 있어 흥미를 끈다. 주인공들은 무엇 때문인지 독기 어린 카리스마를 보이다가도 눈물을 펑펑 흘리는데 그것이 시청자들의 맘을 짠하게 만든다. 여자의 눈물과 남자의 눈물, 그 진가를 보여준 황진이와 대조영,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카리스마의 눈물은 더 짠하다 백무로 인해 정인을 잃은 황진이는 신분의 높은 벽과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시대와 맞선다. 그녀의 카리스마는 우리가 도저히 넘을 수 없다 여겼던 백무를 능가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런데 앙.. 더보기
'타짱' '알까기', 대전개그의 세계 타짱. ‘타짜’를 패러디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전개그. 자칫 잘못하면 손목이 날아가는 영화 ‘타짜’에서 보여줬던 긴장감 넘치는 도박판에서, 긴장을 무색케 하는 포복절도의 몸 개그가 폭소유발자다. 독특한 가면개그로 타짱으로 등극한 양배추, 땅그지로 웃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임혁필, 뚱뚱한 몸과 돼지를 닮은 생김새가 가진 이점에도 불구하고 잘 무너지지 않는 변칙개그의 일인자 정형돈 그리고 여기에 매번 초대되는 새로운 타짱들로 터질 듯한 폭소의 긴박감이 이어진다. 그들은 폭소를 유발하기 위해 기꺼이 한 몸을 던지는 승부사로 몸 개그의 한계를 실험한다. ▶ 개그 레시피의 핵심 포인트 1. 테이블에 앉아 양 출전자들은 먼저 상대방의 얼굴에 뿌릴 밀가루, 김가루, 생크림 등을 배팅하고 경기에 들어간다. .. 더보기
역사의 갑옷 벗은 ‘주몽’, 사극마저 버리나 퓨전사극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역사를 날 것 그대로 꺼내 보여준다면 재미있을까. 예상은 부정적이다. 그래서일까. 역사에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퓨전사극이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퓨전사극의 계보는 과거 ‘다모’, ‘대장금’, ‘해신’ 등에서부터 내려오고 있지만 최근 열풍의 진원지는 역시 ‘주몽’이다. 그것은 아무래도 ‘주몽’이라는 강력한 민족적 자긍심을 자극하는 소재에, 역사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고 더 전개가 자유로워진 퓨전사극이라는 형식이 맞물린 결과다. 결과적으로 시청률면에서 승승장구한 주몽은, 최근 연장방영에 대한 논란들마저 연착륙시켰다. 이례적으로 MBC 신종인 부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그간 거듭돼온 방송사의 고무줄편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주몽 만큼은 끝까지 완성도 .. 더보기
환상의 커플, 99%웃음+1%눈물 환상 속의 커플이 환상적인 커플이 되다 ‘환상의 커플’은 웃음이 드라마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가를 보여주었다. 드라마의 완성도나 리얼리티 같은 걸 잠시 접어두고 우리는 드라마 내내 웃음을 터트리다가 어느새 종영을 맞았다. 어찌 보면 조금은 허탈할 수 있는 이 웃음폭탄은 그러나 마지막에 와서 1%의 눈물을 보여주면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 공감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한예슬이라는 연기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나상실 혹은 조안나라는 캐릭터이다. 환상적인 커플, 환상 속의 커플 드라마 종영의 시점에 와서 ‘환상의 커플’이란 드라마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는 걸 알게된다. 그것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못 잡아먹어 으르렁거리면서도 차츰 마음을 열게되는 나상실과 장철수(오지호 분), 이 안 어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