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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다 요즘 주목해서 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혼'입니다. 사실상 공포물이란 것이 TV라는 매체에서 그다지 시청률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장르죠. 특히 요즘처럼 여성 시청층의 입김이 세진 경우라면, 그저 보기만 해도 끔찍하게 느껴지기만 하는 공포물로 채널을 고정시킨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혼'을 처음 접하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처음 시작은 전형적인 귀신영화의 틀을 따라가죠. 거꾸로 자신을 바라보는 혼령과, 거울 속의 혼령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데 이와는 병렬적으로 사이코패스의 이야기가 끼어듭니다. 처음에는 혼령이 무서웠지만, 차츰 사이코패스가 더 무서워지는 것은 이 이야기의 의도 그대로입니다. 폭력이 넘치는 세상, 그리고 그 폭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법, 심지어 폭력을 감싸는 법은 공포의 대상.. 더보기
200회 맞는 'W', 지구촌의 진실과 희망을 담다 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 'W' TV라는 매체는 그 본질이 '멀리 있는 것을 지금 여기에서 본다'는 이른바 '원격현전'이다. 텔레비전(Television)이란 용어 자체가 멀리(tele) 있는 것을 본다(vision)는 뜻. 그런데 과연 우리는 TV를 통해 멀리 보고 있을까. 또 멀리 보고 있다고 해도 그 멀리 있는 것을 제대로 자세하게 보고 있을까. TV가 오락적인 기능에 매몰되고 있는 동안, 정보적인 기능은 그 본질에 맞게 제대로 작동되고 있었을까. 'W'는 어쩌면 TV를 트는 순간 당연하게 생각해야할 이 질문들에 답변하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일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 바로 'W'가 꿈꾸는 프로그램이다. 맥루한이 매체가 우리네 감각을 확장시킴으로써 '지구촌'을 도래하게 할 것이라.. 더보기
여행지도 뜬다, '선덕여왕' 경주, '해운대' 부산 휴가철, 대중문화로 주목받는 촬영지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가 주목받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 휴가철을 맞아 가장 주목받는 곳은 어딜까. 최근 이른바 뜨고 있는 작품들을 염두에 둘 때, 떠오르는 두 지역이 있다. 그것은 현재 시청률 40%에 육박하고 있는 '선덕여왕'의 경주와, 역시 1천만 관객을 예고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운대'의 부산이다. 물론 '선덕여왕'의 촬영지는 경주만이 아니다. 용인의 MBC세트장에서도 촬영을 하고, 양평에서도 야외 촬영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경주가 '선덕여왕' 촬영지로 주목받는 것은 그 곳 보문단지 내에 조성된 신라밀레니엄파크 내에 있는 세트장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껏 사극이 조명하지 않았던 신라를 온전히 품고 있는 곳으로서의 경주가, '선덕여왕'으.. 더보기
‘혼’, 공포와 공감의 공존 공포물이 사회물이 될 때 공포물. 무조건 놀라게 하고 잔인하면 된다? 만일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이야기의 맥락이 없는 단순한 자극으로서의 공포란 물리적인 반응으로서의 소름을 돋게 할 지는 모르지만, 마음을 건드리지는 못한다. 진짜 무서운 것은 단순 자극이 아니라, 이야기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금기와 죄의식을 건드릴 때 저절로 피어나오는 두려움이다. 공포가 어떤 공감까지 불러일으킬 때, 우리는 그 이야기가 주는 무서움을 오래도록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MBC 수목드라마 ‘혼’은 공포와 공감을 둘 다 가져가는 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두 가지 장르가 혼재한다. 그 하나는 혼령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공포물이고 다른 하나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범죄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서로 .. 더보기
'선덕여왕'의 이요원, 연기자의 눈빛을 얻다 가녀린 이미지 탈피한 이요원, 연기의 폭 넓어져 연기자의 눈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어떤 눈은 사람을 깊게 빨아들일 만큼 유혹적이고, 어떤 눈은 그저 쳐다만 봐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처연함을 담는다. 어떤 눈은 텅 빈 내면의 허탈함을 담고, 어떤 눈은 욕망으로 활활 타오르는 마음을 담는다. 그런 면에서 이요원의 눈은 웃고 있을 때의 해맑음과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을 때의 슬픔이 공존하는 눈이다. 때론 그 두 개가 동시에 겹쳐졌을 때, 그녀의 연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이요원은 그 해맑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눈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렸다. 그녀가 연기한 봉달희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데, 그 병의 존재는 두근거리는 가슴과 아픈 가슴을 둘 다 품는 이 캐릭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