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5 (37)
주간 정덕현
‘예쁜 누나’, 길해연 같은 뻔한 나쁜 엄마 클리셰보다 중요한 건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엄마 해도 너무 한다. JTBC 금토드라마 의 예쁜 누나 윤진아(손예진)의 엄마 김미연(길해연) 얘기다. 제 아무리 자기 성에 차지 않는다고 서준희(정해인)를 반대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 집을 굳이 급습해 딸의 머리채라도 잡으려는 그 모습이 볼썽사납다. 자식 같이, 가족 같이 생각한다면서 서준희가 완강하게 윤진아와의 관계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걸 드러내자, 이제 대놓고 속내를 드러낸다. 너는 한참 자기 기준에 모자란다고. 그러면서 누구는 그런 자신을 속물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단다. 더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만나길 원하는 건 모든 부모의 숨겨진 바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엄마에게 그 가족들은 모두 실망감을 느..
‘비긴어게인2’, 음악이라는 감정의 언어를 발견하게 해주다포르투갈 리스본의 어느 분위기 좋은 루프탑 카페에서 로이킴과 윤건이 영화 의 ‘City of Stars’를 부른다. 프로건 아마추어건 상관없이 원하면 사전에 얘기하고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무대. 노래 부르는 그들의 뒤편으로 어둠 속에 점점이 박힌 따뜻한 도시의 불빛들이 별빛처럼 부드럽게 노래 부르는 그들을 감싼다. 윤건의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와 로이킴의 분위기 가득한 음색이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JTBC 예능 가 어느 루프탑 카페에서 보여준 무대는 마치 영화 의 한 장면을 재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무심한 듯 로이킴이 무대에 올라 자기 소개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식사를 하던 손님들이 ..
지상파 드라마, 시청자들의 디테일 요구에 부합한가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을 보다보면 어딘가 ‘현실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한 때는 ‘드라마니까’ 라며 대충 넘어가던 것들이 이젠 ‘드라마라도’ 저건 좀 비현실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테면 KBS 에서 송현철(김명민)이 일하는 은행풍경이 그렇다. 물론 코미디적인 접근을 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는 극화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은행이라는 직종에 걸맞은 현실감 나는 이야기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은행이 배경으로 등장할 뿐이다. 물론 단 1년 전만해도 드라마에서 이런 디테일까지 요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비지상파, 즉 tvN이나 JTBC가 내놓는 드라마들이 사건의 배경이 되는 일터의 상당한 디테일들..
‘라이브’가 집단 트라우마를 겪는 경찰을 담은 까닭우리는 흔한 형사물에서 사건현장에 끔찍하게 살해된 사체를 아무런 감흥도 없이 들여다보고 심지어는 손을 넣어 만져보기까지 하는 베테랑 형사와 그걸 보는 신참 형사가 막 도망치듯 달려가 토를 하는 장면을 흔한 클리셰로 볼 수 있다.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장면이지만 그건 현실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게 tvN 토일드라마 다. 바로 눈앞에서 사제총에 맞고 쓰러져 죽은 동료와, 계속해서 총을 쏴대는 범인과 대치하며 벌벌 떠는 경찰들. 그리고 가까스로 범인을 제압했지만 그 죽음을 목격한 충격 때문에 지구대 전체가 일종의 ‘집단 트라우마’를 보이는 그런 모습이 진짜다. 사람의 죽음은 익숙해질 수가 없다. 베테랑 경찰인 오양촌(배성우) 같은 인물조차 그렇..
조용필 90도 인사, 굴욕이라 비난 말고 그 겸손을 배워라인사는 왜 하는가.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나누기 위해서 하는 게 인사일까. 물론 권위주의 시대의 인사란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나뉘어 받는 사람의 권위나 지위가 더 높다는 걸 확인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과연 온당한 생각일까. 인사는 반가움의 표시다. 윗사람 아랫사람을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받는 사람 따로 있고 하는 사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지위와 나이를 떠나서 반가움이 크면 그 마음을 더 크게 표현할 수 있다. 또 인사는 자신을 낮춤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때때로 어르신이 청춘에게 어떤 일에 대해 감명을 받고 “존경합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우리는 그 어르신의 높은 인격을 오히려 더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