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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간절함만큼은...‘골목식당’ 고깃집 섭외 통한 건

사실 이번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회기동 벽화마을은 시작 전부터 왜 그런 곳에 갔는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죽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에 경희대 같은 대학가 상권을 찾는 건 어딘지 맞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부터 프로그램은 왜 이 곳을 찾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먼저 덧붙였다. 백종원은 같은 상권이라도 잘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이 있다는 걸 그 이유로 삼았다. “앞선 숙대 청파동 하숙골목 역시 잘되는 곳이었지만 안쪽으로 가면 안되는 가게가 있다”는 것. 김성주는 그 곳을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은 7-8년 동안 찾아갔는데 “가게가 계속 바뀐다”는 말로 그 곳이 상대적으로 잘 되지 않는 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로 처음으로 소개된 피자집은 꽤 맛이 좋은데다 값도 저렴했지만 손님들이 별로 없었다. 백종원도 이 곳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손님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된 건 가게 시작한 후 몸이 아파 한 달 간 쉬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백종원은 가게를 오픈하고 쉬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소개된 닭요릿집은 왜 굳이 섭외가 필요한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대학가에서 가성비 좋은 곳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20년 가까이 된 집으로 IMF 때 부모님이 시작했던 식당을 아들이 절친과 함께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레시피와 노하우가 확고히 잡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점심시간에 이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집을 섭외한 것에 대해서도 백종원은 나름의 이유를 덧붙여다. “동네 맛집이지만 한 부분만 고치면 날개를 달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이 동네에 한 집이 유명해지면 그로 인해 상권도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닭요릿집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닭볶음탕을 먹어본 백종원은 크기가 큰 닭을 써 양념이 안까지 배지 않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며,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 방법을 써 붙여놓으면 더 좋을 거라는 것. 

닭요릿집도 나름 고충이 없는 건 아니었다. 부모님이 오래해 왔기 때문에 너무 많은 메뉴를 단순화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고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또 오래된 주방은 손볼 데가 많았다. 백종원은 주방을 보고 오래된 집만 아니면 한 마디 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딘지 닭요릿집처럼 잘 되고 있는 집을 굳이 섭외해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찜찜함조차 한 방에 날려버리는 세 번째 사연의 주인공들이 있었다. 방송 최초로 섭외된 고깃집 사장 부부가 그들이었다. 처음 찾아가 섭외의 대화를 나눌 때부터 어딘가 이들의 간절함이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방송에 나왔던 버거집 사장이 “이거 아니면 안돼”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봤다며 울컥해하는 사모님의 모습에서부터 남다른 간절함이 엿보였던 것.

고깃집이지만 대학가에 맞춰 저렴한 갈비탕, 육개장을 새 메뉴로 넣어 파는 이 집은 맛에 있어서는 혹평을 받았다. 백종원은 한 마디로 “맛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기는 가격이 비싼데다 맛도 별로였고, 갈비탕은 보통 수준으로 개성이 없었으며 육개장은 심지어 시중에 파는 걸 사다 만든 것이었다. 좋은 평이 나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반전은 마지막에 고깃집 사장님이 전한 눈물어린 간절한 사연에 있었다. 이전 동네상권에서 장사가 안되어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님이 찾아와 ‘평생 모으신 돈’인 5천만 원을 내밀며 다시 해보라고 잘될 거라고 했다는 것. “너무 부끄러워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이는 사장님은 “전국적으로 욕을 먹어도 된다”는 말로 자신의 간절함을 전했다. 자신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어머님의 한 평생이 같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에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담겨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그 영향력이 커진 만큼 섭외에 대해 시청자들의 민감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번 회기동 역시 대학가 상권이라는 이유로 시작 전부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서울만이 아니라 더 상권이 없는 지방을 찾아가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에 출연한 고깃집만큼은 그 섭외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맛이 없고 문제가 있더라도 최소한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간절함’이 있고, 또 욕을 먹더라도 개선해나가겠다는 자세가 보이는 집. 이런 집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닐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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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한 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까닭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보고 그냥 채널을 돌린 사람은 없을 듯하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에 대한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그 지표는 시청률이 말해준다. 2.3%(닐슨 코리아)로 시작한 드라마는 3회 만에 5.6%를 찍었다. 벌써부터 작년 최고의 스릴러물로 얘기되던 <시그널>과의 비교가 나온다. 작년에 <시그널>이 있었다면 올해는 <보이스>가 있다는 이야기.

 

'보이스(사진출처:OCN)'

물론 두 작품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면 그 밑에 갈린 정서적인 면들일 게다. <시그널>이 연쇄살인을 막고자 하는 형사들의 간절함이 심지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전기 판타지까지 허용하게 해줬다면, <보이스>는 생사를 오가는 골든타임에 놓인 피해자를 구하기 위한 형사들의 간절한 마음이 누구도 듣지 못하는 소리까지 듣는 주인공의 판타지를 허용해주고 있다.

 

강권주(이하나)가 그 판타지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시력을 거의 잃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갖게 된 남다른 청력으로 보통사람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인물이다. 그가 콘트롤 타워에서 귀에 꽂은 리시버와 마이크 하나로 현장상황을 거의 눈앞에 보듯이 진두지휘하고 때로는 미세한 소리만으로 위급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를 찾아낼 수 있는 건 그 판타지적인 능력 때문이다.

 

강권주가 콘트롤 타워를 지키며 전체를 관망하고 행동할 방향을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그 손발이 되어주는 건 현장을 뛰는 무진혁(장혁)이다. 그는 강권주가 연결된 통신장비 하나를 의지 삼아 현장에 뛰어든다. 남다른 관찰력과 현장에서의 순발력은 뛰어나지만 길바닥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아내에 대한 기억은 그를 때로는 물불 안 가리고 몸이 먼저 앞서게 만들기도 한다. 강권주의 콘트롤과 무진혁의 현장에서의 능력은 그래서 이 살벌한 사건들에 놓여진 피해자들을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과 만나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현실의 사건들은 눈을 뜨고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 아버지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해온 피해자가 다시 나타난 그 아버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아동학대를 자행하는 두 번째 사건은 그 피해자가 아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계모의 칼에 찔린 채 세탁기 속에 숨어서 강권주와 통화를 하며 구해 달라 외치는 아이의 목소리는 시청자들에게 공포물에 가까운 충격을 주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 아이를 죽이라 사주한 비정한 아버지가 사실 그 아파트의 경비원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지고 그가 무진혁마저 죽이려는 반전은 보는 이들을 섬뜩하게 만들었고, 또한 미리 알아챈 무진혁이 상황을 뒤집어 오히려 그 경비원의 잔혹한 범죄들을 토로하게 만드는 장면은 또 다른 반전의 통쾌함을 안겨주었다.

 

게다가 이야기는 다시 무진혁의 아내와 강권주의 아버지가 동일한 가해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드라마에 추진력을 달아주었다. 결국 강권주를 믿지 않던 무진혁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자신들의 가족을 비참한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를 잡는 궁극의 목표로 달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시그널>도 그렇지만 <보이스> 역시 최근 우리네 대중들에게 어떤 정서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간절함이라는 코드를 담고 있다. 골든타임 내에 구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피해자들이 있고, 자신들의 가족도 그 골든타임을 넘겨 죽음을 맞게 된 트라우마를 가진 형사들이 있다. 피해자들을 어떻게든 구하려는 형사들의 몸부림이 시청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이스>의 예사롭지 않은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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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5 23:22 신고 BlogIcon 꽃구름 별사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드보려다가 우연히 보이스 1화를 봤는데 눈을 못떼겠더라구요.. 내용이 현실 같아서 더 무서운데 재밌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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