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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먹다 대상까지 먹은 이영자, KBS·MBC 대상의 의미

“먹다먹다 대상까지 먹었다.” <2018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는 그렇게 말했다. 박나래의 대상 불발은 아쉬웠지만 이영자는 충분히 대상을 받을 만했다. <2018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영자는 이로써 <2018 KBS 연예대상>에 이어 역대 최초로 2관왕이 된 여성예능인이 됐다. ‘유리 천장을 깼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한 수상결과다.


<2018 MBC 연예대상>에 대상후보로 이영자, 김구라, 전현무, 박나래가 호명되었을 때부터 일찌감치 예상됐던 건 이영자와 박나래의 경합이었다. 실질적으로 올해 MBC 예능의 성과라고 하면 <전지적 참견시점>과 <나 혼자 산다>로 압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현무가 두 프로그램에 걸쳐 있을 만큼 활약이 컸고, 지난해에도 대상을 받아 올해도 연달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지만, 그래도 올해의 주역이 이영자와 박나래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시상식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전현무는 김구라와 자신에게 “긴장감이 없다”는 말로 이 날의 주역이 이영자와 박나래라는 걸 선선히 인정했다. 이렇게 된 건 워낙 올해 이 두 인물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영자는 특유의 먹방으로 휴게소 풍경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했고, 박나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 혼자 산다>를 MBC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드는데 수훈 갑 역할을 맡았다.

MBC가 이영자에게 대상을 안긴 것은 그 활약상을 인정한 것이지만,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다. 그것은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한 후,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2018년 성공작이 <전지적 참견 시점>이었다는 점이다. <나 혼자 산다>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MBC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에 더 가치를 부여했다는 것. 이것은 MBC 예능국이 가진 생각이 담겨있었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도전에 대한 갈증이 여전하고, 거기에 가치부여를 더 하겠다는 의지까지.

물론 박나래의 대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 만큼 2019년에는 그의 활약을 더 기대해볼만하게 되었다. <나 혼자 산다>를 중심축으로 해서 박나래의 또 다른 도전들이 2019년 충분히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건 아마도 박나래는 물론이고, MBC도 또 시청자들도 바라는 바일 게다.

이영자는 수상 소감에서도 밝혔지만 꽤 긴 활동을 거쳐 이제야 그 시간들을 인정받는 여성 예능인이 됐다. 그간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로 많지 않았고, 또 그만한 가치도 인정받지 못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건 이영자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여성 예능인들 전체에게도 의미 있는 성취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연예인 개인의 활약이 아니라 매니저의 케미를 통해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 갖고 있는 색깔을 떠올려보면, 이번 이영자의 수상이 담고 있는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도 감지할 수 있다. 연예인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매니저들 같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것. 이를 반영하듯 <전지적 참견 시점>의 매니저들은 연예인들만큼 사랑받았고, 이영자가 대상을 수상한 후 특별히 그 영광을 함께 누리려 했던 인물도 다름 아닌 그의 매니저 송성호였다.

박나래 대상 불발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영자는 충분히 대상감이었다. 거기에는 여성 예능인의 성취와,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만들어내는 이야기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담겨 있었고, MBC로서는 새로운 도전의 성취라는 메시지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이영자와 박나래의 또 다른 도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Posted by 더키앙

1인칭 슈팅게임 같은 'PMC:더벙커'를 보는 상반된 시선

이게 게임이야 영화야?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의 신작 <PMC : 더벙커>를 본 관객이라면 이런 얘기가 나올 법하다. 마치 <배틀 그라운드>, <오버워치> 같은 1인칭 슈팅게임을 보는 듯한 시각적 체험이 영화의 전편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다.

<PMC : 더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팀장 에이헵(하정우)이 CIA의 의뢰를 받아 군사분계선 지하 30미터 비밀벙커에서 북측 고위급 인사를 망명시키는 미션을 수행하다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도 배우 하정우의 얼굴을 초근접으로 따라다니며 그 긴박감을 담아냈던 것처럼 이 영화에서도 카메라는 하정우가 연기하는 에이헵의 상황을 근접촬영하며 따라간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중국과 미국 사이, 그리고 미국 내에서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후보들 간의 입장들 속에서 이 벙커에 갇혀버린 에이햅의 상황도 변한다. 게다가 북측 고위급 인사 대신 북한의 ‘킹’이 등장하고 그를 납치하는데 성공하지만 또 다른 군사기업이 기습을 하게 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아시아 최고의 현상금이 걸린 ‘킹’을 살리지 못하면 벙커 자체를 폭파시켜버리려는 CIA 측의 움직임 속에서 에이햅은 위기일발의 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전개되는 상황들은 국제정세까지 연결되어 있어 다소 복잡할 수 있고 게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어 도대체 저게 무슨 이야기일까 여겨질 수 있다. 게다가 벙커 안에서, 그것도 에이햅이라는 인물의 시점을 중심으로 담겨지는 영상들은 폐쇄공포증을 일으킬 만큼 답답함을 안긴다. 다만 그 안에 놓여진 에이햅에게 이중 삼중으로 더해지는 풀어나가야할 미션들이 숨쉴 틈 없는 몰입감과 긴박감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에이햅의 시점으로 담겨진 영화는 그래서 한 편의 1인칭 슈팅게임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흥미로운 건 이 전투 상황에서 적진에 먼저 투입되는 공모양의 무선으로 조종되는 카메라가 다양한 시점을 더해준다는 점이다. 바닥으로도 또 천정으로도 붙어 다니는 이 카메라는 에이햅이 이 벙커 여러 곳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들을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면서, 영화적으로는 360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점 샷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답답한 벙커 속이지만 영화가 다채로운 장면들을 연출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인 셈이다.물론 1인칭 슈팅게임에 익숙한 유저라면 이 긴박감 넘치는 에이햅의 시선을 따라 끝없이 움직이는 영상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이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1인칭 시점의 답답함은 영화 후반부에 가면 고공에서 벌어지는 클라이맥스 장면의 스펙터클을 더 극적으로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의 이러한 감각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너무 흔들리는 카메라와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영상들의 홍수가 엄청난 에너지가 아니라 받아들이기 힘든 복잡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자칫 ‘정신 산만한’ 장면들로만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그래서 극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다. 게임의 감각을 수용해 만들어낸 압도적인 시점이 주는 몰입감으로 열광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답답함과 복잡함이 뒤섞인 정신없는 액션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 과연 관객들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사진:영화 'PMC: 더벙커')

Posted by 더키앙

‘가로채널’ 양세형, 포방터시장 새벽 5시부터 성지순례

잘 살려낸 골목상권, 열 효자 부럽지 않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살려낸 홍은동 포방터시장이 이젠 같은 방송사 <가로채널>을 살렸다. 새벽 5시부터 포방터시장의 명물이 된 돈가스집을 찾아온 양세형의 이야기를 내보내면서 시청률도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돈가스집을 찾았으나 이미 대기표가 소진되어 돈가스를 먹지 못했던 이야기와 백종원의 부탁으로 홍탁집 아들을 찾아간 이야기가 방영되며 3.5%의 시청률을 냈던 <가로채널>은 이번 주 돈가스집에서부터 홍탁집까지 하루종일 ‘성지순례(?)’를 한 양세형의 이야기로 4.7%의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역시 화제의 중심에는 돈가스집과 홍탁집이 있었다. 실제로 새벽에 나와 줄을 서는 손님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새벽 5시에 나온 양세형은 자신보다 더 일찍 나온 이들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손님 중에는 심지어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일이지만, 이제 돈가스집에 줄을 서는 일은 하나의 놀이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차츰 날이 밝아오고 사장님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며 줄 선 손님들은 환호했고, 그렇게 대기표를 받고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가로채널>의 개인방송을 통해 양세형은 번호표 3번을 받고 거기 함께 기다리는 손님들과 형성되는 묘한 유대관계를 전해주었다.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이들이 갖는 그 유대관계 속에서 양세형은 핫팩과 음료를 나눠주며 그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번호표를 받고도 음식을 준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또 하나의 코스가 된 PC방에서 시간을 보낸 양세형은 정해진 시간에 다시 돈가스집을 찾아 새벽에 함께 기다리던 이들과 드디어 돈가스를 영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기다렸으니 어떤 음식이 맛이 없을까 싶지만, 양세형은 그것과 상관없이 정말 맛있는 돈가스라고 극찬했다. 고기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고 튀김옷도 촉촉해 ‘순수한 맛’이라고 표현한 양세형은 보는 이들이 참을 수 없을 만큼의 먹방을 선보였다. 이를 보는 스튜디오의 강호동이 연실 “힘들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다.

그렇게 돈가스집을 클리어(?)한 양세형은 그냥 돌아오지 않고 홍탁집의 닭볶음탕을 먹기 위해 저녁이 될 때까지 포방터 시장 근처를 투어하며 보냈다. 꽤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포방터시장의 풍경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처음 백종원이 이 곳을 찾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그 때는 마치 냇물이 흐르는 시골 같은 한적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이들도 북적대는 활기가 느껴졌다. 

홍탁집 역시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닭볶음탕을 맛볼 수 있었지만 돈가스를 먹기 위해 그 긴 시간을 기다렸던 양세형에게 그건 그리 힘든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들어가 먹게 된 닭볶음탕의 맛도 맛이었지만, 확연히 달라진 홍탁집 아들의 친절함과 그걸 보며 흐뭇해하는 어머니의 웃음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무뚝뚝했던 돈가스집 사장님의 아내가 이제 여유있게 손님들과 소통했던 것처럼, 장사가 잘 되면서 홍탁집 아들과 어머니도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나 있었다. 

이 정도면 프로그램 하나가 만들어낸 엄청난 시너지 효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제대로 찾아가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던 포방터시장. 돈가스집이 살아나고 홍탁집이 제 자리를 찾아가면서 이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져 그 곳의 상권 자체가 살아났다. 그리고 그 곳을 찾은 <가로채널>이 이제는 그 화제성의 수혜를 그대로 이어갔다. 프로그램 하나가 만든 놀라운 시너지의 선순환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붉은 달 푸른 해’, 아동학대자들에 대한 응징 그 양가감정

누가 봐도 아동학대를 해온 부모라는 게 뻔해 보이지만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그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는 그 광경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아동학대를 당해온 하나를 친딸이라며 개장수 고성환(백현진)이 굳이 데려가는 그 모습을 보는 차우경(김선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형사 강지헌(이이경)은 위험할 때 누르면 자신이 찾아가겠다며 아이의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채워주며, 고성환에게 자신들이 항상 주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장면은 <붉은 달 푸른 해>라는 문제작이 제기하고 있는 질문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동학대는 그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는 가해사실을 부인하기도 하고, 그걸 은폐하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은 다시 그 부모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과연 이런 부모들을 부모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를 차에 태우고 가는 길에 고성환은 “그걸 말했냐”고 물었고, 아이는 얘기하지 않았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하면 어떻게 될 거라고 했냐고 되묻는 고성환에게 아이는 “목을 비틀어 죽여 버린다”는 끔찍한 말을 했다. 아이가 당한 학대와 그걸 숨기려던 이유가 이 대화 속에는 들어 있었다. 

하나가 어떤 학대를 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놀이터에서 놀다 아이들이 발견한 죽은 새를 하나가 묻어주는 장면은 그 학대가 어떤 것이었는가를 예감하게 해준다. 하나는 죽은 무언가를 묻어주었거나 묻는 장면을 보지 않았을까. 그래서 죽은 새를 그렇게 묻어줬던 게 아닐까. 

결국 개장수 아빠와 집으로 가게 된 하나는 그 날 밤 끔찍한 소리를 듣고는 차우경에게 전화를 건다. 차우경은 아이가 또 학대를 당하는 게 아닌가 싶어 그 밤에 차를 몰아 하나의 집까지 달려오지만, 아이가 들은 소리는 개장수 아빠가 끔찍한 응징을 당하는 소리였다. 그걸 보게 된 차우경 또한 그 응징자에 의해 납치됐다. 강지헌은 과연 차우경과 하나를 구해낼 수 있을까. 

아동학대를 하는 부모와 그 부모를 응징하는 누군가를 보는 감정은 그래서 복합적이다. 그런 부모도 부모냐며 공분을 일으키지만 그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는 장면에서는 시원하다기보다는 끔찍함을 느끼게 된다. 이건 어쩌면 우리가 뉴스 등을 통해 아동학대 사건을 들여다볼 때 느끼게 되는 양가감정이다. 심지어 죽이고픈 살의까지 느껴지는 분노가 피어오르지만, 그런 살의가 갖는 불편함 또한 느껴지기 마련이다. 

‘부모 같지 않은 부모’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보면 <붉은 달 푸른 해>라는 제목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다. 붉어서 해인 줄 알았는데 달이었다는 것이고, 푸르러서 달인 줄 알았는데 해였다는 의미. 부모인 줄 알았는데 끔찍한 아동학대범이었고, 반대로 잔혹한 연쇄살인범인 줄 알았는데 끔찍한 아동학대범들을 처단하고 아이를 구해내려는 이였다는 것. 차우경은 과연 어느 쪽일까. 또 미스터리한 인물인 이은호(차학연)는?(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음식보다 허세, ‘골목식당’ 백종원이 답답해한 까닭

이 식당들은 과연 진정 절박한 걸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은 첫 방송이 나가면서부터 욕을 많이 먹었던 집이다. 조리도구들도 꽤 비싼 걸로 구입했지만 부엌은 관리가 엉망이었고 피자는 기본도 되지 않은 맛이었다. 조보아는 도우가 풀죽처럼 흐물흐물해 식감이 이상하다고 평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에게 자신 있는 음식을 준비해보라는 미션을 내줬다.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사장님이 그 음식 준비에 쓴 시간은 4일. 모임에 배드민턴 시합처럼 바쁜 일정 때문이었다. 결국 새롭게 내놓은 음식은 서아프리카 향신료를 넣어 카리브해 연안에서 쓰는 기법으로 조리한 코다리와 미국 남부 스타일의 칠리 덮밥이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이 미션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준비하라했지만 그는 신메뉴 개발을 하려 했던 것. 그것도 조리 시간이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이었다. 과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으로 장사를 하려는 것인지가 의문이었다. 신기한 것은 코다리 요리는 형편없었지만 칠리 덮밥은 맛있었다는 점이다. 

“미스터리하다”는 표현을 쓴 백종원은 이 사장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영 요리가 허세 그 자체인 것처럼 보였는데 칠리 덮밥이 맛있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요리 실력은 있었다는 것. 실제로 그는 프랑스 요리학교에서 졸업은 못했지만 공부를 했던 경력이 있었다. 결국 백종원이 궁금해지는 건 피자집 사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사람들과의 교류, 수입, 요리 연구 중 피자집 사장은 요리 연구를 택했다. 하지만 요리 연구는 백종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전혀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 그에게 백종원은 “진짜 절박하냐”고 물었고, 그제서야 “돈 버는 걸 우선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내놨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수료하지 못한 게 돈이 없어서였다며 돈 벌어 학교를 마치려 한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이 해온 일련의 행동과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답변들을 통해 절실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백종원이 굳이 “절박하냐”고 물은 건, 사실상 이 프로그램이 가진 취지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노력을 다 해봤지만 잘 되지 않는 절박한 분들에게 함께 노력해서 잘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과 백종원이 가진 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 거 다하면서 피자에 대해 지적을 받자 바로 접어버리고 엉뚱하게도 유학경험에서 나온 이런저런 신 메뉴를 실험하는 그 행동들에게 절박함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사정은 이제 장사 경험이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고로케집 청년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바에 가까운 수준의 인테리어를 해놓고 고로케를 파는 이 집 사장은 꿈이 장사로 20억을 벌어 건물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이 말한 것처럼 꿈을 갖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 사장이 그 꿈을 위해 무얼 준비했는가는 알기가 어려웠다. 

고로케를 선택하게 된 것도 가게 인테리어를 하고 난 후라고 했고, 그것도 직접 몸으로 배운 게 아니고 엄마 친구로부터 배운 것이라 했다. 그런 고로케가 맛이 있을 리가 없었다. 백종원은 혹평했고, 다른 유명 고로케집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라는 미션을 부여했다. 여러 고로케집을 다녀왔지만 이 청년 사장은 엉뚱하게도 자기 고로케가 더 맛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맛을 보니 영 아니었지만.

백종원이 다른 유명 고로케집을 찾아다니라고 한 뜻은, 그 집의 고로케 가격이 이 집보다 훨씬 싸고, 또 그렇게 싸게 된 이유를 스스로 알게 하려던 것이었다. 결국 해법은 스피드에 있었다. 오랜 연습을 통해 숙련된 동작에서 나오는 스피드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고로케를 만들 수 있게 했고 그것이 가격 경쟁력을 만드는 비결이었던 것. 결국 연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예고편에 살짝 등장한 모습을 보면 그리 빨라진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자신감이 나쁜 건 아닐 게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백종원이 말하듯 허세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을 벌어야 하고 또 벌고 싶지만 전혀 준비는 되어있지 않은 이들 앞에서 백종원이 가질 답답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고로케집 청년 사장에게 “도둑놈 심보”라고 한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어째서 이 프로그램은 이렇게 전혀 준비도 마인드도 되지 않은 식당을 섭외한 걸까. 솔루션을 받아 마땅한 식당들도 찾아보면 적지 않을 텐데 굳이 왜? 시청자들도 답답해지는 지점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땐뽀걸즈’, 혹독한 현실 우리에게 판타지가 필요한 까닭

KBS 월화드라마 <땐뽀걸즈>가 종영했다. 종영했지만 이 작품이 남긴 여운은 꽤 오래 갈 것 같다. 최고 시청률은 고작 3.5%(닐슨 코리아). 평균 시청률이 2%대지만 시청률 하나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드라마다. 올해 KBS 드라마들을 통틀어 봐도 이 작품만큼 예쁘고, 가슴을 울리게 하는 감동과 함께 삶의 의미까지 담아낸 작품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땐뽀걸즈>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걸까. 

실제 거제여상의 댄스스포츠 동아리와 이 동아리를 이끈 이규호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드라마화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점이 만들어지는 건 당연하다. 실제 사실을 이기는 허구는 존재하기 어렵다. 그래서 별다른 극적 구성없이 이규호 선생님의 헌신적인 교육자로서의 삶과 그가 보듬은 댄스스포츠 동아리의 아이들의 현실을 담담히 담아낸 다큐멘터리의 감동을 드라마가 그대로 재연해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드라마 <땐뽀걸즈>는 그 소재를 드라마적인 메시지로 재해석했다. 결국 다큐멘터리가 담은 메시지이기도 했지만, 드라마는 왜 거제여상에서 쉽지 않은 현실을 살아내는 이 아이들이 댄스스포츠 같은 별 현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열심히 빠져 들었는가를 질문한다. 당장 아르바이트를 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고, 대학을 간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인 이 아이들은 겨우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전선으로 뛰어드는 걸 당연한 삶처럼 받아들인다. 

청춘이 가진 특유의 발랄함이 가려서 일견 아무 고민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저마다 하고 싶었던 일들을 스스로 접게 된 나름의 아픔들이 숨겨져 있다. 영화감독이 꿈인 김시은(박세완)이 그렇고 모델이 꿈인 양나영(주해은), 한 때는 유도 유망주였지만 부상을 핑계로 꿈을 접은 이예지(신도현) 또 본래 춤에 관심이 있고 소질도 있지만 아버지 권동석(장현성)에게 그걸 드러내지 못하는 권승찬(장동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그냥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주어진 일들을 하며 살아내지만, 이규호 선생님(김갑수)은 이들에게 댄스스포츠를 통해 무언가를 이뤄내는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한다. 물론 학교를 졸업시키기 위한 선생님의 유인책이지만 댄스스포츠 같은 전혀 현실에는 무익하다 싶은 일이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그 순간 아픈 현실을 잠시 잊고 빠져들게 되고, 그렇게 대회에 나가 노력을 인정받으면서 그것이 잠시 간의 판타지였을 지라도 그들이 앞으로 살아나가는데 오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복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땐뽀걸즈>는 애초 다큐멘터리가 보여줬던 거제여상의 댄스스포츠반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확장되어 ‘우리는 왜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꾸는가’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된다. 영화감독이 꿈인 김시은이 대학 면접에서 왜 영화를 하려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내놓은 답변은 그래서 이 드라마가 하려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세상에서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들고 싶어서요. 영화는 가짜잖아요. 현실은 진짜고. 전 사람들이 현실을 잊기 위해서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저는 그렇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영화를 만드는 작업 자체가 환상을 파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서 제가 더 좋아하는 것도 있고. 뭐 그 환상이 가짜고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해도 전 그거를 보는 사람들이 순간만큼이라도 행복을 느끼면 그 영화만큼 진실한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순간 만큼은요. 그래서 저는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들고 싶어요.”

김시은이 말한 건 다름 아닌 현실에 치여 꿈꾸지 않던 자신들을 댄스스포츠라는 환상(?)을 통해 순간만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줬던 이규호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였다. 무익한 환상처럼 보였지만 그 순간의 행복들이 있어 그 어려운 현실들을 버텨내고 통과해낼 수 있었다는 것. 그건 어쩌면 이 작은 드라마가 서 있는 지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현실적으로는 낮은 시청률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꿈을 꾸었던 그 순간들만큼은 충분히 행복감을 주었던 드라마가 바로 <땐뽀걸즈>이기 때문이다. 꿈은 사치라고 말하는 현실에 꿈이 있어 비로소 버텨낼 수 있다고 말해주는.(사진:KBS)

Posted by 더키앙

‘알함브라’, 송재정 작가의 세심한 노력에 폐인들이 늘고 있다

게임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를 하는 데는 1차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그건 게임을 잘 아는 이들과 잘 모르는 이들 사이의 확연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세계에 있어서 너무 초보적인 이야기를 다루면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게임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시시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너무 복잡하거나 어려우면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마니아들은 열광해도 보통사람들은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그런 점에서 보면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신기한 드라마다. 증강현실이라는 낯설 수 있는 게임의 세계 깊숙이 들어가지만 어찌된 일인지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도 어느새 그 세계에 깊이 빠져든 자신을 발견한다.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린 것일까 싶지만, 그간의 전개 과정을 보면 이 작품이 그 게임이라는 낯선 세계에 조금씩 우리를 빠져들게 하기 위해 얼마나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활용한 방법은 충분한 튜토리얼과 여행, 멜로 같은 당의정을 더해 최대한 친숙한 느낌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전혀 게임과는 무관한 듯한 느낌을 준다. 현빈과 박신혜가 주인공들이니 누가 봐도 달달한 멜로가 떠오른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풍광까지 더해지면 이보다 좋은 그림이 없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편안하게(?) 시청자들을 유입시켰다. 유진우(현빈)와 정희주(박신혜)가 그라나다의 보니따 호스텔에서 만나 툭탁거리며 조금씩 케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실제로 이 멜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유진우는 IT투자회사인 제이원 홀딩스 대표가 아닌가. 누가 봐도 이 구도는 우리가 그토록 많이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렇게 편안하게 접근시켜놓고 갑자기 유진우는 그라나다의 한 광장을 나가 증강현실 게임을 시작한다. 나사르 전사의 석상이 살아 움직이고 어느 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녹슨 철검으로 밤새도록 그 전사와 싸움을 반복하는 장면이 다소 코믹하게 그려진다. 그런데 이 코믹한 시퀀스는 사실상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게임의 세계로 들어가는 튜토리얼의 역할을 해준다. 증강현실의 게임 세계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거기서는 레벨을 높여나가야 하며, 그래서 더 좋은 무기를 얻을 수 있다는 룰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차츰 이 세계가 익숙해질 즈음 게임 안에 만들어진 디지털 이미지들과의 대결만이 아니라 다른 유저와의 대결 또한 가능하다는 걸 유진우의 라이벌 차형석(박훈)의 등장을 통해 보여준다. 이처럼 게임의 세계에 발을 조금씩 깊게 들어가면서도 동시에 시청자들이 본래 기대했던 유진우와 정희주 사이의 케미 역시 이어간다. 보니따 호스텔을 100억에 팔라는 유진우의 제안과 조금씩 호감을 갖기 시작하는 정희주 그리고 두 사람 사이를 사랑의 메신저처럼 이어주는 귀여운 여동생 정민주(이레)가 낯설 수 있는 이 게임 속 모험 속에서도 편안한 느낌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갑자기 게임 속에서 유진우의 칼에 맞아 죽은 차형석이 진짜 죽은 사체로 발견되고, 그가 그 후에도 유진우에게 계속 게임 속 캐릭터로 나타나는 상상하지 못한 전개를 보여준다. 놀랍고 믿기 힘든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미 이 단계가 되면 시청자들은 그 세계 깊숙이 자신이 들어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유진우에 몰입하게 된 시청자들은 사이버 좀비가 되어 그를 공격해오는 차형석에게 죽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을 대변하듯 정희주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차형석을 가로막아 유진우를 구한다. 증강현실의 게임 이야기와 멜로가 절묘하게 이어지는 순간이다.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 가진 특징인 것처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어느 가상(판타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여타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조심스럽고 세심한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게임 자체를 잘 모르는 이들도 빠져들 수 있게 적절한 멜로 코드와 캐릭터들의 매력을 당의정처럼 끼워 넣고 그 힘이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세계의 낯설음조차 익숙해지게 만들어낸다. 

굳이 스페인 그라나다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점과, 거기서 주인공 남녀가 만나 관계를 시작하는 건, 그래서 게임이라는 마법 같은 공간을 좀더 친숙하게 이해시키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까지 여겨진다. 여행이든 연애든 빠져들수록 비현실도 현실처럼 여겨지게 되는 건 게임의 세계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처럼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충분한 튜토리얼을 마친 드라마는 이제 서울로 돌아와 그 환상적인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나간다. 아들인 차형석이 제이원 홀딩스를 나갈 때도 또 그라나다에서 사체로 그가 발견됐을 때도 냉철한 모습을 보인 차병준(김의성)은 마치 유진우를 아들처럼 여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낸다. 

제이원 홀딩스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이사로 있는 그는 알고 보면 자식을 내치거나 그 죽음도 선선히 받아들일 정도로 무서운 사업가다. 유진우를 아들처럼 대한 것도 그 사적인 관계 때문이 아니라 사업적인 선택이었을 뿐이다. 증강현실 게임에 엄청난 부작용이 있다는 걸 알고 이를 파헤치며 해결하기 위해 게임 출시를 막고 있는 유진우를 이제 그는 대놓고 끌어내리려 한다. 이는 향후 유진우와 차병준의 회사경영을 놓고 벌어질 한 판 대결을 예감하게 만든다. 

한편 유진우가 더더욱 게임에 빠져 들어가는 과정은 게임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보다 좋은 무기를 얻어야 계속 나타나는 차형석 좀비를 이겨낼 수 있다는 설정 속에서 유진우는 계속 업그레이드된다. 또한 비서인 서정훈(민진웅)이 그와 동맹을 맺게 되면서 차형석이 그에게도 보이고 그 또한 공격받게 된다는 새로운 룰이 등장하는 점도 그렇고, 레벨 90에 도달하면서 나타난 시타델의 매가 마스터인 세주의 메시지를 갖고 오는 장면도 게임 마니아들을 열광시킬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레벨을 높이려는 그 의도가 사라진 정희주의 동생 정세주(찬열)를 찾기 위함이라는 설정은 게임을 모르는 이들까지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다. 동생이 실종된 걸 알고 무슨 일이든 하려는 정희주와 유진우가 함께 동생을 찾아가는 긴장감 넘치면서도 로맨틱한 모험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게임 마니아들은 물론이고, 게임을 잘 모르는 이들까지 빠져들게 만드는 치밀하고 세심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송재정 작가의 파격적인 세계가 보편적인 열광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이유다. 한 주를 기다리기가 힘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폐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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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 광고 촬영도 지지받는 까닭

보통 연예인들이 광고를 찍는 걸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양면성이 있다. 대세 연예인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축하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저들만이 가능한 그 일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그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가 찍은 광고 촬영에 대한 대중들의 마음은 한결 같을 게다. 잘 되길 바라며 축하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이게 가능해진 건 이제 사회 초년병이라고 할 수 있는 송이 매니저에 대한 깊은 공감대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찾은 송이 매니저가 통장정리를 하고, 거기 찍힌 약 7천 원의 잔고는 사회에 갓 나온 청춘들이 겪는 현실을 실감나게 했다. 방송에도 출연해 출연료도 받고 있지만 송이 매니저는 “집세, 공과금, 주택청약”에 “엄마와 동생 용돈”까지 주고 나면 잔고가 없다며 활짝 웃었다. 

광고를 찍으면 목돈이 생길 것 같아 이를 쓰지 않고 모아두려 은행에서 적금과 예금을 알아보는 송이 매니저에게서 쓸 데는 쓰지만 남다른 미래에 대한 계획성 또한 갖고 있는 이 사회초년병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이사를 가야할 것 같아 전세대출을 알아보는 와중에 슬쩍 나온 ‘학자금 대출’ 이야기도 그저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약 7백만 원 가량의 학자금 대출이 있다는 송이 매니저의 이야기에 은행원은 대부분 대학졸업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그렇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지금 갓 사회에 나온 청춘들이 처한 현실이었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짠하게 다가온 건 송이 매니저가 굳이 박성광에게 한 끼를 사겠다며 한우 고깃집을 가서 보여준 모습들이었다. 어머니께서 한 끼 얻어먹으면 한 끼는 꼭 대접해야 한다고 하셨다며 굳이 고기를 사겠다며 간 음식점에서 1인분에 6만원을 하는 생갈비를 별로 놀라지도 않고 시키는 송이 매니저에게서는 박성광에 대한 고마움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갈비탕이 굳이 먹고 싶다며 손사래를 치는 박성광의 고집을 꺾고 먹게 된 생갈비가 “처음 먹어보는 소고기”라는 걸 알려주는 건 먹을 때마다 저절로 입가에 번지는 송이 매니저의 미소였다.

평상 시 음식 앞에서는 ‘전투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괜스레 야채 쪽으로만 젓가락이 가는 송이 매니저에게서는 박성광을 대접해야겠다는 마음과 너무 비싸 더 먹기는 부담스러운 소고기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공존했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듯, “네가 맛있게 먹어야 나도 맛있게 먹는다”고 말하는 박성광은 굳이 더 생갈비를 시키고 매니저 몰래 계산을 했다. 송이 매니저가 가진 마음도 훈훈하지만, 이를 알아주고 배려해주는 박성광의 마음 씀씀이 또한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승승장구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인지상정일 게다. 사회 초년병이 갖는 현실적인 고충과 그럼에도 해야 할 도리는 다 하려는 모습. 그리고 그걸 묵묵히 지켜봐주면서 모르게 배려하는 모습이 담아내는 따뜻함. 박성광과 송이 매니저가 광고 촬영을 하는 일조차 지지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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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탄 이영자, 들어주고 공감해준 게 비결이라는 건

올해 <2018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이영자가 됐다. 함께 대상 후보로 <해피투게더4>의 유재석, <1박2일>의 김준호, <불후의 명곡>의 신동엽,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이동국 등이 함께 후보에 올랐지만 대상은 <안녕하세요>의 이영자에게 돌아갔다. 후보와 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올해 KBS의 예능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시도들을 하긴 했지만 그만한 성과를 얻어내진 못했다. 꽤 오래도록 장수한 프로그램들이 그나마 그 자리를 지키며 선전했다는 걸 후보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의 주인공 이영자가 출연한 <안녕하세요>도 어느 덧 8년이나 된 프로그램이다. 초반에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지만 차츰 자리를 잡아 지금껏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고민을 가진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올라오는 이 프로그램이 지금도 매주 화제가 되고 있는 걸 보면 8년 전의 시도가 꽤 앞선 시도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은 비연예인 출연이 익숙해져가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지만.

이영자가 <2018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한 가장 큰 의미는 ‘사상 첫 여성 대상 수상자’라는 점이다. 지금껏 연말 <연예대상>을 보면 항상 재연되던 것이 남성 예능인들만의 잔치였다는 걸 떠올려 보면 이영자의 대상은 그 무게감이 실감된다. 여전히 여성 예능인들이 맘껏 활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이고, 기껏 여성 예능인들을 캐스팅하고도 그 특별한 색깔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와중에도 올해 유독 여성 예능인들이 주목받는 건 그간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이 신선하게 느껴져서다. 

MBC에서도 <연예대상> 후보로 이영자와 함께 박나래가 거론되고 있는 데 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그래서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의 변화 속도가 느리고 그래서 KBS 같은 경우 대상 후보로 모두 장수프로그램들이 세워지고 있는 와중에, 여성 예능인들만큼은 현재의 변화를 말해주는 신선함이 있다. 남성 예능인 중심으로 많이 만들어져 왔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너무 오래 반복되어 그 자리를 지키다보니 이영자나 박나래 같은 여성 예능인이 활약하는 프로그램이 더 참신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는 “웃기고 뭉클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이 상이 “내가 잘해서만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속 얘기를 다 풀어주신 고민의 주인공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것은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의 남다른 색깔은 물론이고 거기서 자신이 맡게 된 새로운 역할 또한 설명하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주인공이기보다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게 하는 역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론 공감하고 때론 공분하기도 하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역할. <안녕하세요>는 연예인들에게 그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역할을 부여한 프로그램이었고, 이영자는 그 역할을 그 누구보다 잘 해낸 주인공이었다. 

사실 올해는 예능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한 해였다. 몇몇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이렇게 된 건 스타 MC 체제로 움직이던 예능계가 이제는 그 주역을 PD나 보통사람들로 옮겨가는 격변기였기 때문이다. 기존 스타 MC들로 불리던 예능인들은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일. 올해 이영자만큼 이를 잘 수행해낸 예능인도 드물었다. 다시 시작된 영자의 전성시대가 말하는 의미를 곰곰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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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예능 트렌드, 전현무·박나래가 제공한 실마리

관찰카메라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스타 MC들은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게 되었다. 그것은 조금 이율배반적일 수 있지만 여전히 예능적인 강도 높은 웃음을 책임지면서도 동시에 그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실제 모습을 통해서라는 자연스러움을 더해주는 일이다. 이런 예능의 트렌드 변화를 염두에 두고 들여다보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어째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드러난다. 

기안84의 주식회사 설립을 축하하는 모임은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파티로 이어지고, 식순에 따라 벌어진 장기자랑 시간에는 놀라운 분장쇼들이 등장한다. 단연 주목을 끄는 인물은 전현무와 박나래다. 전현무는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기로 최고 패러디 대상으로 떠오른 프레디 머큐리를 재연함으로써 폭발적인 웃음을 만들었고, 박나래는 출연자들의 운세를 읽어주는 것만으로 또 왁스 패러디로도 포복절도의 웃음을 주었다.

사실 분장쇼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기는 어렵다. 그건 마치 <개그콘서트>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분장쇼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회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분장쇼마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건 마치 친한 친구들끼리의 파티에서 저마다 콘셉트로 준비해와 보여주는 쇼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다. 

또 이들이 나란히 일렬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한 명씩 운세를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 풍경 또한 자연스러운 장면은 아니다. 모든 출연자들이 전면에 있는 카메라를 보고 있는 장면은 리얼 버라이어티 시절에 단골로 등장하던 모습이 아닌가.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그것마저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만든다. 그 곳이 스튜디오가 아니라 기안84의 새로 낸 사무실이라는 사실이 그 자연스러움을 더해준다.

평상시에는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영상물들을 고정 출연자들이 보면서 이런 저런 멘트를 더하는 방식을 보여주지만, 가끔씩 스튜디오에서 찍히는 이들만의 세계도 이제는 인위적인 느낌이 거의 없어졌다. 마치 실제로도 친한 연예인들이 스튜디오에서 만나 찍어온 영상들을 보면서 그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에 그들이 함께 겪었던 일들이나 봤던 영상들은 그래서 그 새로운 영상 위에 또 얹어지고 그런 이야기들은 이들의 친분과 친숙함을 더해준다. 

중요한 건 이처럼 자연스러운 관찰 카메라의 리얼함을 확보하면서 그 위에 얹어지는 전현무나 박나래 같은 프로 예능인들의 남다른 예능감이다. 그들은 분장쇼처럼 설정된 쇼를 강도 높은 웃음으로 보여주면서도 그것이 그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제 일상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건 아마도 그들의 진짜 모습일 게다. 늘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일이 자신의 일상이 되어 있는.

<나 혼자 산다>는 애초에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혼자 사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는 걸 명분으로 세우며 연예인들의 1인 라이프스타일을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사는 다양한 연예인들의 1인 라이프보다는 이제 친숙해진 출연자들, 이를 테면 전현무부터 기안84,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헨리를 주축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더 천착한다. 관찰카메라로 친밀해진 이들은 이제 그 리얼한 실제 모습 위에 서로가 서로에게 더 재미있는 웃음을 주려는 모습을 더해 넣는다. 예능적인 강도와 함께 자연스러움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다.

올해 MBC 예능대상에서 전현무와 박나래가 왜 대상후보에 올랐는가를 <나 혼자 산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두 인물은 자신의 리얼한 일상 속에서의 모습을 공유하면서 저마다 예능인으로서의 확실한 웃음을 책임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관찰카메라 시대에 부응하면서도 확실히 강도 높은 웃음을 주는 것. 달라진 예능 트렌드 속에서 고민될 수밖에 없는 예능인들에게 이들만큼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들이 있을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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