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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닥터 프리즈너', 콘텐츠만 좋으면 통한다는 건 ‘교도소판 왕좌의 게임’이라는 문구가 실감난다. KBS 수목드라마 는 나이제(남궁민)와 선민식(김병철)의 치고받는 팽팽한 대결로 단 4회 만에 수목극의 일방적 독주를 시작했다. 8.4%(닐슨 코리아)로 시작했던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해 14.5%까지 올랐고, 화제성 역시 단연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의 독주는 KBS 드라마로서는 그 의미가 깊다. 전작이었던 는 시청률이 22.7%까지 올랐지만, 주중 수목극에 이런 뒷목 잡게 만드는 문영남표 가족극을 세웠다는 점에서 꽤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좀 더 실험적인 작품들이 세워져 경쟁하던 수목극 시간대에까지 주말극에 어울릴만한 가족극을 가져온 것에 KBS가 아예 젊은 시청층을 의식하지 않고 시청률에만 올..
시트콤이 그리워? ‘으라차차2’ 이이경이면 충분해 뭐 이렇게 대책 없이 웃긴 드라마가 다 있나 싶다. 사실 드라마라기보다는 시트콤에 가깝다. 갑자기 게스트하우스에 떨어진 유성에 천장에 난 구멍을 막으려다 이준기(이이경)는 발이 빠지고, 마침 찾아온 건물주(전수경)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차우식(김선호)은 난데없는 거짓 ‘사랑고백(?)’을 한다. 차우식은 어쩔 수 없이 건물주와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그 아들들이 거의 조폭급이다. 사랑고백이 거짓이라는 걸 얘기했다가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땀만 뻘뻘 흘리며 놀이공원까지 가서 조폭 같은 아들들과 회전목마를 탄다... JTBC 월화드라마 가 돌아왔다. 이미 시즌1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드라마로 시청하기보다는 시트콤으로 보는 게 더 재미있다. 게스트하우스..
‘닥터 프리즈너’, 믿고 보는 남궁민에 만만찮은 김병철이 더해지니 간만에 보는 팽팽한 대결구도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친다. KBS 수목드라마 의 이 몰입감은 실로 시작하자마자 금세 끝나버린 것 같은 ‘시간 순삭’의 속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중심에는 나이제(남궁민)와 선민식(김병철)이라는 만만찮은 두 인물이 있다. 그건 마치 교도소에서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두 인물의 육박전에 가깝다. 그 도발은 나이제가 시작했다. 서서울교도소를 사실상 장악하고 VIP 수감자들을 갖가지 병명을 붙여 형집행정지를 만들어 친인척이 운영하는 하은병원에 몰아줌으로써 부정축재를 해왔던 선민식. 그는 서서울교도소의 막강한 권력자이고 지배자였지만, 그 틈새를 비집고 나이제가 들어오자 사력을 다해 자신의 왕국을 지키려 한다. 나..
‘스페인하숙’, 마음까지 푸근한 차승원의 한 끼와 유해진의 금손매일 먹는 밥 한 그릇이지만, 어떨 때는 그 한 그릇이 남다른 포만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 스페인 이역만리에서 수십 킬로를 빵을 씹어 먹으며 며칠씩 걸어온 순례자들이라면 어떨까. 그들에게 느닷없이 제공되는 따뜻한 밥 한 그릇에 제육볶음, 된장찌개는 남다른 포만감을 주지 않을까. 단지 배가 부른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채워지는 포만감.tvN 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어느 작은 마을에 ‘한국식 스타일’로 알베르게를 운영하겠다고 나선 뜻은 아마도 그런 마음의 포만감을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알베르게에 굳이 ‘스페인 하숙’이라고 우리 식의 이름을 떡하니 붙여놓고 하숙집 특유의 정감을 더해놓은 건 그래서일 게다. 실제로 그 한글 푯말을 보고 찾아와 리..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의 감옥 메디컬에 빠져들게 된 건단 2회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몰입감에 속도감이다. KBS 새 수목드라마 가 제대로 사고를 칠(?) 기세다. 그 압도적인 몰입감의 정체는 제목 속에 담겨있듯 의학드라마와 감옥서사가 제대로 엮어져 힘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그 힘의 중심에 서 있는 나이제(남궁민)이고, 그에게 강력한 동인을 만들어주는 악역이 태강그룹 2세인 이재환 상무(박은석)다. 태강그룹 내에서 배다른 형인 이재준(최원영)과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대결을 벌이는 그는 안하무인에 폭력적인 성향까지 가진 ‘갑질 망나니’다. 그 때문에 나이제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를 모두 잃고, 의료계에서 퇴출될 위기에까지 몰린다. 하지만 태강병원 응급의학과의 에이스였다 밑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나이제는..
'눈이 부시게', 오래도록 연기자 김혜자를 기억하게 할 드라마“눈 쓸어요. 눈이 오잖아요. 우리 아들이 다리가 불편해서 학교 가야 될 텐데 눈이 오면 미끄러워서.” 혜자(김혜자)는 눈을 쓸고 있었다. 혹여나 다리가 불편한 아들이 미끄러져 넘어질까봐. 아마도 그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일 게다. “아들은 몰라요. 그거.” 그 사실을 아들(안내상)은 평생 모르고 있었다. 그것 역시 세상 모든 자식의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이 어머니는 괜찮다고 했다. “몰라도 돼요. 우리 아들만 안 미끄러지면 돼요.”알츠하이머를 가진 어머니 혜자. 어릴 적 사고를 당해 다리 한 쪽을 의족에 의지하며 살아온 아들. 뭐 하나 빛날 것 없는 삶의 무게를 온전히 지고 살아온 두 인생이 서로 포개진다. 아들은 그토록 자신을 엄하게..
‘해치’가 그리는 영조에서 떠올리게 되는 현재“땅에서 일하는 자가 없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먹고 입을 것인가. 누가 누구 덕분에 살고 있는가. 그런 수탈은 없어져야 한다. 세제인 내가 언젠가 보위를 잇는다면 땅의 세금은 땅의 주인에게 매길 것이다.”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정일우)은 양반들을 위해 열린 연회에 나가 그렇게 선포한다. 살주(주인을 죽인다) 사건에 연루되어 그들을 비호했다며 사대부들에 의해 폐위 위기에까지 몰린 연잉군이 오히려 사대부들을 공격하는 발언을 한 건, 사실상 자신을 지키려 애쓰는 경종(한승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었다. 스스로 세제 자리에서 물러나려 한 것. 하지만 이런 연잉군의 행보는 민심을 오히려 돌려놓는 반전의 이유가 된다. SBS 월화드라마 는 역사적 인물인 영조의 성장..
이 시대 가족드라마들이 배워야할 ‘눈이 부시게’KBS 주말드라마 이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9.4%(닐슨 코리아)를 거둔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였다. 뻔한 신파와 신데렐라 이야기에, 시대착오적인 효녀,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핏줄 의식’까지 철철 흐르는 드라마였으니 어찌 보면 ‘욕하면서 보기’ 때문에 생겨난 그만한 시청률도 이해될만 했다. 이런 정도의 자극적이고 퇴행적인 이야기들을 개연성도 별로 없이 마구잡이로 붙여놓는다면(그것도 주말극의 자리에) 그 어떤 드라마가 주목받지 못 넘길까.이미 종영한 드라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일이 어딘지 쓸데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과연 이런 식의 가족드라마를 시청률이 나온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