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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멸망’, 적어도 뻔한 현대판 왕자보다는 낫다
주인공을 ‘멸망’이란 추상으로 바꿔 놓으니 tvN 월화드라마 는 벌써 제목부터 특이하다.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보면, ‘멸망’이라는 의인화된 표현은 이 집 주인이 맞이한 비극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멸망’이 들어온 집 주인 탁동경(박보영)은 시쳇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머릿속에는 100일 후 터져버릴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는다. 이 정도면 술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외쳐볼만 하다. “세상 다 망해라! 멸망해버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부터 멜로를 시작한다. 그것도 탁동경이 외쳤던 그 ‘멸망(서인국)’이 잘생긴 남자 캐릭터로 새벽에 그 집 문 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은 흥미롭다. ‘멸망’이라는..
동그란 세상
2021. 7. 3.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