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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빈센조', 최덕문 같은 비현실 사이다가 주는 놀라운 카타르시스 세입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동원된 깡패들의 폭력.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이제 이런 장면은 전형적이라고 할 정도로 익숙하다. 그만큼 우리네 사회악을 담는 콘텐츠들 속에서 늘 등장하는 게 재개발이고, 여기에 동원되는 게 조폭들이었기 때문이다. tvN 토일드라마 가 굳이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까지 등장시켜가며 굳이 한 상가건물의 재건축을 하려는 세력과 맞서게 한 건, 너무나 전형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네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개발'을 앞세워 벌어지는 부정축재의 카르텔을 저격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가 다루는 이 카르텔에 대한 풍자가 흥미로운 건, 어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이 문제들을 가장 비현실적인 방식(과연 저런 인물이나 상황이 가능한가 싶은..
가 건네는 위로, “살아라” “내가 아저씨 딸을 죽였어... 그래서 나도 죽일 거야?” 강이나(류화영)는 오종규(최덕문) 아저씨를 찾아가 그렇게 말한다. 사고로 강물에 빠진 강이나가 오종규의 딸과 서로 가방을 붙잡으려 사투를 벌이다 결국 강이나가 살아남게 된 것. 그 깊은 강물 속에 드리워진 죽음의 기억은 강이나의 청춘에 아픈 생채기를 남긴다. 미래에 대한 계획 따위는 세우지 않고 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막 사는 것. 그건 사고의 트라우마로 인한 죄책감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오종규를 찾아가 그 트라우마와 마주 선 강이나는 그제서야 자신의 죽을 것처럼 살아가는 삶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삶은 사실 여전히 그 강물 속에 멈춰져 있었다. 과거의 자신..
, 이성민만 봐도 빠져드는 까닭 역시 이성민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드라마다. 새로 시작한 tvN 금토드라마 은 인물의 감정선이 드라마에 얼마나 몰입감을 주는가를 잘 보여줬다. 사실 이 드라마가 다루고 있는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는 그리 새로운 건 아니다. 심지어 ‘기억상실’이란 소재는 과거 드라마에서 툭하면 나오던 설정이 아닌가. 하지만 은 기억상실이란 소재를 그저 극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대신 이 드라마는 기억을 잃어가게 되면서 차츰 삶의 본질을 찾게 될 한 중년 사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결코 가벼울 수 없고 어떤 면에서는 너무나 진지한 삶에 대한 질문이 담길 드라마다. 드라마는 박태석(이성민)이 방송 녹화 도중 전화를 받고는 “지금 농담 하는거야?”하고 소리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