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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천하무적 야구단'의 야생의 캐릭터들 '천하무적 야구단'이 야구를 소재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쇼로 자리를 잡게 된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그것은 야구라는 소재 자체가 가진 힘일 수도 있고, 예능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리얼한 장면에 포커스를 맞추는 프로그램 연출의 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주목하게 만든 것은 특유의 헝그리 정신이 돋보이는 캐릭터들이 아닐까. 그 중심에 선 인물은 들짐승 마르코다. 야구는 해본 적도 없는 이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캐릭터는 특유의 동물적인 운동신경으로 순식간에 야구에 적응한다. 마치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연상케 하는 인물. 들짐승이라는 별명답게 마르코는 야생이 제격인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처음이면서도 마치 제물을 만난 듯 펄펄 날고 있다. 마르코와..
그 때 우리는 동해안의 어느 바닷가에 있었다. 도시의 폭염을 피해, 도시의 돈 냄새를 피해, 달아난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은 잔뜩 찡그린 채 빗줄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텅 빈 백사장 위에 설치된 천막 옆에서 우리는 비에 젖은 생쥐마냥 떨면서 빗물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다. 집으로부터 3백 킬로미터는 떨어진 외딴 곳에 잘 곳도 없는 우리들에게, 주머니에 마지막으로 남겨진 돈을 톡톡 털어서 마시는 소주 맛이란, 막막함과 설렘이 뒤섞인 기막힌 맛이었다. 그 대책 없는 상황은 오히려 즐거움이었다. 천막 안에서 흘러나오는 쿵쿵 대는 음악에 맞춰 우리는 천막 바깥에서 춤을 추었다. 소주에 취해 빗물과 바닷물에 취해. 자연 속에 적당히 자신을 방치해버린 듯한 그 기분. 그것은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눈을 깜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