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12/21 (7)
주간 정덕현
‘시동’, 한 발 뒤로 물러선 마동석이어서 더 좋았던 건 마동석은 마동석을 연기한다는 말이 있다. 또 마동석은 하나의 장르라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마동석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그의 존재감이 작품 전체를 장악한다는 뜻일 게다. 물론 그건 좋은 의미지만 마동석에게도 또 작품에도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다. 결국 작품이란 여러 배우들이 골고루 보여야 그 울림이 커질 수 있고 마동석 자신도 자신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야 배우로서도 더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화 은 마동석을 대단히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관객들이 ‘마동석 영화’라고 부르는 작품에는 늘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손바닥 하나에 붕붕 날아가는 악당들의 모습이 그것이다. 물론 에도 그런 장면이 ..
‘싸패다’, 다이어리 하나로 이런 다양한 상황 전개라니 애초에는 우스꽝스런 코미디인 줄 알았다. 물론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고 그를 추적하는 경찰이 나오는 범죄 수사물의 색깔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워낙 육동식(윤시윤)이라는 인물이 가진 코믹한 설정이 웃음을 먼저 자아내게 했기 때문이다. 진짜 살인마 서인우(박성훈)가 노숙자를 살해하려던 현장에서 그 살인마의 일기장을 얻어 도망치던 중 심보경(정인선) 경장이 몰던 경찰차에 부딪쳐 기억을 상실한 육동식이 깨어난 후 그 일기장 때문에 자신이 싸이코패스라 착각하는 그 상황이 어찌 웃기지 않을 수 있을까. 늘 호구로 불렸던 육동식은 자신이 싸이코패스라 착각하면서 그를 핍박했던 회사 상사들이나 길거리 깡패들 앞에서도 의외의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하지만 는 그..
넷플릭스가 바꾸는 영화의 풍경들 2020년 골든글로브상이 발표한 후보들을 보면 단연 넷플릭스의 선전이 눈에 띈다. 특히 영화는 도드라진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 노아 바움백 감독의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이 영화 작품상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오른 것. 드라마 부문 작품상 다섯 편 중 세 편이 넷플릭스 영화라는 건 지금 세계 영화판에 넷플릭스가 가진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건 이들 작품들이 가진 새로운 특징들이다. 사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특징은 극장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점점 더 효과에 집중하고 실감나는 영상과 음향을 강조하면서 거기 걸리는 영화들도 그 특징에 맞게 변화한 면이 있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른바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그래..
'VIP'가 그리는 두 개의 세계, 어느 쪽이 이길까 SBS 월화드라마 에는 두 개의 세계가 계속 부딪친다. 처음 그 부딪침은 나정선(장나라)과 박성준(이상윤)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듯 보이는 부부 사이에서 시작했다. 박성준의 불륜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그 불륜 사실이 밝혀지고 그 대상이 박성준의 라인인 하재웅(박성근) 부사장의 숨겨진 딸이자 VIP 전담팀에 갑자기 막내로 들어온 온유리(표예진)라는 게 드러나면서 그 사적인 대결구도는 공적인 대결로 이어진다. 온유리가 하루아침에 하유리가 되면서 성운백화점 재벌가, 즉 VIP의 딸이 되면서 전담팀의 서열 구도가 능력이나 경력이 아닌 혈연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면서다. 부사장이 공공연하게 하유리를 딸이라 공표하고, 성운백화점 재벌가에서도 그를 집안사람으로 받아들..
‘블랙독’, 기간제·낙하산·입시...서현진이 마주한 교육현실 언제부턴가 학교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들이 뜨거워졌다. JTBC 드라마 이 신드롬을 만든 것도 MBC 예능 같은 프로그램이 시작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도 우리네 교육 문제가 얼마나 큰 관심사인가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새로 시작하는 tvN 월화드라마 은 어떨까. 대치고등학교에 1년제 기간제 교사로 들어온 고하늘(서현진)이 앞으로 겪어야할 일들은 어떤 것일까. 첫 회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은 고하늘이라는 기간제 교사가 주인공으로 세워져 있는 것처럼 ‘진정한 스승’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터널에서 벌어진 버스전복사고로 자신을 구하고 사망한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하나의 트라우마로 안고 살아가는 고하늘은 도대체 어떤 스승의 마음이 죽을 수..
검사판 ‘삼시세끼’?, ‘검사내전’의 소소함이 더 끌리는 건 이건 검사판 를 보는 듯하다. 검사라고 하면 드라마에서 지나치게 극화된 면이 있다. ‘정의’와 ‘적폐청산’이 시대의 소명이 되어버린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검사들은 양극단으로 나뉜다. 정치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적폐 검사거나, 세상의 부정과 범죄에 맞서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사이다 검사거나.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에서 그런 검사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어깨에 힘을 쭉 빼놓는다. 어느 섬의 군사지역에 들어가 여유롭게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선웅(이선균)과 김인주 지청장(정재성).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읊조리는 이선웅에게 김인주는 말한다. “낚싯대만 보고 있기에는 아까운 날이지요..
‘놀면 뭐하니? 뽕포유’, 유재석도 놀라워하는 유산슬의 행보라니 김태호 PD를 만난 유재석은 먼저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물론 그건 나쁜 의미의 한숨이 아니라, 도무지 알 수 없는 자신의 행보가 유산슬의 매니저를 자처하는 김태호 PD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한숨이다. 그 자리에서 김태호 PD는 역시 예상 밖의 제안을 한다. 이번엔 SBS 이란다. 지난 KBS 출연에 이어서. MBC ‘뽕포유’ 프로젝트는 유재석이 헛웃음을 지을 정도로 예측 불가의 전개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 속에서 박토벤 박현우가 일찌감치 “자넨 영재야”라고 했던 그 말이 떠오르는 와중에 작가가 김태호 PD에게 보낸 메시지 속에는 트로트 영재 정동원군의 단독콘서트에 출연해달라는 간곡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투병하시는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