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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블랙독’, 바나나 하나로 이렇게 치열하다는 건 ‘바나나’ 하나가 불러온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이야. tvN 월화드라마 이 다룬 시험문제 출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제기 상황이 야기한 파장을 다뤘다. 국어 시험 문제에 등장한 ‘성순이가 바나나와 수박 두 개를 샀다’는 지문이 문제가 됐던 것. 이 지문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했다. 성순이가 바나나 한 개와 수박 한 개를 샀을 수도 있고, 바나나 한 개와 수박 두 개를 혹은 바나나 두 개와 수박 두 개를 샀을 수도 있다 해석되었던 것. 하지만 학생들은 거기에 또 다른 이의제기를 했다. ‘어휘적 중의성’으로 보면 바나나가 성순이와 마찬가지로 한 인물로 볼 수도 있다는 것. 학생들은 그래서 자신들이 쓴 답도 맞는 것으로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어과 선생님..
‘검법남녀’, 검시된 사체가 말하는 우리 사회 현실들전교 1등 하던 고등학생이 사체로 발견되었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것. 자살인가 타살인가를 판단하기 위해 법의관 백범(정재영)이 사체를 검시한다. 사건을 추적하는 수사팀은 엘리베이터 CCTV에 잡힌 자살 몇 시간 전 옥상에 함께 올라간 4명의 아이들을 의심하지만, 백범은 증거가 나올 때까지 함부로 “소설 쓰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MBC 월화드라마 가 다룬 한 고등학생의 죽음은 법의학을 통해 그 원인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미드 CSI류의 장르물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토착적인 우리네 정서의 느낌을 준다. 살벌한 살인사건이나 치밀한 연쇄살인 같은 걸 밝혀내는 미드와는 달리 훨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질 법한 사건들을 가져오기 때문..
현실+판타지+실용 > 논란 ‘공부의 신’이 가진 현 교육제도에 대한 태도는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천하대(사실상 서울대의 다른 말이나 마찬가지다)를 가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반은 전형적인 우리네 교육 정책의 엘리트주의를 그대로 답습한다. 특별반에 들어온 네 명의 아이들은 그래도 선택받은 아이들이지만 나머지 병문고 아이들은 거꾸로 버려진 아이들과 마찬가지다. 물론 천하대 특별반을 만드는 강석호(김수로) 변호사는, 늘 그 엘리트들이 만들어놓은 룰 속에서 패배자로 남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 룰을 바꾸기 위해서 천하대에 가야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을 위해 엘리트 교육 시스템을 답습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또한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이라는 본래의 뜻을 갖고 있는 ‘공부’라는 말이 이 드라마가 내세우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