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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강심장'의 박상혁 PD는 "차세대 예능을 진두지휘할 MC는 가수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까지 강호동이나 유재석, 신동엽, 이경규 같은 개그맨들이 예능의 대표 MC들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 자리에 가수들이 서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현장에서 뛰면서 감각적으로 익힌 박상혁 PD만의 확실한 근거가 들어가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의 예능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 즉 연기나 노래, 예능까지를 해본 인물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모델로서 박상혁 PD가 보는 인물이 바로 이승기다. '찬란한 유산'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로 연기를 경험했고, '1박2일'을 통해 예능의 내공을 다졌으며, 가수로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경험은 토크쇼 등의 MC로서 더 많은..
가수들의 예능출연을 바라보는 두 시선 우리 시대, 가수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 가수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은 해묵은 것처럼 보인다. 즉 90년대 비주얼을 내세운 기획형 아이돌 그룹들이 등장했을 때도 이 질문은 등장했었다. 하지만 그 때로부터 또 많은 것들이 변했다. 디지털 환경을 맞아 음반시대가 저물고 음원시대가 열렸다. 가수들은 더 이상 노래만 해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고 재빨리 대형기획사들은 방송사에 드라마에서부터 예능까지 아이돌들을 포진시켰다. TV 어디를 틀어도 아이돌을 발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갈수록 '노래만 하는 가수들'이 설 무대는 점점 사라졌다. 가수들의 '예능-드라마 러쉬'가 이어졌다. 예능과 드라마를 모두 석권하고(?)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이룬 이승기의 등장은 모두들 그..
나영석 PD의 부정에 모두가 공감하는 이유 "안됩니다!", "땡!", "강호동 실패!" 이승기의 나영석 PD 흉내 내기는 나영석 PD와 제작진은 물론이고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까지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자막이 적혀진 대로 아마도 연예인이 최초로 시도하는 PD 흉내 내기일 것이다. 그런데 '1박2일'의 2010년 마지막 미션으로 주어진 제작진 없이 떠나는 여행에서 이승기는 왜 나영석 PD를 흉내냈을까. 처음 그 뉘앙스는 뒷담화(?)였다. 제작진이 빠진 여행이니 제작진에 대한 뒷얘기가 나올밖에. 멤버들끼리 떠나는 차 안에서 이승기의 "안됩니다!" 한 마디가 팀원들에게 빵 터진 것은 아마도 그 부정어법과 나 PD가 이미지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1박2일'은 늘 제작진과 출연진이 대립각을 세..
신세대 구미호와 젊은 세대는 뭐가 닮았나 신세대 구미호가 탄생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하 여친구)'에서 신민아가 분한 구미호다. 신민아의 이미지가 그렇듯 이 구미호는 전통적인 구미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한'이 없다. 무려 오백 년이 넘게 갇혀 지냈지만, 이 구미호가 어딘지 허당 기질이 다분한 차대웅(이승기)을 꼬드겨 그림에서 도망쳐 나오고는 하는 얘기는 고작, "얼마나 갑갑했는 줄 알아?"다. 전통적인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하루 전날 약속을 어긴 남편 때문에 다시 구미호로 변하고는 눈물을 철철 흘리던 그 모습은, 이 신세대 구미호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또 전통적인 구미호들이 변신을 했을 때 보여주던 엽기적이고 무시무시한 행동들, 예를 들면 소의 간을 빼먹는다든가 하는 것들도 이 신세대 구미호..
‘신파’라는 용어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다. 그 용어는 주로 최루성 멜로물, 자극적인 설정 남발, 뻔한 소재와 스토리 전개처럼 구태의연하고 식상한 스토리텔링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그러니 현재의 작품을 얘기할 때, 신파적이라는 말은 절대로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부정적인 의미의 신파 코드들이 여전히 문화 전반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고, 때로는 호평받는 작품 속에서도 발견되며, 심지어는 이 코드를 버리고서는 대중성을 얻기가 어렵다고까지 말한다. 시청률 45%를 넘긴 국민 드라마 을 흔히들 착한 드라마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호칭은 작가 스스로도 밝혔듯이 애매한 구석이 많다. 이 드라마는 물론 주제가 착하지만, 드라마의 극적 구성으로 보았을 때 여타 자극적인 드라마와 크게 ..
경계, 위험지대에서 가능성의 지대로 이승기가 처음 '1박2일'에 출연했을 때, 그는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겨울 얼음장 같은 물로 머리를 감고, 야생의 생활(?) 속에서도 피부관리를 하는 그의 모습은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안간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과거라면 아이돌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신비의 베일에 가려 있어야할 아이돌 가수가 맨 얼굴에 눈곱이 낀 채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시대는 이미 바뀌어 있었다. 이승기가 들어왔을 때, 이미 한때(?) 아이돌가수였던 은지원은 은초딩으로 캐릭터를 잡고 있었다. 이승기는 그렇게 예능에 적응해나갔고, 2년여가 지난 지금 드라마에서도 주목받으면서 가수, 예능, 드라마까지 이른바 ..
주말은 온전히 이승기의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찬란한 유산'에서 부잣집 아들로 철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1박2일'에서 생고생하는 이승기를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까지 합니다. 이번 '1박2일'은 하루 일찍 팀원들이 소집되었는데 촬영 때문에 늦게 도착한 이승기는 죄송하다고 하고는 곧바로 옥상에 마련된 텐트에 몸을 눕혔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들 멍 때리고 있는 그 시간, 이승기는 늘 그렇듯 샤워를 하고 얼굴에 로션을 찍어 바르며 촬영을 준비합니다. 이승기의 이런 모습은 '1박2일' 초창기부터 계속되었습니다. 야생에 몸을 던지면서도 늘 자신을 관리하고 챙기는 그의 자세는 다른 멤버들과는 비교되는 것이었죠. 뭐 사내가 이런데 나와서 하루 정도 좀 안챙기고 대충 지내면 되지 웬 유난이냐고 할 수도..
귀공자에게서 발견하는 서민적 모습, 이승기 '1박2일'에 처음 이승기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을 지도 모른다. 이승기가 가진 귀공자 이미지가, 거친 야생을 표방하는 '1박2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묘한 이미지의 엇갈림은 '1박2일'에서 이승기만의 독특한 매력을 끄집어내게 했다. 그것은 아무리 야생에서 생고생을 하면서도 꼭 냉수라도 머리는 감아야 하며, 얼굴 관리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이승기에게 그루밍족(자기을 가꾸는데 적극적인 남자)의 이미지를 오히려 강화시켰다. 김C나 이수근처럼 도무지 관리를 할 것 같지 않은 캐릭터들과의 대비효과 또한 클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이승기는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이 짓궂은 형들 사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