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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르는 강물처럼, 그 풍경 속으로
    옛글들/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2006. 8. 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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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 법수치 계곡, 하조대, 기사문항
    발을 물에 담그는 행위는 그간 지치고 힘든 나날들에 대한 스스로의 위안이다. 양양 법수치 계곡 그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흐르는 강물처럼 마음도 저 바다로 흘러간다. 그 물이 닿는 하조대에서 철지난 바닷가를 느끼고 기사문항으로 달려가 구수한 어촌풍경에 젖어보자.



    고기가 지천인 어성전으로 가자

    얼마나 고기가 많았으면 이름을 어성전(漁城田)이라 붙였을까. 말 그대로 ‘물고기가 많은 밭’이란 뜻이다. 대관령을 넘어가면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풍광에 눈멀어 그저 지나치고만 곳, 어성전. 강릉에서 양양으로 가다 어성전이란 이정표에 끌려 산골로 접어든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한편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만나는데 그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시원하다. 한 여름이었으면 더위에 지친 이들을 품에 넉넉이 안아주었을 그 곳은 이제 인적이 뜸하다. 고개를 몇 개 넘어 들어가자 어성전에서 법수천 계곡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계곡은 좀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그럴수록 물은 점점 투명하고 맑아진다. 이런 곳이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흐르는 물만 쳐다보아도 좋으리라.

    ‘흐르는 강물처럼’, 플라이 낚시의 묘미
    아무도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 곳에 독특한 풍경들이 연출된다. 어디선가 많이 본 풍경. 강물 위에 서서 낚시대를 이리저리 흔드는 장면. 우리에게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영화로 잘 알려진 플라이 낚시 광경이다. 물이 깨끗해 꺽지, 산천어는 물론 꾹저구, 뚜거리 같은 같은 1급수에서만 사는 토속 어종들이 지천이다. 비단 낚시를 하지 않더라도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는 것이 도시생활에서 지친 발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차를 타고 가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멈춰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에 빠진다. 차도 버리고 신발도 버리고 뛰어드는 사람들. 발을 담근 채 조금 커다란 바위에 앉아 눈을 감으면 물소리와 산들바람이 도시의 찌든 때를 날려준다. 투명한 물은 그 아래 작은 조약돌까지 보일 정도로 맑다. ‘법수치’라는 이름은 불가의 법문처럼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는데 불가에서 예를 올릴 때 이곳 맑은 물을 떠갔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늘어선 펜션들
    이곳은 남대천이라고도 불리는데 설악산에서 발원하여 양양을 거쳐 바다로 입수하는 남대천은 연어의 회귀로도 유명하다. 그 남대천의 최상류가 어성전이고 어성전에서 더 깊은 곳으로 가면 법수치계곡이다. 이렇게 깊은 곳이어서 예전에는 오지탐험을 할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것이 옛말이 됐다. 물론 중간중간 비포장 도로가 나오지만 계곡을 따라서 간간이 아름다운 펜션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펜션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그 옆에 계곡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발 걷고 내려가면 바로 밑이 계곡인 그 곳이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몇몇 가족들은 펜션 한 켠에 바비큐 그릴을 세워두고 고기를 굽는다. 또 저 아래에서는 그물을 펴들고 부모와 아이가 물고기를 몬다. 한적한 그 풍경 속에서 하루는 쉬이 지나가 버린다.

    계곡을 빠져나와 바다로 달리다
    정오가 지난 시간, 출출한 허기가 인근 음식점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양양에 또한 유명한 것이 송이버섯. 그 값비싼 것을 통째로 먹기 뭐하다면 송이칼국수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 진한 송이의 향이 가득한 송이칼국수는 직접 뽑은 면발이 정겹고, 아줌마의 시골인심이 묻어난다. 한 그릇이면 어른이 배를 두드릴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포만감을 느끼며 이제는 계곡을 빠져나와 바다로 달려간다. 7번국도를 다시 만나는 지점에 하조대 해수욕장이 있다. 철지난 바닷가의 묘미를 느껴보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하조대는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곳이다. 계곡에 시원해진 발로 이번에 모래를 밟아보자.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갈 정도로 고운 모래는 기분 좋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바다! 그 거대함을 눈앞에 두고 철썩이는 파도소리에 빠져본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마음은 연어처럼 자꾸만 어린 시절로 회귀한다.

    작은 어촌의 정취, 기사문항
    해가 저물도록 오래오래 누워있고 싶지만 바다는 자꾸만 돌아가라고 손짓한다. 무수히 남겨진 발자국들이 지문처럼 무성한 모래사장 위를 걸어나오며 누군가 나의 흔적을 또한 보리라 생각한다.
    왠지 센티멘탈해지는 기분에 회 한 접시, 소주 한 잔이 없어서야 되겠는가. 동해에 항구 하면 대포항, 주문진항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동해는 자그마한 항구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기사문항이다. 하조대에서 한 5분 거리에 있는 기사문항에는 작지만 나그네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이 곳의 횟집들은 인심 좋기로 유명하다. 그 중 ‘어업인 후계자 횟집’은 자연산 회와 전복죽이 유명하다.

    깨끗한 기사문항에서 낚시배를 타고
    기사문항은 동해안에서도 수질이 맑기로 소문난 항구이다. 63빌딩 씨월드(sea world)에서 물을 받아갈 정도로 수질이 양호한 곳이라고 한다. 이런 곳에서 낚시배를 타보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 만난 길영호(033-672-4358)의 김낙학 선장은 40년 가까이 이곳의 토박이로 화끈한 성격과 풍부한 유머를 겸비한 분이었다. 입질 잘하는 낚시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이곳에서 단골 낚시 손님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계신 분이다. 낚시도구 및 미끼 등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고 잡은 고기는 바다에서 바로 회로 드실 수 있는 서비스는 기본이다. 곁들여 드실 음료수나 약간의 술만 준비하면 된다. 게다가 먹다 남은 것은 아이스박스를 이용해 가지고 갈 수도 있다. 1인당 약 2만원 선, 7명까지 10만원에 배를 탈 수 있다. 기사문항은 조용한 포구도 있고 해수욕장도 겸비하고 있어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그만이다.

    tip. 유용한 정보들
    ▶ 즐길거리 - 양양 5일장 : 양양의 5일장은 영동지방에서 가장 큰 시골 전통장으로 인근 시골에서 생산되는 각종 특산물이 쏟아져 나온다. 매 4일, 9일에 남대천 하류에 장이 들어서며 현장에서 양양송이도 구입할 수 있고 9월 말에는 송이축제도 열린다.
    ▶ 쉴거리 - 흐르는 강물처럼 : 어성전 계곡을 따라 법수치 계곡까지 펜션들이 여러 곳 있다. 깊은 산골짜기까지 들어가지 않으려면 어성전 초입에 있는 캐디스펜션을 추천한다(033-673-3439). 법수치 계곡에 위치한 펜션, ‘흐르는 강물처럼’(033-673-0941)은 1000여평의 넓은 마당에 다양한 체험이 곁들여진 곳으로 객실이 모두 법수치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배치된 게 특이하다.
    ▶ 먹거리 - 입암메밀타운 : 기사문항의 회는 말할 것도 없고 뭔가 독특한 것을 먹고 싶다면 하조대 주민들이 추천하는 입암메밀타운(033-671-7447)의 막국수를 권한다. 이곳은 제대로 된  동치미 육수에 담겨 나오는 막국수로, 진한 양념맛 대신  막국수 본연의 맛이 깊이  느껴지는 곳이다. 막국수 외에도 수육과 메밀주를 먹을 수 있다. 인구초등학교 임호분교장 바로 앞에 동화에 나옴직한 2층 건물이 입암메밀타운이다.
    ▶ 찾아가는길 : 대관령을 넘어 바로 북쪽으로 달리면 현남IC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다. 여기서 빠져나와 7번 국도를 타고 양양으로 가다가 하조대에서 418번 도로로 빠지면 어성전이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법수치계곡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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