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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남자친구’, 정통 멜로 이끄는 송혜교·박보검의 섬세한 감정 연기사실 tvN 수목드라마 에는 극적인 사건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동화호텔 대표 차수현(송혜교)과 호텔 홍보팀 신입사원 김진혁(박보검)이 연인사이라는 게 사건이라면 가장 큰 사건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구설수에 오르고 김진혁의 그 ‘평범한 삶’이 깨지게 되는 것. 그래서 그걸 보다 못한 차수현이 잠시 동안 거리를 두자고 말하고, 그렇게 먼 거리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다 속초의 어느 바닷가 앞에서 만나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이 한 회의 분량이다. 그 다음 회도 헤어지고 만나는 그 과정이 거의 한 회 분량으로 되어 있다. 물론 차수현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직원을 시켜 잘못된 메일을 쿠바로 보내게 만드는 최진철(박성근)의 계략이 있고, 그로 인해 쿠..
분노와 달달 오가는 '여우각시별' 이제훈의 놀라운 연기 폭SBS 월화드라마 은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닮았다. 비행기가 붕붕 떠오르는 그 곳은 상상력도 한없이 커지는 설렘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작은 것 하나에도 엄청난 사고가 벌어지기도 하는 두려운 현실 공간이기도 하다.이수연(이제훈)이 사고를 당해 몸의 반쪽이 로봇 보조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설정은 공항이 갖는 설렘과 두려움, 상상력과 현실을 캐릭터화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캐릭터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럴 듯한 과학적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는 SF 장르가 아니라 현실을 동화처럼 담아내는 판타지 장르에 가깝다.결국 관건은 이수연이라는 캐릭터가 그럴 듯하게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져..
'미쓰백', 거칠지만 따뜻한 한지민이라 더 매력적아동학대의 현장을 본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 끔찍한 실상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절감하게 된다는 건 가치 있는 일일 게다. 그런 점에서 영화 은 우리가 언젠가 뉴스에서 짤막하지만 충격적이었던 아동학대 사건을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 엄마는 도망가고, 아빠는 차라리 죽기를 바라며 방치된 아이 지은이(김시아). 그 아빠의 애인은 아이를 짐으로 보며 학대한다.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지만, 그건 다만 우리가 믿고 싶지 않을 뿐이지 없는 일이 아니다.하지만 이런 것만 보였다면 그건 뉴스나 르포이지 영화는 아닐 것이다. 이 영화로서 힘을 갖게 되는 건 다름 아닌 제목에 담겨진 이 영화의 ..
바꿔보니 아니더라? ‘아는 와이프’ 호평과 혹평을 가르는 건tvN 수목드라마 가 하려는 이야기는 과거를 되돌려 첫사랑 이혜원(강한나)의 남편이 된 차주혁(지성)이 서우진(한지민)의 진가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본래 멜로를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코미디를 더 좋아하는 서우진. 그가 멜로를 좋아한다 여겼던 건, 울고 싶을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라는 걸 차주혁은 뒤늦게 깨닫는다. 그리고 서우진을 괴물로 만든 건 바로 자신이라는 것도. 즉 는 ‘만일 ...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판타지를 통해 담아내면서 우리가 현실에 치여 놓치고 있던 것들을 그 체험을 통해 깨닫게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이야기는 조금 뻔한 면이 있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지만..
‘너도 인간이니?’, 로봇 서강준에게 설렌다는 건KBS 월화드라마 가 시청률 9.9%(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특별방송으로 경쟁작들이 모두 결방된 상황이었지만, 지난 회 6.3%에서 이만큼 시청률이 껑충 뛰었다는 건 이 드라마가 가진 자체적인 경쟁력도 충분히 있었다는 걸 드러낸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역시 로봇 남신 역할의 서강준이다. 흔히들 연기를 못할 때 ‘로봇 연기’를 한다고들 말하지만, 서강준은 진짜 로봇 연기를 해내고 있다. 로봇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표정이나 말을 잘 내놓지 않는 무뚝뚝함이 그 연기의 핵심이다. 마치 매뉴얼대로 말하는 듯한 대사가 받쳐주고, 미소를 짓는 것조차 상황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느낌을 준다. 게다가 ..
'키스', 캐릭터에 설득력 부여하는 감우성 진심 담긴 연기과연 감우성이 아니었다면 이 멜로 가능했을까. SBS 월화드라마 는 초반 ‘어른 멜로’라는 수식어처럼 과감한 표현들과 설정들을 코믹한 터치로 그려낸 작품처럼 보였다. 안순진(김선아)이 처한 힘겨운 상황들도 또 무표정의 삶을 살아가는 손무한(감우성)의 상황도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벼움이 있었다. 물론 그 속에서도 드라마 마지막에 살짝 들어가는 ‘에필로그’는 무언가 이 멜로드라마가 생각만큼 가벼운 건 아니라는 예감을 준 게 사실이다. 그리고 결국 손무한의 시한부 삶이 등장하고, 안순진의 딸이 죽게 된 상황과 그로 인해 그의 인생이 부서졌던 그 일들이 소개되면서 드라마는 꽤 무거워졌다. 그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었다는..
‘라이브’를 진짜로 보이게 만드는 명배우 명연기들단합대회에서 최명호(신동욱)가 한정오(정유미)에게 살짝 볼 뽀뽀를 하고 그걸 멀리서 바라보는 염상수(이광수)의 모습은 tvN 토일드라마 에 삼각멜로가 향후 전개될 거라는 걸 암시한다. 아마도 경찰들이 주인공들이고 사건사고가 계속 터지는 이 형사물 같은 장르적 성격을 띤 드라마에서 굳이 경찰들 간의 멜로를 집어넣은 건 ‘그들도 사람’이라는 이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또 한 방식이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그 설정 자체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에서 더 주목되는 건 이들의 모습을 진짜로 보이게 만드는 명배우들의 명연기들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이 바로 오양촌 역할을 연기하는 배성우와 그와 이혼한 아내로 나오는 안장미(배종옥)다. 물론 지..
'골든슬럼버' 어리바리 강동원, 미스 캐스팅 우려 잠재우다영화 는 원작이 일본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2010년에 영화화되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실 일본 원작의 작품을 리메이크할 때 가장 먼저 우려가 가는 건 그 정서가 우리에게 맞게 제대로 변환되었는가 하는 점일 게다. 하지만 는 적어도 일본 원작 영화에서도 우리가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면이 충분한 작품이었다. 그것은 평범함 서민과 그를 둘러싼 추악하고 거대한 권력과의 사투라는 점이 국적을 초월하는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여기에 영화 제목의 모티브가 된 비틀즈의 명곡 ‘골든슬럼버’라는 음악이 감동적인 장면들 속에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점도 이런 국적 차이가 만드는 정서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으로 작용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비틀즈의 노래가 아닌가.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