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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안나라수마나라’, 괴물신인 최성은의 마법이 던지는 질문 뮤지컬 드라마라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가 뮤지컬 드라마라는 이야기는 어딘가 이 작품이 비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진지한 장면에서 대사가 아닌 노래를 부르는 광경이 만들어내는 비현실적 풍경. 마치 인도 영화를 보다보면 갑자기 출연자들이 튀어나와 노래하고 춤추는 그런 광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 제목이 뭐 이래?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 제목은 더더욱 이 드라마가 그릴 세계가 현실에서 몇 발짝 위 허공으로 띄워 올려진 그런 세계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도 그렇다. 엄마는 집을 나갔고 아빠는 빚쟁이에 몰려 역시 도망친 윤아이(최성은)가 어느 날 폐쇄된 유원지에서 대뜸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
섣부른 사이다도 뻔한 고구마도 싫다...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 카카오TV 가 돌아왔다. 시즌1에서 는 이른바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라고 불렸다. 주말드라마에서 틀에 박힌 모습으로 반복되던 시월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실제로 겪는 시월드를 지나치게 극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더 큰 공감대를 이끌어서다. 실제로 드라마가 늘 소비하던 시월드는 ‘악마화’되어 표현되는 경향이 있었다. 며느리에게 대놓고 집안 운운하며 무시하고, 막말까지 일삼는 빌런화된 시어머니는 그래서 현실적이라기보다는 ‘드라마 속 캐릭터’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저런 시어머니가 요즘 어딨니?”하고 실제 시어머니들이 말할 정도로. 하지만 는 달랐다. 너무나 평범하고 또 며느리를 나름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평범한 시월..
‘홍천기’, 간만에 잘 빠진 판타지 사극의 탄생 하람(안효섭)이 볼 수 있었을 때 홍천기(김유정)는 앞을 못 봤고, 홍천기가 보게 됐을 때 하람은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SBS 월화드라마 의 이 설정은 홍천기와 하람 사이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를 더 애틋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의 사랑은, 서로를 동시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어떤 가림막이 세워지고 그래서 그 가림막을 뛰어넘어 서로를 알아보는 과정의 애틋함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어려서 기우제 날 우연히 만나 함께 복숭아 서리를 나서고 복사꽃 아래서 조금씩 마음을 나눴던 홍천기와 하람. 당시 앞 못 보던 홍천기는 그 날 나누었던 말과 복사꽃 향기로 하람을 기억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우제 날 홍..
‘홍천기’, 청춘들을 통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건 어떤 고통일까. 아마도 누구나 당연한 듯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진 채 태어난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는 고통일 게다. SBS 월화드라마 의 청춘들은 번갈아가며 앞을 못 보는 저주를 입은 채 살아간다. 마왕을 그림 속에 봉인하기 위해 영종어용을 그린 아버지 홍은오(최광일)로 인해 홍천기(아역 이남경)는 앞을 못 보는 마왕의 저주를 받은 채 태어난다. 한편 마왕의 봉인식을 주관했던 하성진(한상진)은 토사구팽되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그로부터 9년 후 마왕의 저주로 인해 오랜 가뭄이 찾아오고 그래서 기우제를 올리는 날 홍천기와 하성진의 아들 하람(아역 최승훈)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성주청 국무당 미수(채국희)가 하람을 인신공양..
주인공을 ‘멸망’이란 추상으로 바꿔 놓으니 tvN 월화드라마 는 벌써 제목부터 특이하다.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보면, ‘멸망’이라는 의인화된 표현은 이 집 주인이 맞이한 비극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멸망’이 들어온 집 주인 탁동경(박보영)은 시쳇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머릿속에는 100일 후 터져버릴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는다. 이 정도면 술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외쳐볼만 하다. “세상 다 망해라! 멸망해버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부터 멜로를 시작한다. 그것도 탁동경이 외쳤던 그 ‘멸망(서인국)’이 잘생긴 남자 캐릭터로 새벽에 그 집 문 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은 흥미롭다. ‘멸망’이라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멸망’과 ‘간동거’의 평행이론 로맨틱 코미디의 남녀 주인공은 당대의 대중들이 가진 욕망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와 는 유사한 지점이 있다. 초현실적 존재와의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고 있어서다. 이젠 ‘멸망’과 밀당하는 판타지 멜로의 시대 사귀던 남자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뇌종양까지 발견되어 100일 시한부 판정을 받은 탁동경(박보영)은 절망적인 마음으로 외친다. “세상 다 망해라! 다 멸망해버려!” 그런데 그 날 새벽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보니 웬 잘 생긴 남자가 서있다. 그는 불러서 왔다며 자신을 ‘멸망’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tvN 월화드라마 는 멸망(서인국)과 탁동경의 밀당 판타지 멜로가 시작된..
'선배, 그 립스틱', 연하남 판타지로 돌아온 '만찢남' 로운 JTBC 월화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먼저 제목부터 여심을 자극한다. 그 제목의 화자는 후배라는 뜻이고, 립스틱을 바르지 말라는 건 짝사랑과 질투, 보호본능 같은 걸 이 후배가 하고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이 드라마에서 윤송아(원진아)의 직장 후배 채현승(로운)은 바로 그 여심을 자극하는 연하남이다. 대학생 때 학교를 윤송아에 처음 시선이 뺏겼고, 점심도 챙겨먹지 못하고 일하는 그를 위해 샌드위치를 갖다 주며 먹을 시간까지 벌어주던(?) 그였다. 그는 그렇게 윤송아에 일찌감치 빠져버렸고, 그래서 그가 다니는 화장품 회사에 입사한다.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하던 채현승은 그러나 윤송아가 같은 팀 팀장인 이재신(이현욱)과 비밀 사..
'허쉬'가 기자 앞세운 드라마의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는 기자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안 된다? 드라마업계에 자리하고 있는 징크스는 여지없이 이번에도 재연되고 있는 걸까. 기자를 소재로 하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과 새로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가 바로 그 드라마들이다. 비교적 잘 나가던 이 주연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는데다, 또한 황정민 같은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스타배우를 캐스팅하고도 첫 회 3.3%(닐슨 코리아)에서 2회 2.5%로 시청률이 추락했다. 은 드라마 같은 삶을 산 실제 재심 변호사와 기자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약자들을 위해 나서는 이들의 영웅적인 서사가 리얼 판타지라는 강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하지만 하필이..